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메탄 사료 개발·가축분뇨 에너지화… 친환경 축산 조성에 한걸음 더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송형근 기자]

양질의 조사료 생산 확대 위해
종자구입비·사일리지 제조비 지원 확대와
저단백질 사료공급체계 전환 움직임

가축분뇨 자원 가치 높이기 위해
바이오가스 시설 확대해야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계획, 한국판 뉴딜.

탄소의존 경제에서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기 위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은 기후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미래사회를 구현하기 위해 친환경, 저탄소 등의 그린 경제로 전환하는 전략을 말한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기반 구축, 그린 모빌리티 활성화, 공공시설 제로 에너지화, 저탄소·녹색산업단지 조성 등의 주요 과제 속에서 축산업계 또한 가축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를 줄이기 위한 환경부담 저감 사료 개발, 가축분뇨의 에너지화 등에 대해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 (4) 환경부담 저감 사료에 주목하라

국내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1872760만 톤으로 이 가운데 농업분야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2120만 톤이며 1990년에 비해선 149% 증가했다. 축산부문도 전체 가축마릿수가 늘면서 같은 기간 51.5%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축산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대부분은 가축의 소화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이 생성하는 메탄과 분뇨가 퇴비가 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메탄, 아산화질소가 대표적이다. 때문에 사료효율을 높이고 퇴비화 공정을 개선하는 작업이 요구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립축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반추위 소화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을 저감하기 위한 방법은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고 생균제 등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또한 해조류 등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료단계에서 메탄 등 온실가스를 저감할 수 있는 환경부담저감 사료, 즉 저메탄 사료 개발이 온실가스 저감 대책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장기저탄소발전전략을 수립하고 축산분야 저탄소 농업실천을 지원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양질의 조사료 공급 확대와 함께 저메탄 사료 개발·보급 등으로 가축의 장내 발효에 의한 가스 배출 저감 등의 방안을 제시한 상태다.

농식품부는 저메탄 사료와 미생물제제 사용농가에 대한 사료구매자금 지원한도를 50% 상향하는 등 다양한 지원 강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조사료 생산 확대를 위해 종자구입비, 사일리지 제조비 등 제도적 지원 방안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사료업계에서는 양돈, 양계 등의 축종을 중심으로 배합사료의 조단백질 함량제한을 통해 저단백질 사료공급체계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한편 현장에서는 한우 비육기간을 30개월에서 28개월로 단축하는 환경친화적 사양 프로그램 보급을 위해 축산과학원이 한우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부담저감 첨가제에 대한 개발과 활용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축산과학원은 메탄 저감 효과를 가진 후보물질과 사료를 개발하고 있으며, 배출량 산정을 위한 고유 배출계수를 정립하고 있다.

이유경 국립축산과학원 동물영양생리과 연구사는 이미 유럽에서는 모든 생산물의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총체적으로 평가해 제품에 표시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며 기후변화에 따른 자연재해를 예측하고 적절히 대처해야할 숙제는 우리 모두의 몫이라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 (5)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을 확대하라

충남 홍성군이 친환경 축산정책 활성화를 위해 결성면에 준공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
충남 홍성군이 친환경 축산정책 활성화를 위해 결성면에 준공한 가축분뇨 바이오가스화 시설.

현재 가축분뇨 처리 방법에는 퇴·액비화, 에너지화 등 자원화 처리 방법과 정화처리가 있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2050 탄소중립정책에 힘입어 가축분뇨의 에너지화 방안은 가축분뇨 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바이오가스화 처리 방법의 경우 유기성폐자원을 혐기성 소화를 통해 생산하며 메탄을 주성분으로 연료, , 발전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가축분뇨의 바이오가스화는 이같이 여러 활용성에 더해 축분의 메탄을 포집하면서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축산악취의 주범으로 지적되는 암모니아를 저감하기 때문에 악취문제를 해소할 수 있어 친환경 축산 조성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개편안에서 가축분뇨는 기존 1.0에서 상향 조정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현행 유지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가축분뇨 자원화시설 건립 시 에너지화 시설 도입을 추진하는 지역 축협이나 바이오가스 시설을 운영하는 민간 사업자들 사이에서 바이오가스 에너지원의 낮은 REC 가중치 적용과 REC 발급 시 국가보조금 비율 차감 등의 문제는 그동안 꾸준히 지적돼 왔다.

