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활용 스마트 축산 기술, 노동력 절감·동물복지 실현도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로봇착유기… '착유노동 해방', 낙농가 화제몰이
노동력 해방서 개체관리 데이터 활용으로 진화

제일종축, 환경관리 ICT로 해결
스톨 사육 배제·넓은 활동 공간 제공

 

국내 전체 농업생산액의 40%를 차지하는 축산업은 4차 산업혁명을 통한 스마트팜 기술 구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며 미래 축산을 준비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축산 기술은 노동력 절감과 함께 가축질병 문제까지도 해결 할 수 있는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제 축산의 기술은 보다 미래를 목표로 진보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한 축산의 미래를 로봇착유기와 스마트팜의 사례를 통해 엿본다.

 

로봇착유로 착유노동 해방

렐리 로봇착유기에서 젖소들이 착유를 진행하고 있다.
렐리 로봇포유기에서 송아지들이 포유기를 활용하고 있다. 

2000년대부터 대한민국에 상륙한 로봇착유기는 착유노동 해방이라는 획기적인 기술로 낙농가들에게 화제몰이를 했다.

상중에도 착유를 하러 가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착유노동에 있어 강도가 센 낙농가들은 로봇착유기에 열광했다. 초창기의 로봇착유기 도입은 2세 낙농가들의 농장 입성을 위한 필수 조건으로 꼽힐 정도였다. 후계농들은 착유노동으로 고달픈 부모세대를 보며 로봇착유기를 설치하면 목장에 들어오겠다고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제 로봇 착유기는 고령 낙농인들에게 고된 착유노동에서 벗어나 목장을 스마트하게 관리하면서 노년에도 목장을 꾸려나갈 수 있는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로봇착유기는 노동력 해방에서 개체관리 데이터 활용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렐리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경기도의 한 낙농가는 착유 노동력 해소뿐만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 사양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에 로봇착유기 도입을 적극 서둘렀다. 렐리 로봇착유기를 도입하고는 센서에서 수집된 각종 데이터들을 T4C(Time for cow) 인터페이스에서 활용한다. 목장 내 현황은 대시보드 화면으로 한눈에 볼 수 있다.

총유량과 마리당 유량, 유성분, 유속, 착유횟수, 거절, 실패, 분리유, 반추 등 지표의 7일 평균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교체가 필요한 소모품에 대한 알림도 주의로 받을 수 있다.

이들 보고서와 대시보드는 목장주의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지난해 12월 렐리 로봇착유기를 설치한 목장주 A 씨는 컴퓨터로 T4C 대시보드와 보고서, 그래프를 보며 우군과 개체의 성적은 물론 건강과 로봇 효율 등을 파악할 수 있어 편리하다착유노동에서 해방되려고 로봇착유기를 설치하는 분들도 많지만 보다 진화된 형태의 목장 경영을 위해 로봇착유기를 설치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 농가는 수시로 데이터를 활용해 비유일수와 유량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현황을 파악해 문제가 있으면 착유와 사료설정을 변경해 내 목장에 맞는 맞춤형 착유시스템을 만들어 가고 있다. 문제가 있는 특정 개체는 축사로 직접 나가 상태를 확인하고 컨설턴트 등과 상의해 개체별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로봇착유기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렐리는 전세계 로봇착유기 시장점유율 60%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달 기준 101대가 설치, 93대가 가동 중에 있다.

애그리로보텍의 렐리 최신 모델을 살펴보면 로봇팔에 4개의 라이너, 즉 튜브가 부착돼 부착과 재부착 과정이 매우 빠르게 이뤄지고 라이너가 바닥에 떨어져 분뇨가 라이너 내부로 들어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1개의 라이너가 4개 분방을 차례대로 착유하는 방식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로봇착유기를 가동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착유 라이너와 유두를 세척하는 브러쉬가 나눠져 있고 착유 전 브러쉬로 전 처치가 이뤄지는데 이는 유방을 자극해 옥시토신 분비를 촉진해 젖이 일정하고 안정된 상태로 나오도록 해 준다.

