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기반 첨단 디지털농업이 지속가능성의 '열쇠'
위기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농촌소멸 위기를 농촌 재생으로
사양산업에서 미래성장 산업으로 탈바꿈
빅데이터·인공지능 클라우드 활용
신규 귀농인·청년농업인 진입장벽 낮추고
수익·편의성 강화…삶의 질 향상 시켜야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한국판 농업뉴딜’ 추진은 선택이 아닌 필수 지속가능한 농업·농촌발전의 핵심과제입니다.”

지난 15일로 취임 1년을 맞은 허태웅 농촌진흥청장은 “한국판 농업뉴딜을 통해 ‘위기의 농업을 기회의 농업’으로, ‘농촌소멸 위기를 농촌재생’으로, ‘농업을 사양산업에서 미래성장산업’으로 탈바꿈시켜 나가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 지난해 8월 15일 농촌진흥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1년을 맞았는데 소회는. 

우리 농업·농촌은 고령화와 인구감소에 따른 농촌 소멸 위기,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기상과 여기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나 과수화상병 같은 동식물 질병 위협 등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위기에 처해 있다.

이러한 농업·농촌의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희망과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한국판 농업뉴딜’을 추진해 왔다. 

농진청에서 추진중인 한국판 농업뉴딜은 디지털농업 실현, 지역특화작목 육성, 치유농업 추진, 4-H청년농업인 육성, 탄소저감 농업기술 개발, 우수 국산품종 개발, K-농업기술 확산 등으로 함축할 수 있다.

앞으로도 한국판 농업뉴딜을 통해 ‘살고 싶은 농촌’, ‘삶이 행복한 농업인’을 실현하고 농업이 미래 성장산업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경주해 나가겠다. 
 
# 농업뉴딜의 핵심으로 디지털농업을 최우선 역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디지털농업이 만드는 미래상은.

앞서 언급했듯이 농가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노동집약적 관행 농법은 한계에 직면했다. 여기에 급속한 기후변화는 농업생산의 근간을 흔들어 놓고 있다. 디지털농업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농업의 전 과정을 자동화·디지털화하고 최적의 의사결정 서비스를 통해 농업의 편리성과 생산성, 품질 향상을 극대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데이터 기반의 첨단 디지털농업은 우리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열어가는 열쇠로 들녘마다 자율주행기술 등으로 농작업을 대체하고 인공지능이 개별 농가에 작목과 재배면적을 추천하는 수준으로 발전하게 된다. 또한 최적의 양분과 수분, 병해충 관리 등 정밀 재배로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 

특히 노지분야 디지털농업도 연구를 강화해 다양한 농업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생산과 수집, 관리를 위한 농업현장 데이터 통합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를 통해 빅데이터 기반의 소비와 유통을 고려한 출하시기 조절 등으로 농가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농산물 생산에서 농산물 수급조절까지, 팜투포크(Farm to Fork) 개념의 디지털농업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 최근 2050탄소중립이 세계적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농업부문의 대응은.

최근 IPCC(유엔 산하 기후변동에 관한 정부간 패널)평가보고서는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1.5도 상승 시점이 2050년이 아닌 2040년으로 10년 이상 당겨질 것으로 분석했다. 농업부문에 있어서도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농축산부문 온실가스 배출원별 감축수단 개발과 개발기술의 현장 실용화 확대가 시급하다. 농업부문은 벼 재배시 물관리에 집중, 비료사용을 저감하고 간단관개 실천과 논물 얕게대기 등 벼농사 탄소배출 감축기술 현장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축산분야는 메탄 저감 사료 소재 개발과 가축분뇨 펠릿화를 통해 퇴비용·연료용으로 활용하고 에너지 함량조절에 따른 비육기간 단축 기술을 개발, 보급에 힘쓰고 있다.    

# 농촌 소멸을 막고 미래 농업을 이끌기 위해 청년농업인 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이라고 보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청년농업인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위한 필수적인 요소이다.

