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 논물관리는 관행농법보다
온실가스 최대 63% 저감
농업용수 최대 28.8% 절감
수확량 10% 이상 증가 등 일석삼조

생산자·소비자·기업이 윈윈
저탄소 식생활 문화 확산 위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 선포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동참 분위기 형성

[농수축산신문=박유신·이문예 기자]

전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며 지구온난화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석유, 석탄 등 화석연료로 인한 온실가스를 줄이려는 갖가지 노력이 전방위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농업계에서도 생산단계에서부터 온실가스 저감 기술이 적용된 저탄소·친환경 농법을 이용한 품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해 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이어가고 있다. 이에 특히 쌀을 중심으로 농업계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탄소중립 노력과 활동에 주목해 본다.

 

# 농업계도 탄소중립 실천 확대 노력 중 

‘탄소중립’이라는 단어는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매우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이는 현재 우리 사회를 관통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흐름 중 하나라는 방증이기도 하다.

탄소중립은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해 실질적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줄이고 동시에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수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들을 마련하는 일이 중요한 정책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해 우리 정부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넷제로, Net Zero)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하며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농업 분야에서 탄소배출량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아 나가고 있다. 

농식품부는 올해 초 농업분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를 2030년까지 1900만 톤CO2eq 이하로 제시하고 축산과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탄소저감 실천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벼 재배와 관련해선 논물 얕게 대기 등 벼 논물관리, 비료·농약 지능형 정밀 살포 기술 등 온실가스 저감 농법의 개발과 보급, 우수 농가에 대한 인센티브 지원 추진 계획이 담겼다.

벼 논물관리는 간단관개(중간물떼기) 기간 연장과 얕게대기 등을 말하는데, 쉽게 말하면 논에 계속 물을 대는 것이 아니라 수시로 물을 가뒀다가 떼는 과정을 반복하는 농법을 말한다. 관행농법보다 온실가스를 최대 63%나 저감할 수 있으며, 농업용수 최대 28.8% 절감, 수확량 10% 이상 증가 등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농식품부는 올해 전국 9개 지역에 저탄소 벼 논물관리 시범단지를 지정하고 이 같은 저탄소·친환경 농법의 확대 가능성을 시험·점검하고 있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지난 6월 전북 익산시에 위치한 저탄소 벼 논물관리 시범단지를 찾아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재정적·제도적 지원을 확대해 나가겠다”며 저탄소 쌀 재배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다.


    
# 저탄소 농산물 소비...생산자·소비자·기업 ‘윈윈’

올해 시범단지에서 저탄소 농법으로 생산된 쌀은 다음달 농업인의 날에 맞춰 대형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온라인 판매전은 소비자에게는 탄소중립에 간접적으로나마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농업인들에게는 저탄소 농법을 이용한 재배 확대를 독려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같은 저탄소 재배 쌀 등 농산물 소비 문화는 앞으로 더욱 빠르게 확산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지난달 생산자, 소비자, 기업이 함께 저탄소 식생활 문화 확산을 위한 ‘코리아 그린푸드 데이’ 캠페인을 선포하고 적극적 참여를 약속하는 등 먹거리 분야의 동참하는 문화와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생산자는 생산비 절감 등의 효과를 누리고, 소비자는 환경에 대한 부담을 줄이는 가치소비를 하고, 기업은 최근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실천할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 앞으로 이 같은 소비는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별 인터뷰] 윤종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 

저탄소 벼 재배의 장점, 친환경 농업과 밀접
기후변화 대응…농업인 자발적 참여 필요

 

탄소중립이 전 세계적인 화두로 대두되면서 저탄소 벼 재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저탄소 벼 재배 기술개발·보급을 최일선에서 담당하고 있는 윤종철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장으로부터 저탄소 벼에 대해 들어봤다.

 

# 탄소중립시대에 저탄소 벼 재배는 왜 필요하고 무엇을 말하는가.

“농업분야 특히 작물 재배는 대기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배출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배출·흡수 측면에서 국제적으로 탄소중립에 영향이 있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다만 벼는 물을 가두고 재배를 하면서 메탄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메탄은 온난화 기여도가 이산화탄소에 비해 약 21배로 높고 재배면적이 가장 많아 전체 온실가스 발생량의 약 30%를 차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따라서 국가 탄소중립 정책에 농업부문에서도 적극적으로 기여하기 위해 저탄소 벼 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특히 벼는 우리나라 농경지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절반 이상의 농업인이 재배하고 있기 때문에 저탄소 벼 재배의 실천은 농업부문에서의 탄소중립을 실천하는 선도적인 의미가 있다. 이에 농업부문에서의 생산활동이 본격적으로 탄소중립 농업으로 전환되는 상징적인 의미가 있어 매우 중요하다.”

 

 # 저탄소 벼 재배의 장점이 있다면.

“저탄소 벼 재배의 장점으로는 친환경 농업과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질소질 비료 사용량의 저감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환경 부하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한 저탄소 논물관리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에서 물절약 농업을 할 수 있다. 실제 상시담수로 벼를 재배하는 경우보다 저탄소 논물관리는 약 29%의 농업용수 절약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밖에 저탄소 논물관리가 정착되면 농업인들의 물관리 횟수 등이 줄어들어 노동력 절감에도 기여할 수 있다.” 

 

# 농업인들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농업인들의 자발적 참여는 당연히 필요하고 중요한 사항이다. 이에 앞서 농업분야의 탄소중립의 가치와 필요성 등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와 교육을 통해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과거에는 생산성 향상에 대한 관심이 유일무이한 부분이었지만 기후변화에 대한 영향과 이에 대응한 탄소중립이 농업생산에 중요한 요소가 됐음을 공감하는 것이 중요하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저탄소 벼 재배는 농업분야에서도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자 하는 탄소중립이 이제는 농업인, 정부 나아가 전 세계에 상승작용을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기술개발과 정책개발, 농업인의 적극적 참여로 모두가 윈-윈 할 수 있는 새로운 블루오션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

 

<농림축산식품부·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