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로 만든 빙초산
피부화상·실명 등 안전성 논란에도
저렴한 가격·무색무취 장점 내세워
시장 장악…국민안전·건강 ‘위협’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초산균 미생물 이용한 식초제품들

선진국에서는 독극물로 분류된, 석유로 만든 빙초산을 우리나라에서는 식품첨가물로 분류해 연간 2652억 원 시장을 형성하며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반면 국내 발효식초(조미·음료) 시장은 1400억 원대에 머물고 있어 국민건강을 위한 발효식초 시장 확대 정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로 만든 빙초산이 피부화상이나 실명 등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 관련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이유는 발효식초 대비 가격이 저렴하고 무색무취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국내 식품기업이나 요식업체에서는 식품 제조시 발효식초 대신 빙초산을 사용하는 빈도가 업종별로 적게는 83%, 많게는 9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치킨무나 단무지 등 장아찌류에 대한 빙초산 사용 의존도는 84%에 달해 국민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현실이다.

빙초산은 발효식초보다 가격경쟁력은 높지만 강산으로 피부화상이나 발암성 등의 문제가 있어 생활안전 문제해결을 위한 건강한 발효식초의 개발이 요구돼 왔다.

토착 발효미생물 (둘째줄 첫 번째 초산균)
토착 발효미생물 (둘째줄 첫 번째 초산균)

# 국내 최초 토착 종균으로 제조한 약용식초 제조법의 재현·현대화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토착 종균을 이용한 고문헌 속 약용식초 제조법을 재현하고 현대화 하는 연구를 추진했다.

연구진은 조선시대 식품 관련 문헌 21권을 조사, 약용식초 16건을 발굴하고 원료와 제조법 등 경제성 분석을 통해 창포초 3개, 연화초 1개, 도라지초 1개 등 5개 약용식초를 최종 선발했다.

국산 초산균으로 빚은 약용식초의 발효특성은 산 생성 향상과 발효기간 단축에 있다.

연구결과 산도는 기존 1.6%에서 4.4~7%까지 2.8~4.4배가 늘었다. 발효기간도 기존 56일에서 10일로 46일이나 단축돼 생산성이 크게 향상됐다.

또한 발효종균과 국산 농산물로 제조한 도라지 식초의 기능성이 증진되는 효과를 구명했다. 초산함량은 기존 1g당 31.05mg에서 63.98mg으로 2.06배가 높아졌다. 토착 초산균 A11-2로 빚은 도라지 식초의 사포닌 함량은 건도라지의 경우 1g당 0.4mg이었으나 8% 탈피 도라지식초는 1g당 1.7mg으로 4.3배가 늘었다.

도라지식초 개발 시제품
도라지식초 개발 시제품

# 토착 발효종균 자원화·기능성 약용식초 제조기술 개발

연구진은 기능성 약용식초 맞춤형 토착 종균의 자원화와 제조공정을 개선, 발효특성(당화능, 알코올, 향기, 초산) 우수균주 3주를 발굴하는 한편 공정개선을 통해 곰팡이 누룩제조기간을 기존 5일에서 3일로 40% 줄였으며 효모 알코올·향기 생성능력을 8%에서 12%까지 올렸다. 부가가치 측면에서도 원료 도라지 15만 원어치를 발효해 125만 원어치의 도라지 식초를 생산, 부가가치를 8.3배 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산 종균과 제조공정의 융복합기술로 프리미엄급 약용식초의 기능성 구명을 통해 소비자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었다.

도라지식초 항아리 발효
도라지식초 항아리 발효

# 현장 밀착형 리빙랩 연구를 통한 산업화 촉진

현장밀착(리빙랩)형 연구수행으로 농산업체 사업 성공을 이끄는 성과도 거두고 있다.

현장실증은 도라지식초의 경우 영천과 이천, 창포초는 고창 등 3개소에서 실시하고 시제품으로 창포초 샴푸바와 도라지식초 젤리 등 2종을 개발, 지난해 기술이전을 했다.

이번 연구와 기술개발을 통해 발효종균 수입절감을 위한 토착종균의 국산화를 유도해 초산균의 경우 기존 수입 시 리터당 20만 원이었으나 국산화를 통해 리터당 4만 원으로 80%의 비영 절감효과를 볼 수 있었다.

건조 통도라지 원료

김소영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사는 “이번 연구를 통한 프리미엄급 약용식초 제품 개발로 신사업 창출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었으며 발효기술 우수성과 관련 개발 기술의 성과확산이 가능했다”며 “향후 초산균, 발효식초의 유전체 기반 품질 표준화 연구와 발효식초 메타오믹스 분석과 우수성 구명을 통해, 고산도·고향기 생성 토착 초산균 15주를 발굴하는 한편 식용빙초산을 대체해 발효식초가 식초시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끝>

<국립농업과학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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