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올해 35세인 박 모 씨를 비롯한 3명의 청년들은 지난 6월부터 충남 당진시 순성면 백설올미마을에서 살고 있다. 이들 젊은이들은 마을에서 지내며 10명의 농소농업인의 영농스토리와 생산물 등을 온라인 홍보 콘텐츠로 제작, 직거래 플랫폼에 게시하는 일명 ‘로컬에디터’로 활동해 왔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마을에서 생산된 배, 화훼, 땅콩 등 2300만 원어치의 농산물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농업인을 만나 인터뷰를 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담은 글을 올렸는데, 소비자가 농산물을 구매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고 농촌에서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시도해 볼 수 있었다”고 감회를 밝힌 박 모 씨. 박 모 씨는 지난달 당진시에서 추진하는 청년창업프로그램에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지역내 쉐어하우스에 입주해 그간의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60대 귀농·귀촌인이 증가하고 있으며, 30대 이상 청년층의 귀농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만 49만4569명이 귀농·귀촌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7.4%나 증가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5일 정부세종컨센션센터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 올해 처음으로 추진했던 ‘농촌에서 살아보기’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는 자리가 열렸다.

농촌에서 살아보기는 귀농·귀촌 지원 프로그램으로, 귀농귀촌 실행 전 도시민들이 농촌에 장기간 거주하며 일자리, 생활을 체험하고 지역주민과 교류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성공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참가자는 마을에서 제공하는 숙소에서 지내며 마을별 운영프로그램에 참여해 영농기술 교육뿐만 아니라 지역 일자리 체험, 주민교류, 지역탐색 등 농촌 전반에 관한 밀도 높은 생활을 지원받는다.

지난달까지 농촌에서 살아보기 참가자는 631가구로 올해 목표로 삼았던 500가구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형태별로도 지역 주요작물 재배기술, 농기계 사용법 등 영농 전반에 대한 체험활동을 지원하는 ‘귀농형’에 208가구, 농촌이해, 주민교류, 지역탐색 등 농촌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귀촌형’에 393가구, 청년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농촌 일자리, 활동 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단기 프로젝트에 기획·참여기회를 지원하는 ‘프로젝트참여형’에 30가구 등 다양한 형태로 실제 농촌에서의 삶을 살고 있다. 특히나 이들 중 48가구는 실제 살았던 마을이나 인근의 마을로 전입해 농업·농촌에서의 꿈을 새롭게 일구고 있다. 앞서 소개한 박 모 씨도 그 중 한명으로 이날 프로젝트참여형 부문에서 최우수상(농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농촌생활을 체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농촌에서 살아보기 프로그램은 추진방식의 참신함으로 농촌 이주의 두려움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코로나19 이후 귀농·귀촌 의향이 증가하고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주택가격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귀농·귀촌인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농촌에서 살아보기처럼 귀농·귀촌의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 정책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 청년 영농정착 지원사업의 지속적인 추진을 비롯해 농업 일자리·농촌생활체험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귀농 현장 학습과 멘토링도 체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여기에 농지나 영농자금을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에 농촌에서 살아보기에 참가했던 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지역민과의 교류, 귀농·귀촌교육, 영농실습 등이 가장 도움이 됐다는 답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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