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꿀 생산량 저조
이상 기온 탓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잦은 비·이상기온 영향으로
아까시꽃 전국 동시개화
채밀기간 줄어 생산량도 감소

지난달 24일 강원도 철원에서 진행한 벌꿀 채밀 동향 파악 현장에서 이만영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장이 벌집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철원에서 진행한 벌꿀 채밀 동향 파악 현장에서 이만영 국립농업과학원 잠사양봉소재과장이 벌집을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 

지난해에는 비가 많이 와 흉작이었는데 올해는 이상 기온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서 정말 너무 힘듭니다.”

올해 이상 기온 등으로 아까시꿀 작황이 평년 30%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양봉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양봉협회는 매년 아까시나무꽃 개화 시기에 맞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국립산림과학원, 농림축산검역본부 등과 함께 민관합동으로 전국을 남부, 중부, 북부 권역 순으로 국내 아까시꿀 작황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달 6일부터 25일까지 벌 생육상태, 수분량, 질병 등 국내 아까시꿀 작황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지난달 24일 강원도 철원에서 현장 조사를 한 결과 채밀량은 평년의 30~40%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 양봉을 하는 조상우 전 경기도지회장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비가 많이 오고 이상기온 등으로 작황이 좋지 않다지난해에는 억지로 견뎠지만 올해는 어떻게 버틸지 걱정이라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특히 지난해 많은 강수량으로 사상 최악의 흉작을 기록했지만 올해도 잦은 비 소식과 이상 기온탓에 아까시꽃이 전국에서 동시에 개화되면서 채밀할 수 있는 기간이 그만큼 줄어들어 벌꿀 생산량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철원에서 이동 양봉을 하는 황협주 전 한국양봉협회장은 올해 작황은 평년의 3분의 1 수준이다채밀 기간이 거의 마무리 단계인데 꿀이 들지 않아 꿀을 뜨지 못하고 있다고 현재 양봉 농가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설명했다.

채밀량 감소는 유통업계의 꿀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국내 벌꿀 유통의 30%를 담당하고 있는 포천에 위치한 꽃샘식품도 채밀량 감소로 시름이 큰 실정이다.

꽃샘식품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흉작이어도 비축해둔 것으로 버틸 수 있었지만 연이어 흉작이어서 버티기가 사실상 어려울 것 같다농가도 어려움을 겪고 있어 농가에게 꿀을 달라고 하기가 미안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어려움에 대해 양봉산업 관계자는 다른 축종에 비해 접근이 쉽다보니 새로운 양봉농가가 계속 늘고 있지만 제한된 밀원수로 다수의 농가가 경쟁해 결국 채밀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양봉산업의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이어 꿀 생산의 70%를 차지하는 아까시나무도 상당히 고령화돼 채밀량이 예전만 못하다다양한 밀원수를 개발하고 식재해 부족한 밀원수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화현 한국양봉협회장은 많은 농가들이 채밀로 한창 바쁠 농번기에 밀원수 부족 등으로 일손을 놓고 있어 안타깝다면서 정부에서는 농가의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산업을 육성하고 살릴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강구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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