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글로벌 탄소중립 운동 대비 기존 체계 변화 필요한 시점

-저지종 방목사육으로 지속가능한 축산 구축을

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발전한 산업사회의 이면에는 지구환경의 파괴라는 부끄러운 이름이 있다. 근자에 들어 기존 탄소산업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려는 글로벌 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이 운동의 화두는 탄소중립(carbon neutrality)이다. 인간의 활동에 의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대한 줄이고 남은 온실가스는 산림 등으로 흡수하거나 제거함으로써 실질적인 배출량을 제로(zero)로 만들려는 노력이다.

이러한 글로벌 탄소중립운동과 기후변화 등을 대비해 국내 낙농산업에서도 기존 체계의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그렇지 않아도 낙농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터라서 낙농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대비를 서둘러야한다는 뜻이다. 
   

홀스타인(Holstein)종 위주의 국내 낙농업은 특히 여름철 혹서기에 젖소의 원유생산량 저하가 심하다. 게다가 원유가격 산정체계에서 단백질을 비롯한 유성분 함량이 증가할수록 인센티브(incentive)가 올라가므로 홀스타인종을 대체할 품종에 대한 다변화 전략을 고려해 볼만하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여러 국가에서는 저지(Jersey)종 사육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일본의 홀스타인 사육두수는 2018년 현재 162만3000마리인 반면 저지종은 1만3500마리다. 뉴질랜드의 경우 2018년 젖소 총사육두수는 499만 마리이고, 이 중 홀스타인×저지종의 교잡우가 약 239만 마리로서 가장 많은 47.8%를 차지하고 있다. 통상 저지종의 산유량은 홀스타인 대비 약 70%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총유고형분 함량과 유지율, 유단백질은 홀스타인유 보다 각각 19%, 15%, 18% 정도나 높다. 그러므로 음용유보다는 치즈와 같은 가공유제품용으로 적합하다. 사료섭취량도 저지종이 홀스타인종보다 9%~19.7% 낮다. 
 

저지종은 홀스타인보다 열스트레스(heat stress)에 덜 민감해 높은 온습도지수에서 산유량 저하속도가 낮다. 조사료 섭취능도 저지종이 홀스타인 보다 높기때문에 TMR사료 보다는 방목지나 조사료 품질이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하기에 적합하다고 할 수 있다. 
 

저지종의 분뇨 배설량은 홀스타인 대비 65~73%이고, 질소 배설량도 71% 정도로 나타났다. 캐나다 저지협회와 궬프대학(Guelph)에서 90kg 쿼터유량 기준으로 경제성 분석을 실시한 결과, 유대 수입과 조수입은 홀스타인이 저지종 보다 많았지만, 조수입 대비 순소득은 저지종이 32%, 홀스타인이 26%로서 저지종이 더 높았다. 
 

과거 일본은 낙농산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저지종 젖소의 생산특성과 사육기반 조사를 통한 경제성 분석을 실시했고 지역낙농조합을 중심으로 저지우유를 활용한 유제품 개발에 주력해 저지유 요구르트, 카망베르(Camembert) 치즈 등을 판매함으로써 조합의 수입을 올린 바 있다. 
 

이러한 해외 낙농업계 최근 동향과 국내 여건에 맞는 사육방식과 산업화 가능성뿐만 아니라 국산 유제품의 차별화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저지종을 방목사육을 하면 사사(舍飼)방식 보다 산유량이 감소하는 측면이 있으나 사료비의 절감, 도태 마릿수 감소뿐만 아니라 높은 번식률, 낮은 열스트레스, 낮은 분뇨배출량·유방염 감염율 측면에서 홀스타인종보다 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지탱하는 대체 젖소품종으로서 저지종 사육을 고려할 시점이 되었다고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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