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농협경제지주와 유통 자회사가 들썩이고 있다. 농협하나로유통은 경제지주로, 농협충북유통·농협대전유통·농협부산경남유통 등 3개 유통자회사는 농협유통으로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농협유통을 비롯해 한데 합병되는 3개 자회사 등 4개 유통자회사의 매출액은 2019년 1조8314억 원으로 5년 전인 2015년에 비해 1641억 원 감소했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125억4000만 원 감소했다. 

이에 농협은 합병을 통해 각각의 유통사가 분리 운영되며 발생했던 업무·비용 중복과 경영·인력 관리의 비효율 등을 개선, 경영효율성 제고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합병과 관련해선 ‘아쉽다’는 의견과 함께 농협이 애초 목표로 했던 5개 유통자회사의 전면 통합까지 염두에 두고 판을 짜 나가야 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통합의 목적이었던 운영 효율화를 극대화하고 공룡이 돼버린 유통 대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어떻게든 5개 자회사의 전면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로유통의 매출액은 2019년 기준 3조1195억 원으로, 나머지 4개 자회사의 매출액을 합친 것보다 많다. 5개 자회사 중 가장 덩치가 큰 하나로유통이 빠진 합병은 ‘반쪽짜리 합병’이란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는 이유다.

이번 합병으로 향후 전면 통합은 더 큰 어려움에 부딪힐 것이라 보는 시각도 있다. 그동안 5개 자회사 합병이 여러 번 물거품이 됐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인 노조의 힘과 압박이 더 거세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 유통 전문가는 “지금까지도 노조와 원활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몇 번이나 합병 기회를 놓치고 시간을 허비했는데, 이제 4개 유통 자회사 합병으로 노조의 힘이 더 커진다면 이들과 어떻게 의견을 조율해 나갈지가 역시 전면 합병의 가장 큰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 유통자회사 통합을 두고 특히 미완(未完)의 합병으로 그칠까 우려하는 시선이 많다. 멀리 보고, 차근차근 다른 유통 공룡들과 맞붙을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춰 나가는 계기로 삼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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