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원료로 한 바이오산업 주목…미래 신성장동력산업 ‘자리매김’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업생명자원에 대한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메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제주 메밀밭 전경.
농업생명자원에 대한 가치가 재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제주 메밀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진은 제주 메밀밭 전경.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등에 따른 농식품 분야의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경쟁력을 갖춘 농식품산업 육성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식량위기와 기후위기는 농식품산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어 발빠른 대응이 필요시 된다.

이에 정부도 미래 지속가능하고 혁신적인 농업·농식품산업을 만들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에 집중하고 있다.

본지는 농림축산식품부와 공동으로 ‘R&D로 농업을 바꾸고, 미래를 개척하다’ 제하의 기획연재를 마련, 미래 유망한 농축산식품 분야의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이를 공유·활성화하는 기회를 마련했다. <편집자 주>

1. 농생명자원으로 부가가치를 제고시킨다

지식정보사회, 경쟁사회, 고령화 사회로 대표되는 21세기는 삶의 질 추구와 사회적·육체적·정신적으로 건강하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하면서 소위 ‘웰빙(Well-being)’, ‘로하스(LOHAS)’를 추구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농산물을 원료로 한 농생명 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으며 미래 신성장동력산업의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 농업 생명자원의 활용가치와 성장성 무궁무진

생명공학기술(BT)의 발달로 생명자원의 활용가치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각기 다른 분야의 기술이 융합돼 새로운 기술 혁신이 일어나고 있는 지금, 생명공학기술은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 플랫폼 등 타 기술과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 나갈 핵심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농업에서 생산되는 농업 생명자원은 바이오 소재화를 거쳐 천연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성식품, 생물유래 신소재 개발, 종자개량, 유전체 연구·정보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소재로 활용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새롭게 만들어지고 있다.

식품, 동물, 미생물, 곤충 등 농업 생명자원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바이오 소재화는 농업의 새로운 수요 창출은 물론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이다.

실제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는 1조5265억 달러로 추정된다. 이중 농·림·축산 자원을 소재로 활용하는 그린 바이오산업 규모는 1564억 달러로 전체 바이오 시장의 10.2%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바이오산업 시장 규모 역시 지난해 14조4000억 원으로 추정되며, 이중 그린 바이오산업은 5조1000억 원으로 전체 바이오 시장의 35.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앞으로 그린 바이오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이 글로벌 시장 증가율보다 1.9%포인트 큰 9.1%로 전망되면서 2030년에는 시장 규모가 12조5000억 원에 달해 전체 바이오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1.1%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신산업 창출과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농생명소재산업 분야의 융복합 기술에 대한 정부의 전략적인 지원이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수입 의존도가 높은 농생명소재의 국산화와 수출 확대를 통해 국가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 농생명 바이오 기반으로 세계시장 확장하는 ‘농생명산업기술개발’

농생명 바이오산업의 정의와 범위에 대해서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농림식품산업 미래성장포럼은 ‘생명기술을 활용해 차별성 있는 신품종 육성, 기능성 식품, 신물질·소재 등을 생산, 가공, 유통하는 산업과 이를 통한 융복한 산업’이라 정의하고 있다.

그 범위로는 △농업생물자원(동식물, 곤충 미생물 등)·유전체정보이용과 관련된 산업 △유전체변형 농생물체를 개발하거나 안전성과 관련된 산업 △생물자원의 기능성활용 식품과 의약품 개발, 가공·유통과 관련된 산업 △농업 관련 생물화학, 생물공정, 생물검정·정보와 관련된 산업 △융·복합 기술로 농업자원에서 신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 등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농생명 바이오산업는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고 경쟁이 치열한 분야로 연구개발부터 국제 경쟁력 확보까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여기에 농업, 생명공학, 식품공학, 약학, 의학 등 과학과 기술간의 접목과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동식물이나 미생물 등과 같은 생명자원을 생산하거나 응용·유지관리하는 기술의 연구개발을 통해 차세대 핵심 산업이라 할 수 있는 ‘농생명 바이오산업’을 육성할 목적으로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주로 동·식물이나 곤충과 같은 농생명 자원을 활용해 식의약 소재와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거나 작물 질병 방제에 유용한 미생물을 이용해 생물농약을 개발하는 등 동식물과 곤충, 미생물을 활용해 산업화하는 기술개발에 역점을 두고 있다.

제주산 메밀로 만든 플레이크초콜릿.
제주산 메밀로 만든 플레이크초콜릿.

 

■ [주목받는 우수 R&D] 제주산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 개발과 6차 산업화 적용 모델 개발

메밀은 제주에서 경작되는 농작물 중에서 제주의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농작물이다. 하지만 타 소득 작물에 밀려 메밀의 역사, 문화적 가치와 함께 제주의 정체성이 흔들리고 있어 보존노력이 필요시 되고 있다.

제주 메밀의 가치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관광·경관자원으로도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메밀의 종자생산체계 구축 미흡으로 자연생태계 교란과 생산성 저하마저 초래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재)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으로부터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15년 8월 부터 2019년 8월까지 4년간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 개발과 6차 산업화 적용 모델 개발’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제주 메밀채종 시험포 전경

연구는 주로 메밀의 6차 산업화 활성화를 위해 메밀 종자체계 구축, 제주도 적합메밀 조사, 메밀 인식 제고, 산업화 시범마을 구축, 고부가가치 상품 개발 등에 대해 이뤄졌다.

그 결과 메밀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제주도가 ‘제주메밀 발전 5개년(2015∼2019) 추진계획’을 수립, 본격적으로 제주의 메밀산업 육성을 추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메밀 꽃 경관자원을 활용한 농촌관광프로그램 개발로 수만 명의 관광객 유입은 물론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제품개발을 통해 4년간의 연구개발 기간동안 생산자단체를 통한 메밀 원물 판매 23억9800만원, 제품 판매 17억4900만원, 협동연구기관으로 참여했던 ㈜제키스와 코스맥스바이오(주)를 통한 해외수출 1억2700만원 등 제주도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미니 인터뷰] 정용환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

메밀, 제주의 생물자원으로 새로운 가치 창출할 수 있어

“제주에서 메밀은 봄과 가을 2기작이 가능해 대표적인 보완작물로 알려져 있을 뿐만 아니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가장 잘 대변하는 농작물입니다. 이에 농생명 자원으로써 메밀의 6차 산업화 적용 모델 개발을 통해 제주산 메밀의 활용가치를 높이고 농가소득과 관련 기업매출을 신장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자 했습니다.”

‘메밀을 이용한 고부가가치 기능성 제품 개발과 6차 산업화 적용 모델 개발’ 연구과제의 총괄책임자인 정용환 제주테크노파크 생물종다양성연구소장은 제주지역에서 메밀이 갖는 가치와 연구개발의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더불어 그는 이번 연구성과가 제주 생물산업의 기반 구축과 지역 자원관리의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활용된다면 제주 농촌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농촌의 6차 산업화를 견인, 메밀이 제주의 생물자원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정 소장은 “앞으로 수입식용메밀 종자사용으로 인한 병해충 유입과 생산성 저하 등 고질적인 재배농가의 난제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라며 “메밀 체종단지 조성으로 메밀종자 생산·공급 체계를 구축, 제주지역에 적합한 순도 높은 우량종자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제주지역 특산작목으로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전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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