고가의 제품임에도 최근 설치가 늘어나는 추세인 로봇착유기는 데이터에 기반한 신속한 개체 정밀관리로 문제 발생 시 조기 대처가 가능하다. 이로 인한 질병을 사전 예방해 도태율이 줄어 목장 규모 확장도 가능하고 노동력 최소화는 당연한 결과다. 또한 하루 착유 3회로 평균유량이 10~15% 이상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축산ICT융복합지원사업을 통해 정부 30% 보조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장석종 애그리로보텍 부장은 로봇착유기로 농산물 개방에 대비한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목장을 만들기 위해 개체별 데이터 관리를 통한 목장의 경영성 효율과 자동화 장비를 통한 노동력 절감이 가능하다목장 규모 확대를 쉽게 할 수 있고 고령화 농가나 후계농가 모두에게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제일종축 동물복지스마트팜

경기 이천에 위치한 제일종축 전경.
경기 이천에 위치한 제일종축 전경.

동물복지는 국내 축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필수적이라는 선진의 판단을 가시화시킨 것으로도 유명한 동물복지의 롤모델, 제일종축. 이곳은 1만 마리 이상의 대규모 양돈장 최초로 동물복지 인증을 받고 동물복지 인증 돼지고기를 출하한 바 있다.

경기도 이천의 제일종축은 양돈농장 동물복지 인증 기준에 따라 모돈의 안전을 위한 3~4주간의 최소 기간을 제외한 모든 사육 과정에서 스톨 사육을 배제, 돼지들에게 넓은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군사 사육을 실시하고 있다.

조승현 제일종축 팀장은 매일 온·습도를 포함한 돈사 환경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해 별도의 기준을 만들어 철저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돼지는 기본적으로 민감하고 예민해 자연적인 습성을 억지로 금지시키거나 행동이 제약될 때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고 심한 경우 우울증이나 이상행동을 보이게 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제일종축에서는 어금니 갈기 등 돼지의 습성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놀이기구를 설치하고 있으며 전기봉이나 방망이 등 돼지를 위협하는 사육도구를 전면 배제했다.

어금니 갈기 등 돼지의 습성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놀이기구에서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
어금니 갈기 등 돼지의 습성을 자연스럽게 행할 수 있는 놀이기구에서 돼지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모습.

제일종축은 모돈 3000마리 규모의 대형 양돈장으로, 동물복지와 관련해 환경 관리에 어려운 점을 축산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해결했다. 대형농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효과적인 환경 개선을 위해 전 농장 시스템에 ICT 기술을 적용, 원격으로 돈사 내 온도, 습도를 조절하는 것은 물론 자동적인 환기 시스템을 구축해 돈사 내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하고 있다. 2012년에 완료된 리모델링에서부터 ICT 스마트팜을 목표로 설계돼 농장의 환경 변화와 제어를 원격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농장의 관리자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어디서든 농장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고 문제를 즉각 해결할 수 있다.

조 팀장은 진정한 동물복지 실현을 위해서는 ICT기술의 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기존의 방법이나 관행으로 축산업을 바라보는 것은 동물복지라는 가치 실현에 큰 걸림돌이 된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으로 모돈 군사사육에서 개체 별 급여시스템을 꼽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영양상태의 불균형은 가축의 건강을 해치는 것은 물론 스트레스의 요인이 되기에 동물복지 인증에서는 적절한 먹이와 충분한 수분 공급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모돈을 넓은 공간에서 군사사육을 진행할 경우 개체 별 적절한 영양 공급이 힘든 것이 현실이다.

제일종축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 돼지의 귀에 RFID 칩을 부착, 개별 개체의 사료 섭취량은 물론 건강 상태에 대한 리포트가 중앙 컴퓨터로 전송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군사사육 환경에서도 각 돼지의 상태에 맞는 사료를 제공할 수 있으며 건강 상태에 문제가 발생할 시 빠르게 조치할 수 있다.

선진은 제일종축을 비롯해 20161월 새 양돈농장 태안 GGP’를 동물복지형 스마트팜으로 준공하며 한국 축산업의 새로운 롤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선진은 장기적으로 한국 축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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