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 수출전략형상품개발기술, 글로벌 시장 진출 '효자역할'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최근 우리 농식품의 수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며 수출전략형상품개발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하동녹차연구소의 녹차실험 모습.
최근 우리 농식품의 수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며 수출전략형상품개발기술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은 하동녹차연구소의 녹차실험 모습.

개방화시대, 수입 농식품의 공세 속에서 ‘신토불이’만 외치던 우리나라 농식품산업이 달라지고 있다.

수입농식품과의 경쟁을 통해 내수시장을 지켜가고 있는 데서 나아가 앞다퉈 해외시장 진출을 도모하며 우리 농업의 국제경쟁력을 제고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통상환경이 악화되면서 우리나라 수출산업 전반에 걸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농식품 수출은 성장세를 이어가며 국가 수출산업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처럼 농식품산업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으로 뻗어 나감에 따라 글로벌 농식품시장을 타깃으로 틈새시장 선점을 위한 수출전략형상품개발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 연일 최고치를 찍는 농식품 수출
 

지난해 코로나19 등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75억7000만 달러의 농식품을 수출했다. 역대 최고다. 
 

신선 농산물의 경우 김치·인삼류의 최대 수출에 힘입어 전년 13억8000만 달러보다 3.4% 증가한 14억300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가공식품 역시 라면·쌀가공식품 등의 간편식품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61억4000만 달러를 수출했다.
 

특히 미국, 중국, 일본 등 기존 주요시장에서 벗어나 신남방·신북방·유럽 등 수출시장이 다변화되면서 향후 농식품 수출의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이 같은 농식품 수출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누적 농식품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기간 보다 12.3% 증가한 61억9200만 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해의 실적을 넘어섰다. 

 

말차제품.
말차제품.

 

# 다양한 농식품 관련 R&D 지원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 도모
 

농식품의 해외 수출 확대가 중요한 이유는 농산물 거래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다는데 있다. 이는 갈수록 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감소하고 있는 농업분야를 활성화시키고 농가소득의 안정을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농산물 수출이 농업정책에서 차지하는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농식품 수출이 실질적으로 농업 성장의 견인차가 되기 위해서는 아직도 갈 길도 멀고 해결할 과제도 많다.
 

농산물 유통 전문가들은 농식품 수출확대를 위한 중점과제로 △주력 수출상품 육성·발굴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해외시장 개척 △국가별·품목별 특성을 고려한 차별화된 맞춤형 수출 전략 △종자에서부터 생산․가공․유통․수출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친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을 꼽는다.
 

특히 이 모든 과제의 기반이 되는 농식품 R&D는 농식품시장의 외연을 확장하고 국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분야다.
 

농축산 분야가 신성장 산업으로 재조명되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의 수출기반 전략형 상품개발과 규격화, 유통·검역 등 체계적인 R&D 투자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선진국만 보더라도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식품의 안전성을 최우선 과제에 두고 수출 확대에 따른 품질, 안전·검역 관리를 위한 전방위적 R&D를 추진 중이다.
 

이에 농식품부는 수출 유망 품목에 대한 유통, 수송, 검역 등 안전한 농식품 수출기반 구축을 통한 식품안전의 신뢰도 향상과 유통 선진화 기술 개발을 위해 다양한 R&D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중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은 시장개방에 대응해 국가별 환경·기호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차별화된 수출 전략을 수립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정책 사업이다.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은 크게 해외시장 적극 공략을 위한 국가별 맞춤형 농산물·제품을 개발하는 ‘수출전략형 상품개발’ 부문과 각국의 검역기준 강화 등 비관세장벽을 극복할 수 있는 첨단 검역기술과 장기간 해상운송에 적합한 유통관리기술을 개발하는 ‘수출지원 유통·검역’ 부문으로 나눠 올해 8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될 계획이다.
 

[고품질 농식품산업 육성 R&D 우수 사례] 프리미엄 가루녹차 수출연구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기능성 물질이 다량 함유된 차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가루녹차(말차)는 물에 우려 마시는 다류나 커피와는 달리 잎 그 자체를 음용하기 때문에 찻잎의 고유성분을 그대로 체내에 흡수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런 이유로 고급 가루녹차는 다도나 다례에 사용하고 중저급 등은 다양한 식품첨가물이나 음료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고급 가루녹차를 생산하기는 쉽지 않다. 하동 등 녹차 재배지 대부분 품종이 단일화되지 못하고 산악지형이 많은데다 소농 위주로 재배하고 있어 품질관리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녹차와 동일하게 재배·가공해 단순히 가루만 내면 쓴맛이 너무 강해 음용하기도 어렵다.
 

따라서 고급 가루녹차 생산을 위해선 차광재배법에 대한 연구와 매뉴얼된 가공방식이 필요하다는 게 생산현장의 요구였다.
 

이에 경남 하동군에 위치한 (재)하동녹차연구소는 2015년부터 가루녹차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인지하고 차광재배 연구를 시작했다. 2017년 이 연구의 기초 결과로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가루녹차 100톤 수출계약을 성사시키는 동시에 농림축산식품부으로부터 ‘프리미엄 가루녹차 수출연구사업단’으로 선정, 수출전략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까지 산악지형 맞춤형 차광재배 기술개발과 현장적용, 해외시장 트렌드 조사를 통한 수출용 제품개발을 목표로 연구를 진행해 왔다.
 

프리미엄 가루녹차 수출연구사업단가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개발한 차광재배기술은 차엽의 신초가 발생할 시기에 95% 차광망을 설치해 20일 이상 차광, 고급 가루녹차를 생산하는 재배법이다. 기존 비차광재배보다 엽면적 증가, 수분함량 상승 등의 효과가 있으며, 가루녹차 역시 엽록소 함량이 높고 감칠 맛이 증가하는 특징이 있다. 이렇게 재배된 1등급 찻잎의 kg당 납품 가격은 4000원으로 일반 재배 찻잎보다 4배 가량 비싸 부가가치도 높다.
 

프리미엄 가루녹차 수출연구사업단은 차광재배 기술을 적용해 재배한 ‘K-말차(K-MATCHA)’로 그 우수성을 입증 받아 해외 시장에서 꾸준하게 수출성과를 올리고 있다. 지난 5년간 116억 원 이상의 가루녹차수출을 달성했으며, 현재 매년 50톤 이상의 가루녹차를 미국 스타벅스와 멕시코, 호주, 영국, 네덜란드 등에 수출하고 있다.
 

더불어 다양한 효능·제품개발연구는 특허출원 5건, 등록 1건, 상표·디자인출원 14건, 제품화 10건 등 실질적인 판매·수출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세계적으로 저명한 국제식음료품평원(ITI, 벨기에 브리셀 소재)이 개최한 ‘2021 Superior Taste Award’에서 국내 최초로 세계의 수많은 차를 제치고 ‘우수한 맛상’을 수상, 해외시장에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연구자가 말하는 R&D] 김종철 (재)하동녹차연구소 연구개발실장

“가루녹차 수출사업은 대한민국 차산업의 미래 먹거리 사업이다. 지속적인 품질 향상과 기술지원으로 차광재배 면적을 확대해 수출원료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차산지인 보성이나 제주도에서도 차광재배를 확대, 원료공급선을 다양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수출연구사업은 농작물의 과잉생산에 따른 국내 수급을 조절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생산농가에 직접적인 수익이 돌아가는 현장 적용사업이다. 기후변화, 노동력감소, 시장 다변화 등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애로 해결을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후속적인 수출연구사업이 필요하다. 이에 세계 시장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다양한 과제들에 대한 정책적 지원이 확대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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