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파렛트 하차거래 실시 '귀추 주목'
거래 신뢰도 향상
파렛트 단위 경매 활성화로
가격 정정 건수 줄고
거래단가 상승효과 기대
중도매인 호응도 높아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서울청과가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태백농협과 파렛트 하차거래를 실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청과가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태백농협과 파렛트 하차거래를 실시해 이목을 끌고 있다.

서울청과(주)가 배추 포장화를 통한 물류효율화와 거래방법 개선을 위해 태백농협과 지난달 8일부터 다음달까지 배추 파렛트 하차거래를 실시해 귀추가 주목된다.

서울청과는 오는 12월 중순부터 농산물 유통구조개선 대책과 배추 포장화와 가격안정을 위한 파렛트 출하 확대사업의 일환으로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하차거래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지난해부터 작업 여건 개선을 통한 박스 출하의 필요성을 알렸다.

하차거래 시 차상거래 품목의 불공정한 거래 관행이었던 ‘재(차량 단위 경매 시 상품 감정이 어렵고 속박이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일정 물량을 이등품 가격으로 적용하는 관행)’가 폐지되고 거래 신뢰도 향상과 더불어 파렛트 단위 경매 활성화로 가격 정정 건수가 줄어들 뿐만 아니라 거래단가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청과는 태백농협과 태백농협 배추공선회에 망 포장에서 박스로 전환해 파렛트로 출하할 경우 원하는 중도매인들과 정가·수의매매로 거래할 수 있어 기존보다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확보할 수 있다고 안내해왔다.

장인균 서울청과 부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가락시장 시설현대화사업에 맞춰 차상거래 품목 중 배추가 제일 마지막으로 하차거래가 추진된다는 점을 알리고 산지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했다”며 “중도매인들에게도 파렛트 거래 가능 유무를 파악한 결과 생각보다 희망하는 중도매인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장 부장은 “경매가격과 가락시장 내 재고량 등을 파악해 가격 협상을 진행하는데 공선회가 손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무조건 손익분기점 이상의 가격으로 결정한다”며 “아직까지 시범적으로 이뤄지는 사업인 만큼 반입량은 많지 않지만 중도매인들이 출하를 독려할 정도로 시장 내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파렛트 유통을 희망하는 중도매인들이 늘어날 경우 정가·수의매매 가격이 상승하고 이는 농가 수취가격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태백농협은 중도매인들의 요구에 따라 작업량을 늘리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나 최근 잦은 비로 품위가 떨어지는 배추가 증가함에 따라 고심이 크다.

김병두 태백농협 조합장은 “지난 5월 증·개축한 농산물산지유통센터에서 선별과 출하 전 적정온도 관리를 하고 있는데 가을장마라고 부를 정도로 최근 비가 자주 내려 배추 품위가 좋지 않다”며 “품위가 우수한 농산물을 출하해야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새롭게 시행하는 거래방법이 정착될 수 있기 때문에 산지에서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김진복 배추공선회장은 “서울청과와의 배추 파렛트 정가·수의매매는 오는 12월 예정된 배추 하차거래를 산지에서 미리 체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손익분기점 이상의 가격을 안정적으로 받고 있기 때문에 상품 배추는 박스 포장 후 파렛트로 출하하는 게 망 출하보다 낫다”고 호평했다.

이와 관련 서울청과와 태백농협은 지난달 19일 태백농협 농산물유통가공사업소에서 김병두 조합장과 권장희 서울청과 상무이사, 전길주 서울청과(주) 특수품목중도매인 조합장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청과-태백농협 상생유통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권장희 상무이사는 “서울청과는 태백농협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며 “출하자들의 안정적인 수취가격을 위한 사업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가락시장 내 배추 하차거래는 2018년 출하자, 중도매인, 도매시장법인 등으로 구성된 배추 물류개선 추진협의체 논의를 거쳐 2019년 추진될 예정이었으나 이해관계자 간 첨예한 의견대립과 가격 폭락, 코로나19 발생 등에 따른 어려움으로 오는 12월로 시행시기가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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