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퇴물정치인 낙하산 이사장 선임을 결사 반대한다.’

앞으로 3년 간 한국수산자원공단을 이끌 이사장 선임을 앞두고 공단 노동조합은 이같은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조의 이같은 원색적인 비난은 구성원들로부터 공감을 받고 있는 주장일까?

수산자원공단은 지난 3년 간 끝 모를 추락을 경험했다. 감사원 감사에서는 공공기관이 할 수 있는 비위의 완전체라고 할 정도로 많은 비위가 드러났고 부실하고 무책임한 세무처리로 40억 원이 넘는 세금과 가산세가 부과됐다. 해양수산부 출신의 고위간부 A씨는 임기 초 노조위원장으로부터 그냥 잘 지내다 가이소. 저항이 심해서 못해드립니다라는 협박성 문자메시지를 받았고 이후 그는 중요한 결정을 하는 각종 위원회에서 대부분 배제됐다는 것이 A씨가 공단 전 직원이 보는 누리소통망(SNS)에 올린 글이다.

직원간의 갈등도 임계점에 달하고 있다. 인사담당자조차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발령에 더해 공단-직원 또는 직원-직원간 소송이 줄을 잇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직원 300명 규모의 공단에 4개의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기현상도 벌어졌다. 이 모든 과정에는 낙하산 이사장 선임에 반대한다는 현 노조 집행부가 깊숙이 관련돼 있다.

노조는 지난달 28일 성명서를 통해 미래계획이 있는 리더, 검증된 수산전문가를 요구했다. 하지만 그들의 그런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을까? 공단에 있어 전문성이 없는 낙하산 인사보다 심각한 문제는 자신들과 사이가 좋지 않은 직원들을 블랙리스트로 취급하고 규정에 의해 정당한 권한을 부여받은 고위간부마저 협박하는 폐단이다.

공단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공단의 이사장 후보로는 부경대 교수와 전직 직원 등 3인이 추천됐다. 이 중 부경대 교수출신의 B씨가 이사장으로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노조 집행부는 그들이 원하는 검증된 수산전문가가 이사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고 누가 공단을 망가뜨리는지 고민해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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