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 건국대 동물자원과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수입 축산물 증가 ·탄소배출

-축산 부정적 인식 확산 등 해결 문제 산적

-한우 우수성 자긍심으로 발전시켜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2021년 대한민국은 각종 질병과의 싸움으로 지쳐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을 시작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 코로나19 대유행까지 계속되는 질병과의 전쟁에 경제와 사회 그리고 개인의 삶 모두 큰 타격을 받고있는 요즘이다.

이러한 여파는 축산업에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할 때 한우산업에 대한 현 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한우에 대한 자긍심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 발전 청사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5000년의 한민족 역사에서 한우는 농경사회를 거쳐 첨단과학의 융·복합적인 산업시대인 오늘날까지 생사화복을 함께 해왔다.

예로부터 한우는 농사일로 사용돼왔으나 1960년대 경제발전과 함께 육용우로서의 개량과 사육기술의 발전을 가속했고 이후 주요 축산업으로 발전됐다. 아울러 한우는 한민족의 의식 속에서 단순히 가축이 아니라 ‘신’으로서 숭배되기도 했으며 가정의 ‘식구’로 사랑의 대상이기도 했다. 
 

과거 농경사회에서는 ‘먹는 것은 백성의 근본이 되고 곡식은 소의 힘으로 나온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한우는 귀한 가축이었다. 태조실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태조 7년(1398년)에 우금령(牛禁令)을 내려 농경에 사용될 수 있도록 소의 도축을 금했는데도 불구하고 일두백미(一頭百味) 소 한 마리에서 백가지 맛이 나온다고 해서 양반들에게는 별미의 음식이자, 보양식으로 널리 알려졌다고 기록됐다.

한우 고기는 맛은 물론 건강 기능적 측면에서 외국의 어느 품종과 비교하더라도 뒤떨어지지 않는다. 한우육에는 인체에 유익한 올레인산 (Oleic acid) 함유량이 미국산,

호주산 소고기보다 13.5% 더 높으며 근육, 뇌 기능을 향상시켜 성장기 아이들에게 훌륭한 시트룰린(citrulline)은 외국산 소고기보다도 5.3배나 높은 함량을 가지고 있다. 건강에 해로운 걸로 알려져있는 콜레스테롤의 함량은 미국산, 호주산 소고기보다 20%나 적은 53.2mg/100g을 함유하고 있어 혈관 건강에도 이롭다.

스페판 비 스미스 미국 텍사스 A&M 박사는 한우육의 특성중의 하나인 마블링은 심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H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킴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 한우산업의 상황은 수입 축산물 증가, 건강 과 안전성 문제, 탄소배출과 환경오염 문제, 재난성 가축 질병 확산, 노동 인력 감소와 동물복지 문제와 축산에 부정적 인식 확산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이다.

또한 한우 사육마릿수는 현재 320만4000마리로 2011년에 한우 가격 파동을 일으켰던 320만 마리를 넘어섰다.

하지만 현재 암송아지가격은 평균 370만 원 수송아지 가격은 470만 원으로 송아지 가격이 좋아 번식 농가의 수익 창출이 예상되기 때문에 지속해서 생산될 전망이다. 실제로 가임암소(1세 이상)는 2018년 4분기 147만 마리에서 현재 8.09% 증가한 158만 9000마리를 기록하고 있어 송아지의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와는 반대로 한우 자급률은 2021년 현재 31%로 계속 감소하고 있어 2026년에는 미국과 호주의 수입 소고기 관세가 0%로가 된다면 가격에 대한 경쟁력은 더욱 낮아져 자급률 저하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이유로 한우를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시간이 약 30개월령임을 고려하면 아직 파동이 오지 않았을 뿐이지 언제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다.

이를 대비하지 않는다면 한우산업의 미래는 누구도 예상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분명 지금의 한우산업은 위기상황이다.

하지만 ‘위기(危機)’라는 한자어를 풀이해 보면 ‘위험할 危+기회 機’로 위험과 기회를 모두 포함하고 있다.

바라는 것은 위기의 말뜻과 같이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한우의 우수성을 자긍심으로 발전시켜 기회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절박감으로 현재의 문제를 면밀히 파악하고 그 대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어느 한 분야의 노력과 열심으로 될 수 없는 산·학·관·민이 하나가 돼 추진해나가야 할 과제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 한민족의 수많은 역경과 함께해온 우리 고유의 한우를 후손들에게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물려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