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복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지역시스템공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농산업, 전망 밝은 블루오션 인식 확산

-타 분야와 유기 ·친화적 융복합 통해 우리 농산업 분야가 지속가능한 농산업으로의 혁신적 퀀텀점프 필요 

1960년 이래 우리나라 농업 발전은 크게 3번의 퀀텀점프, 즉 중요한 큰 도약기가 있었다. 녹색혁명 (1960~1970년대), 백색혁명 (1980~1990년대)을 거쳐 2000년대에 와서는 종자, 바이오, 스마트팜 등을 통해 3번째 퀀텀점프가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앞서 3번의 퀀텀점프의 시기가 지나 2020년대에 들어서고 있는 이 시점에서, 이제 우리는 4번째 퀀텀점프 도약기를 맞이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이 여러 번 크게 도약할 수 있었던 환경은, 그 당시에 사회적인 요구들과 함께 적용 가능한 새로운 첨단 기술들이 개발되고 또 이의 활용이 가능하였기 때문이다. 
 

모바일,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로봇 등 지난 10여 년간 디지털 기술의 놀라운 혁신으로 자동화, 지능화가 가속되면서 지난 3차례의 퀀텀점프 시기 때보다도 4차 퀀텀에서는 농업분야에 훨씬 더 빠르게 새로운 응용 기술들이 개발돼 현장에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산업내 디지털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기존과 다른 생산방식, 농업인의 역할, 농업·농촌의 경계, 고부가 산업으로 전환 등 전 분야에서 대대적인 디지털 전환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한 기존 연구개발(R&D) 접근방식이나 시도들과는 다른 차별적인, 융복합 형태의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 오랜 역사 속에서 인류가 쌓아온 지식이 점점 더 방대해져서 한정된 영역내에서의 집중적이고 전문적인 교류는 교육과 연구의 효율성을 증대시키기 위해 학제(다양한 학문, 전공)간의 세분화가 가속화됐다.

하지만 2000년도에 들어 와서는 인류가 다뤄야 하는 문제는 더욱 복잡한 형태로 표출되고 있으며 단편적 학제의 지식과 방법으로는 다룰 수 없는 한계에 이르렀다. 이로 인해 학제를 아우르는 교육과 연구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다학제적 교육과 연구가 점진적으로 대두됐다. 
 

또한 21세기에 들어와서 정보통신기술(ICT)의 급속한 발전은 인류가 필요로 하는 전문지식을 간단한 검색만으로도 가능케 해 정보의 진입장벽이 높았던 전문산업 분야의 지식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손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이러한 유연한 정보 접근성으로 인해 각각의 요소기술들을 개인이나 하나의 조직이 모두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없어지게 됨으로써 학문과 연구의 체계(패러다임)뿐만 아니라 새로운 생각의 확산 속도가 혁신적으로 변화했다. 
 

앞에서 언급된 시대적 변화들을 고려한다면 이번에 4번째 퀀텀점프의 주요 키워드는, 3차 퀀텀점프의 주요 키워드를 근간으로 한 ‘다학제간 전문지식의 개방적 공유를 통한 농업 디지털 영역 확장’이라고 생각한다. 
 

4번째 퀀텀점프를 통해 우리나라 농업 본연의 연구 영역 밖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해 나아가야 할 시기이며 이를 준비해야 할 시기이다. 기존에 농업·농촌에 중점을 둔 R&D에서 농업생산과 농촌의 강점이 중요시돼 포함될 수 있는 R&D 영역의 확장이 필요하다. 
 

그 예로 도시농업, 에그로힐링과 웰니스, 6차 산업 등을 통해 생산 이외에 교육, 문화, 체험, 관광, 힐링, 의료, 제약, 서비스 등의 다양한 분야로의 다학제 융복합에 기초를 한 농업분야 디지털 영역의 확장이 가능할 것이다. 
 

최근에 농산업을 하나의 미래 전망이 밝은 블루오션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다양한 타산업에서 농산업 분야에 관심과 참여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전통적 고유 영역에 대한 방어적 대응보다는 전통적으로 축적한 농산업의 뿌리를 근간으로 타 분야와의 유기적이고 친화적인 융복합을 통해 우리 농산업 분야가 미래선도와 지속가능한 농산업으로의 혁신적 퀀텀점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