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윤 농협구미교육원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디지털 강국이라고 스스로 자부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중국 앱을 쓰는 한국인이 무려 1000만 명을 넘었다고 한다. 개인정보 유출의 우려가 커지고 있음에도 알리·위챗·미홈 등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으며, 게임도 '매출 톱10'에 꾸준히 포진하고 있다. 중국의 움짤(움직이는 파일) 앱인 틱톡은 얼굴·목소리 수집 논란 속에 작년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이런 사태는 비단 틱톡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중국 동영상, 쇼핑, 게임 앱 등을 즐겨 쓰는 국내 이용자가 수천만 명에 달하고 있고 더 큰 문제는 이용자가 늘수록 개인정보 유출 우려 목소리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랭킹닷컴에 따르면 2019년 중국산 앱 이용 현황 분석 결과 국내 이용자가 가장 많은 상위 15개 앱의 총 이용자 수는 무려 1019만 명에 달했다고 한다. 국내 정보기술(IT)업계에서는 해당 앱의 국내 이용자 수가 최근 2000만 명에 육박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모바일 게임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산 게임이 꾸준히 인기를 끌며 구글 앱 장터인 플레이스토어 기준으로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상위 10위권에 무려 3개나 포진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연 IT강국이 맞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또한 피싱, 파밍의 근원이 되는 개인정보 유출 문제도 결코 간과할 수 없다. 이에 따라 지난해 국내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중국 기업이 만든 앱을 지우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다. 일명 꼭 지워야 할 중국 앱이라는 게시물이 화제가 됐다. 해당 기업들은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관련 목록의 앱은 50여 개에서 70여 개로 늘었고 여전히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결코 필자의 토종앱 디지털전환(DT) 능력 제고 주장은 민족주의에 얽매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 앱 서비스 중에서도 유독 중국 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큰 것은 그들의 전력때문으로, 개인정보 관련 규정 위반으로 많은 과징금 부가는 물론 법정대리인의 동의 없이 만 14세 미만 아동의 개인정보까지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구글과 애플 등 글로벌 IT업체들의 플랫폼 시장 잠식도 심화되면서 국내 토종 플랫폼 업체의 육성과 DT 능력 육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필자가 속한 농협도 콕뱅크’, ‘올원뱅크등 금융 플랫폼은 물론 농업인과 도시민들의 디지털 도우미인 콕팜 푸드’, 농업인 조합원들의 지도지원을 위한 지도사업 앱까지 과감하게 지원하고 있다. 금융 앱을 제외하곤 당장 즉각적인 효과를 거두기 어렵겠지만 국가 콘텐츠 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농업인과 국민을 위해 플랫폼 생태계를 형성하고자 함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토종 플랫폼 업체들이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정부와 관련 기관 차원의 DT 교육지원은 물론 토종 앱마켓에 대한 수수료 지원과 같은 미시적인 지원책까지 강력한 정책 지원이 있어야 할 것이다. 세계경제포럼에서 클라우스 슈밥은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 먹는게 아닙니다.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 먹는 것입니다라며 규모가 경쟁력인 시대는 지났다고 주장한 바 있다. 따라서 DT시대, 우리 토종기업들이 DT화 하고 DT 능력을 키울 수 있게 빠른 변화에 적합한 지원책이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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