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맛 담긴 ‘토마토소스’로 세계인의 식탁 점령을

[농수축산신문=안희경 기자]

김인성 토마토아뜰리에 대표가 토마토 하우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김인성 토마토아뜰리에 대표가 토마토 하우스에서 작업을 하고 있다.

소위 잘나가던 엔지니어였다. 김인성 토마토아뜰리에 대표는 암 치료기기 엔지니어로 해외출장을 갈 때마다 어머니가 집에서 만든 토마토 고추장을 가지고 갔다. 동료들은 물론 외국인들까지 토마토 고추장에 뜨겁게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가업을 이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리고 장인정신을 갖고 토마토로 예술 작품을 만들어 보이겠다는 생각에 토마토아뜰리에를 꾸렸다.

토마토 고추장으로 전 세계를 재패하겠다는 김 대표의 미래 이야기를 들으러 경기 광주로 함께 가보자.

 

#퇴촌 토마토, 작품이 되다

예술가의 작업실이라는 뜻의 아뜰리에를 토마토와 결합해 만들었어요. 신선한 농가의 재료를 사용해 장인 정신으로 공방을 운영한다는 저만의 결심이었죠. 아버지가 경기 광주의 영농후계자로 퇴촌 토마토를 재배하고 계셨는데 퇴촌 지역의 자랑인 토마토로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장인 정신을 가지고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제조에 힘쓰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7년 동안 암 치료기 엔지니어로 일하다 토마토 고추장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거다 싶었습니다. 잘 나가던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한다고 하니 부모님은 걱정하셨죠. 하지만 자신이 있었습니다. 사업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일본으로 무작정 건너가서 2년 동안 토마토 고추장을 알리며 영업을 다녔는데 제대로 회사를 차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에 돌아와서 부모님 밑에서 농사를 도와드리며 식품 가공업을 알아보다가 2017년에 지금의 토마토 아뜰리에로 식품제조업 허가를 내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아버지가 생산하고, 어머니가 만들고, 아들이 판매하는 토마토 고추장

아버지가 토마토 전문가죠. 저희 토마토는 줄기에 액비를 줘서 키웁니다. 토마토 낙과를 일년간 발효시켜서 액비로 만들어 토마토 줄기에 줍니다. 버리는게 하나도 없는 자연순환농법으로 토마토를 키우는 거죠. 어머니가 고추장이나 주스 등을 만드시는데 인기가 좋습니다. 당일 수확한 토마토를 택배로 판매하는데 주스라고 해서 낙과나 싼 토마토를 쓰는 것이 아니라 당일 수확분 중 택배 판매용 상품을 제외하고 주스를 만듭니다. 그 원칙을 반드시 지키기 때문에 인기가 좋은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키운 토마토로 어머니가 만들어 아들이 판매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으며 그는 가족의 소중함을 더욱 깨닫고 있다.

경기도 양평의 문호리 리버마켓에서 토마토 총각으로 5년간 판매를 했습니다. 직접 나가서 토마토를 팔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어요.”

 

#반얀트리, 토마토 고추장에 빠지다

토마토 고추장을 맛본 사람들은 모두 재구매를 원할 정도로 상품성은 훌륭했다. 하지만 입소문을 타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러던 중 반얀트리 호텔의 강레오 쉐프가 토마토 고추장을 우연히 접하고 반얀트리 페스타 다이닝에 납품을 요청했다. 찹쌀을 사용하지 않은 토마토 고추장이 서양요리에 활용하기 좋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특급호텔의 유명쉐프가 선택한 고추장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2017년 시작한 사업은 1년 만에 매출이 2배가량 성장하며 사업성을 입증했다.

그런데 사실 이 유명세를 활용할 줄 몰랐던 것 같아요. 방송을 타고 돈을 들여 홍보하는 방식보다는 제품의 진정성을 시장이 알아주는 것이 정공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느리지만 열심히 토마토 고추장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일본 등 해외에서 맛본 외국인들이 판매를 요청해서 수출을 위한 용기도 특별 제작했다. 발효제품인 토마토 고추장이 비행기의 기압을 견딜 수 있도록 특수 제작한 용기를 개발한 것이다.

이제 준비는 다 됐고 하늘을 날기만 하면 됩니다. 어머니가 퇴촌 토마토로 만든 김치나 드레싱 등 일반 가정에서도 만날 수 있는 제품들을 많이 만들고 계세요. 장기적으로는 지역 토마토 농가들의 생산물을 사용해 가공품으로 만들면 지역 토마토 판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토마토아뜰리에의 대표 제품들. 토마토 고추장, 토마토 간장에 이어 토마토 청국장 제품도 판매되고 있다.

 

#세계가 만나는 토마토 고추장 될 때까지

코로나19 발생 전에는 일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토마토 투어를 실시하는 등 인기가 좋았다.

코로나 전에는 일본 관광객들이 SNS로 연락이 와서 농장 투어를 하기도 하고 아뜰리에에서 가공품을 활용해 소규모 요리 클래스도 진행했었습니다. 토마토 고추장은 일반 고추장보다 40% 낮은 저염 고추장이라 건강 고추장으로도 인기가 높습니다. 일본 판매를 위해서 일본에 상표 특허도 냈지요. 지속적인 홍보로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토마토 고추장을 맛 볼 수 있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2019년 파리에서 열린 케이-푸드 페어를 비롯해 일본 도쿄의 박람회 등에 지속적으로 참가해 토마토 고추장을 알려왔다. 김 대표는 이를 시작으로 전 세계 주요 도시에 진출하겠다는 생각이다.

토마토 고추장에 이어 토마토 간장까지, 세상에 없던 토마토 소스를 만들고 싶다는 김 대표는 토마토가 단순한 열매채소를 넘어 아뜰리에의 작품으로 세계인의 식탁을 점령하는 그날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우리 전통 음식인 고추장, 간장이지만 꼭 한식이 아닌 다른 서양식과도 잘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면서 토마토 고추장으로 수출시장에서 성공하고 싶습니다.”

 

 

[특별인터뷰]남수연 광주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 주무관

광주시에서는 청년창업농 14명을 대상으로 14400만 원의 영농정착지원금을 지원하고 있고 신규 청년창업농에 대해 안정적인 영농정착을 위한 경영컨설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토마토 아뜰리에는 청년농업인의 우수한 제품과 기술력이 기술센터 지원사업과 함께 빛을 발한 대표적 사례죠.”

남수연 광주시농업기술센터 농업지원과 주무관은 토마토 아뜰리에의 6차 산업을 위한 발걸음에 센터가 함께했음을 보람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6차 산업을 위한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홍보와 포장지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습니다. 센터에서 함께 고민하며 가공 소규모 창업지원 사업으로 토마토 고추장 생산·판매를 위한 작업대 등 가공 기자재와 포장용기 개발과 제작, 홈페이지 구축 등에 4300만 원을 지원했습니다.”

광주시농업기술센터는 청년농업인들의 영농경력에 따라 신규영농정착을 위한 사업과 영농정착 안정을 위한 사업에 2개소 6400만 원을 지원했다. 앞으로도 청년농업인의 정착을 위해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업기술센터에서는 품목별 재배기술교육, 전자상거래활용 등 다양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청년농업인들에게 활짝 열려있는 만큼 많이 활용하고 필요한 교육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주기를 요청드리고 있습니다. 지역 청년농업인 네트워크인 4-H회 활동으로 또래 청년농업인들과 정보공유를 통해 영농의 어려운 점을 도움받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청년농업인들의 미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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