농가인구 감소와 농촌고령화는 농업의 가장 큰 위기 요인이지만 열정과 역량 있는 청년들에게는 새로운 도전과 기회이기도 하다. 농진청은 지난달 1일자로 청년농업인의 안정적인 영농 정착과 기술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청년농업인육성팀’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정예 4-H청년농업인 1만 명 육성을 목표로 유관기관과 협력, 영농정착과 기술성장을 지원하고 있다. 창농 준비부터 정착, 기술창업까지 필요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원스톱 종합정보지원 서비스’를 구축, 오는 11월 1단계 시범모델을 운영하고 내년까지 2단계 시스템 개선을 통해 2023~2024년까지 3단계 고도화 단계에 이르게 된다.  

또한 창업준비부터 자립경영까지 농업기술실용화재단과 기술협업을 통한 기술창업 보육기반을 확대하고 생산제품 품질관리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품목중심의 청년농업인 네트워크 조직을 확대해 기술과 정보, 소통의 장을 제공하는 등 안정적인 농업정착이 이뤄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 지난 3월 치유농업법이 본격 시행됐다. 농진청에서 치유농업추진단을 출범시키며 치유농업 활성화에 나서고 있는데.

치유농업은 국민의 건강회복과 증진을 위해 다양한 농업·농촌자원을 활용, 사회적·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으로 우리나라 치유농업 사회경제적 가치는 2013년 1조6000억 원에서 2017년 3조7000억 원까지 높아졌다. 농진청은 치유농업의 조기 확산과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치유농업추진단을 지난 4월 신설하고 다양한 연구와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다.

우선 치유농업 전문가 양성제도를 운영, 지난달 전국에 2급 치유농업사 전문 양성기관 11곳을 지정했으며 오는 11월에는 양성기관 교육 이수자 대상 국가자격시험을 시행할 예정이다.

치유농업 기반구축을 위해 전국 특·광역시와 도농업기술원에 치유농업센터를 설치해 광역별 치유농장 품질관리와 치유농장 경영체 교육을 실시 할 계획이다. 따라서 올해 서울센터와 경북도원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10개소, 2023년에는 17개소의 센터가 설치된다. 치유농장도 올해 191개소에서 2025년 500개소 까지 확대 육성된다.

이와 더불어 각 부처의 사회서비스와 치유농업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가·지자체·민간 협력을 강화해 치유농업마을, 실버타운, 청소년 디딤센터 등과 같은 특화된 치유농업 서비스 모델을 구축할 계획이다.

# 남극 세종과학기지 대원들이 농진청에서 보낸 식물공장에서 싱싱한 채소를 수확해 맛 있는 음식을 해먹고 있다고 하던데.

2010년에 이어 10년 만에 지난해 10월 말 남극 세종기지 대원들에게 신선 채소를 공급할 식물공장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를 통해 보냈다. 이번에 보낸 식물공장은 재배공간이 넓어 상추·쑥갓 등 잎채소류는 물론 고추·토마토·오이·애호박·수박 등 열매채소까지 동시에 재배가 가능하다.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이고 빛의 세기를 식물의 종류와 생육단계에 따라 조절할 수 있다. 식물공장의 온습도와 이산화탄소, 배양액 등 재배환경과 작물의 생육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할 수 있다. 

잎채소는 6월부터 안정적으로 매주 1~2kg씩 수확하고 있으며 열매채소도 7월부터 수확을 시작, 남극 대원들이 신선한 채소를 섭취하고 애호박 된장찌개 등도 해 먹고 있다고 한다.

이렇듯 한국의 농업기술은 남극에서까지 그 능력을 발휘하며 전 지구인의 삶을 윤택하게 하고 있다고 자부한다.

# 마지막으로 향후 우리농업의 발전상에 대한 구상은.

인구가 급감하고 있는 우리 농촌을 살리고 농촌에서도 도시 못지않게 풍요롭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야 한다. 농가인구 감소, 농촌고령화, 기후변화에 따른 이상기상 등 수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농업을 더욱 속도감있게 추진해야 한다.

특히 빅데이터,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을 이용한 최적의 의사결정 서비스가 제공돼 기술력, 자본력 등이 부족한 신규 귀농인이나 청년농업인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수익성·편리성이 강화돼 농업인구 증가와 삶의 질 향상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어 가야 한다.

지역 맞춤형 지역특화농업기술을 개발·적용해 소득을 증대시키고 농업인의 복지와 농촌생활 정주여건을 개선하며 살고 싶은 농촌, 삶이 행복한 농업인이 되도록 농진청과 유관기관이 적극 협력하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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