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미국의 첫 번째 국립공원인 옐로스톤국립공원. 1914년 미국의회는 옐로스톤 인근 축산농가를 보호하기 위해 육식동물을 사냥할 수 있도록 했고, 1926년 무렵이 되자 옐로스톤 지역에서 늑대가 사라졌다.

늑대가 사라지고 사람들은 평화로워졌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옐로스톤의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가 사라지자 사슴이 번성했다. 사슴은 나무와 풀을 모두 먹어치워서 공원은 엉망이 됐고 풀숲과 나무가 사라지자 강둑이 무너졌다. 사슴이 농가나 목축지까지 내려가 풀들이 제대로 자라기 힘든 사태가 벌어지며 축산농가는 또다른 어려움에 봉착했다.

미국은 멸종위기종인 늑대를 보호하는 동시에 늘어난 사슴의 개체수를 줄이고자 1995년 옐로스톤 지역에 14마리의 늑대를 풀어놨다. 14마리의 늑대가 가져온 결과는 놀라웠다. 늑대가 나타나자 사슴은 서식지를 줄였고 곧 숲 전체적으로 풀이 증가하고 나무도 늘었다. 작은 동물이 모여들었고 댐을 만드는 비버의 개체수가 늘며 늪과 호수가 생겼다. 늑대 14마리가 옐로스톤 생태계를 회복시켜놓은 것이다.

한국사회가 직면한 사회문제 중 하나는 기후위기다. 정부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으며 전남 지역을 비롯한 전국 해안가에서 해상풍력발전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해상풍력발전의 빠른 보급을 위해 특별법 제정까지 추진하고 있다. 그렇다면 해상풍력이 우리 사회가 직면한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을 위한 해답일까?

늑대가 사라지자 사슴이 번성해 문제를 일으킨 것처럼 해상풍력발전이 널리 확산된 이후 어떤 문제점이 나타날지 우리는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기후위기 대응이 시급한 과제라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문제점도 확인하지 않은 채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하는 해상풍력은 옐로스톤에서 늑대를 사냥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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