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어느덧 농업부문에 있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대세가 됐다.

ESG란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영문 머리글자를 딴 단어다. 친환경, 사회적 책임경영, 지배구조개선 등 투명 경영을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기업경영의 지속가능성과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는 핵심요소를 가리킨다.

즉 기업경영에 있어 주주의 가치만을 대변하는 이익만을 추구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그 기업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미 2019년 8월 아마존, 애플 등 미국 200대 주요 대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협의체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이 주주의 단기적 이익보다 기업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경영을 선언한 바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2050년까지 창립 이래 배출한 탄소를 모두 상쇄시키겠다는 탄소마이너스 선언을 발표했다. 세계 2위 석유회사인 BP,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미국의 블랙록 등 세계적인 기업체들도 ESG 경영을 선포했다.

국제 사회에 있어서도 유럽연합(EU)의 ‘공급망 인권 및 환경실사 의무 강제 법률’ 제정, 지배무정보 의무공시 등 ESG경영을 제도화하고 의무공시 확대 등 관련 규제가 확대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정부가 2050년 탄소중립비전을 선언하고 기업공시제도 종합 개선방안으로 ESG정보 공개를 의무화했다. 포스코, LG화학, SK그룹 등 대기업들도 앞다퉈 ESG 실천 의지를 밝히며 실천에 나서고 있다.

이처럼 ESG가 주목을 받게 된 데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에 대한 위기감이 심화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라는 예상치 못한 위험이 현실화되면서 기업들로서는 불확실한 미래를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에 대해 고민하게 됐고 기후 변화를 넘어 위기로까지 불거진 환경문제의 해결은 결국 자연스레 국내·외적으로 ESG를 고려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ESG는 물질적 성취를 최고 가치로 여기던 물질만능주의 가치관에서 벗어나 삶을 질을 추구하고 환경 등 비물질적 가치를 추구하자는데 있다. 그런 측면에서 농업은 어쩌면 ESG와 가장 맞닿아 있는 산업이다. 환경보전, 경관유지, 지역사회 유지 등 그동안 농업이 생산활동 이외에 수행해 왔던 가치가 ESG이기 때문이다. 이에 최근 농업 관련 기관과 기업체들이 속속 ESG를 선언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농업·농산업계에 있어 추구해야 할 ESG는 무엇일까. 아직은 환경부문에 초점을 둔 ESG 실천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질문에 대한 답은 앞으로 정부와 농업·농산업계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다.  

개인적으로는 환경(E)부문에서는 농업·농어촌공간을 탄소중립 실현의 장인 친환경 저탄소 공간으로 전환하는 것이라 본다. 이는 장기적으로 농업·농어촌을 유지·성장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사회(S)부문에서는 안전하고 행복한 삶, 즉 삶의 질이 보장되는 농어촌을 만드는 일이다. 지배구조(G)부문에서는 투명한 경영과 부패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국민·농업인과의 소통 창구를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농업·농촌의 문제는 대내외적인 환경변화 속에서 이제 몇몇 단편적인 정책이나 제도를 개선해서 대응할 수준을 넘어섰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총체적인 패러다임의 전환과 혁신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SG 실천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면 농업의 패러다임 전환과 혁신에 ESG가 녹아들어 다양한 활동을 통해 국민들이 다시금 농업의 가치를 되새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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