[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넷플릭스의 화제작 씨스피라시(Seaspiracy). 씨스피라시는 바다(Sea)와 음모(Conspiracy)를 합성해 만든 단어로 어선어업의 문제점을 고발하는 다큐멘터리다.

씨스피라시는 돌고래 도살과 포경, 그리고 상업적어업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 등에 대해 강한 어조로 비판하고 있다. 환경단체 역시 씨스피라시의 비판을 피해나가지 못했다. 알리 타브리지 감독은 MSC(해양관리협의회)나 IMMP(국제해양포유류프로젝트) 등 그간 해양보호를 위해 힘써온 국제환경단체도 비판의 대상으로 삼았다. 감독은 ‘지속가능한 어업’은 없으며 인류가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대안으로 ‘수산물을 먹지 않는 것’을 제시했다.

여기서 주목해야할 것은 다큐멘터리로써 씨스피라시가 보여준 민낯이다. 감독은 IMMP 부국장과의 인터뷰를 악의적으로 편집하는가 하면 인터뷰 일정도 잡지 않고 누구를 만날 것인지도 알려주지도 않은 채 영국 런던의 MSC본부를 방문, 지속가능한 수산업 인증을 하는 단체가 지속가능한 수산물에 대해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문제들은 이슈가 되지 않는다. 씨스피라시의 일방적인 주장은 ‘넷플릭스’라는 세계 최대의 OTT기업을 통해 퍼져나갔고, 이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어업인과 환경단체의 몫이 됐다. 바다를 지속가능하게 만들려는 노력보다 수산물을 먹지 않아야 하며 인간과 바다의 공존을 주장하는 것보다는 바다를 해치는 인간을 공격하는 것이 선한 행위로 묘사된다.

물론 그간의 수산업계의 무분별한 어구 투기나 남획 등은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이를 왜곡하거나 과장하는 것은 바다를 보호하는데 기여하지 못한다. 더불어 씨스피라시의 내용을 금과옥조처럼 여기며 일방적으로 국내 어업인을 비난하는 것 역시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라는 말이 있다. 바다를 보호하기 위해 비난할 누군가를 찾는 것보다 함께할 누군가를 찾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