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구미가 당기는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아쉬움이 좀 있죠. 쌀가공식품 업체들도 소비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다양한 전략들을 만들어 나가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지난달 27일부터 30일까지 일산 킨텍스 전시장에서 열린 2021 쌀가공식품산업대전(2021 라이스쇼)에서 만난 한 국내 바이어의 말이다.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판매할 상품을 둘러보고 있던 그는 “이미 전시장을 몇 바퀴 둘러봤다”며 “그런데도 머릿속에 강렬하게 남는 제품이 없다”고 말 끝에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전시회는 코로나19로 지난해부터 전시 행사가 축소·취소되는 등 제품 전시·홍보에 목말라 있던 기업들에게 자사 제품을 알릴 소중한 기회가 됐다. 참가 기업들은 어렵게 주어진 기회인 만큼 각기 자신들만의 경쟁력 있는 대표 상품들을 내세워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내심 아쉬운 점은 있었다. 제품의 품질과 경쟁력을 부각시킬 ‘스토리(이야기)의 부족’이다. 천천히 전시관을 다 둘러보고 나니 왜 바이어가 저런 말들을 남겼는지 알 것만 같았다.

쌀가공식품 산업도 초기 진입단계를 벗어나 어느 정도 성장을 이루고 있는 만큼 이제는 기발한 제품 아이디어만으로 소비자들의 감탄사를 이끌어 내는 데엔 한계가 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아야 하는 바이어들을 움직이게 하는 데는 더더욱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소비자에게 관심을 호소하기 위해 제품을 그럴 듯하게 포장할 이야기가 절실해졌다.

최근 ‘가치소비’ 등의 단어가 부각되는 건 그만큼 제품의 이야기가 중요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기업의 역사를 부각시키거나 제품 기획자나 생산지의 생동감 있는 멘트를 엮는 등 스토리 구성 과정은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접점을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과정이다. 기업들이 보다 경쟁력을 갖추려면 이제는 ‘믿고 먹을 수 있는’, ‘철저한 위생관리’ 등 귀에 익은 수식어들 대신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이야기를 찾아야 한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