바이오가스 시설을 운영하는 한 관계자는 풍력 에너지 중 해상풍력의 경우 2.0에서 2.5로 상향됐다가축분뇨 에너지화 활성화를 위한 바이오에너지부문의 바이오가스 가중치도 상향 조정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지만 현행 유지로 발표되면서 관련 기관, 단체 등에서 바이오에너지 관련 가중치 상향을 위한 근거와 논리를 다시 개발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축분뇨에 대한 자원으로서의 가치를 낮게 보고 낮은 REC 가중치를 상향 조정하지 않고 현행 유지하는 이런 아쉬운 결과는 정부가 여전히 축산업을 홀대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연순환농업협회와 덴마크 바이오가스 얼라이언스의 MOU 체결 후 곽용환 고령군수(왼쪽에서 네 번째), 이기홍 회장 (다섯 번째),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 대사(여섯 번째), 폴 아이너 라스므센 대표(일곱 번째)가 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협회와 덴마크 바이오가스 얼라이언스의 MOU 체결 후 곽용환 고령군수(왼쪽에서 네 번째), 이기홍 회장 (다섯 번째), 아이너 옌센 주한 덴마크 대사(여섯 번째), 폴 아이너 라스므센 대표(일곱 번째)가 협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처럼 현실이 녹록지는 않지만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은 현장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자연순환농업협회는 지난 14일 경북 고령군에 위치한 해지음에서 덴마크 바이오가스 얼라이언스와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분야 기술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덴마크는 현재 신재생에너지 기술 강국으로 설계, 시공, 신용 보증 업무 등 원 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협의체인 바이오가스 얼라이언스를 통해 세계 시장을 상대로 바이오가스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노력중인데 협회가 손을 맞잡은 것이다.

이기홍 자연순환농업협회장은 덴마크는 우리나라와 같이 집약 축산 형태여서 가축분뇨로 인한 환경문제로 고심해 왔지만 축분에 대한 획기적인 인식 변화로 가축분뇨를 신재생에너지 원료로 사용하는 바이오가스 시설로 최근 자원화에 성공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협회는 이번 MOU를 통해 정부의 ‘2050 탄소중립실천에 주도적이고 선도적으로 앞장서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시설과 관련해 덴마크 역시 가장 큰 민원은 악취 문제였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시설과 운영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덴마크는 바이오가스 시설의 외관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주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으며 바이오가스 플랜트의 모든 사항을 지역 주민에게 공개해 투명하게 운영중인 것으로 전해져 이는 우리가 참고하고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럽에서는 예전부터 도축폐기물을 바이오가스 원료로 사용하고 있고 농수산물 쓰레기 역시 전부 원료로 사용중이며, 우리나라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바이오가스 소화액 처리 방법은 지역과 바이오매스 형태에 따라 액비 살포, 양분 회수 방식을 취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현실에 맞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한 실정이다.

폴 아이너 라스므센 덴마크 바이오가스 얼라이언스 대표는 이번 MOU를 계기로 덴마크의 바이오가스의 다양한 사례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기술협력을 진행하고자 한다한국은 가축분뇨 자원화가 그동안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온 것으로 알고 있는데 바이오가스 시설 규모를 하루 200톤 이상으로 확대해 한국에서도 바이오가스 시설 건립과 운영이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협력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우리의 실정에 맞게 덴마크의 자원 순환 개념에 입각한 바이오가스 소화액 처리에 주목해 이를 적극 도입할 필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가 바이오가스 소화액을 퇴·액비로 토지에 살포하는 단계를 넘어서 지역 또는 바이오매스 형태에 따라 양분을 회수하고 여과액을 역삼투압 처리하며 농업용수로 방류하는 부분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생산 확대를 위해선 지자체의 역할도 무엇보다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너 얀센 덴마크 대사는 덴마크는 탄소중립을 위해 가축분뇨 바이오가스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이 커다란 성과를 낼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한다면서 “MOU가 녹색경제와 에너지전환을 향한 이정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곽용환 고령군수는 한국과 덴마크가 긴밀하게 협력해 탄소중립의 핵심으로 축산이 역할을 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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