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 성큼…재생 에너지 활용 높이고, 기술 수준 향상과 정책 실행력 높여야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수축산신문·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가 2도 상승할 경우 기후변화로 인한 위험이 크게 늘어나며,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전 지구적인 2050년 탄소중립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IPCC 지구온난화 1.5℃ 특별보고서)

 농업분야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푸르메 소셜팜 여주’내 온실에서 태양열·지열을 이용해 토마토를 재배하는 모습.
 농업분야에도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개발이 한창이다. 사진은 ‘푸르메 소셜팜 여주’내 온실에서 태양열·지열을 이용해 토마토를 재배하는 모습.

탄소중립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움직임을 넘어 전 세계 경제 질서와 산업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국제사회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미 2015년 파리협정 이후 탄소중립을 선언·지지한 국가만도 지난 9월 기준 전 세계 134개국에 달한다.
 

2050탄소중립위원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온실가스 총배출량은 2018년 기준 세계 11위로 추정된다. OECD 국가중 5위에 해당한다.
 

이에 우리나라도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와 ‘2030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정부안을 확정하고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40% 감축,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목표로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온실가스 배출은 대부분 에너지 부문에서 발생하고 있어 에너지 부문의 탄소중립이 중요시 되고 있다. 이에 농업분야에서도 전 지구적 기후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에너지 전환에 주도적으로 참여, 탄소중립 실현에 기여할 수 있는 농업에 특화된 연구개발(R&D)이 필요시 되고 있다. 

 

# 농업부문 온실가스 배출, 에너지부문 4.4%·비에너지부문 95.6%
 

탄소의 실질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중립은 이 땅에서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먹거리를 확보하는 데 필연적인 과제가 됐다.
 

2020 국가 온실가스 인벤토리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7억276만CO2eq로 에너지부문이 86.9%, 비에너지 부문이 13.1%를 차지하고 있다. 이중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배출량의 3% 정도 수준인 2218만7000톤CO2eq로 에너지 부문이 4.5%, 비에너지 부문이 95.5%로 국가 전체 배출량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력 공급체계를 화석연료 발전 중심에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을 부문별 전략으로 제시하고 있다.

 

# 농업의 획기적인 전환과 연계한 기술개발 중요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발표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따르면 농수산 분야는 2018년 배출량 대비 27.1%를 줄여야 한다. 비록 국가 전체 감축 목표인 40%와 비교하면 작을 수도 있지만 2050년 농축수산 분야 감축목표와 비교하면 72% 수준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의 농업기술 수준으로는 온실가스 감축에 한계가 있고 영농현장에서의 수용성도 낮아 감축 실행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새로운 농업기술의 개발과 적용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농업 전문가들의 견해다. 농정과 농업의 획기적인 전환과 연계한 기술 수준 향상과 함께 정책적인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 따르면 2016년 7%였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30년까지 20%로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규 발전 설비 용량의 95% 이상을 태양광, 풍력 등 청정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다.
 

따라서 농업분야에 있어서도 농산업 현장의 친환경 재생에너지 활용을 높이고, 화석연료에 의한 환경 부하를 줄이는 에너지 생산․소비시스템 구축과 농산업 현장과 연계된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패키지 모델 기술개발이 필요시 되고 있다.
 

또한 지역에서 희망하는 작물의 재배환경과 논, 밭, 시설재배 등 재배형태별로 토양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작물별 최적의 영농형 태양광 모듈 개발과 표준설계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농업에너지 기술개발 활발
 

이에 정부는 태양열, 지열 등의 농업에너지 공급시스템에서 발생되는 미활용 열이나 폐열의 전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업용 열이나 전기에너지로의 활용률을 높이는 기술과 에너지 사용량을 저감시키는 기술개발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여기에 농작물 재배지 상부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작물 생장과 함께 태양광 발전을 하는 형태로, 농산물과 전기를 병행 생산해 태양에너지를 작물의 생육뿐만 아니라 태양광 발전에 함께 활용하는 영농형 태양광 기술에 대한 연구도 한창이다.
 

이와 관련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태양열·지열 등 열에너지저장(계간축열, TTES),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태양열 집열 효율 최적화, 고효율 지열 히트펌프 시스템 최적화, 영농형 태양광 표준모델 개발, 목질계 바이오매스를 활용한 기술 개발 등을 중심으로 연구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현 R&D 우수 사례] 원예시설 공조를 위한 태양열·지열 융복합 시스템 

 

2016년 농림어업분야의 에너지소비는 332만toe(석유환산톤)로 국내 에너지소비의 1.5%를 차지하고 있으나, 국제사회의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농업분야에서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특히 시설원예 농가의 경영비 중 난방비가 30% 가량을 차지하고 있고 기존의 석유보일러나 전기보일러를 활용하는 방식은 열생산 효율이 낮고 탄소배출량도 많기 때문에 높은 효율의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최근 해외에서도 온실에서의 신재생에너지 이용 사례가 증대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예로 에너지 사용량이 적은 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남은 태양열, 지열을 축열 탱크에 보관, 겨울철과 같이 에너지가 부족할 때 이용하는 ‘계간축열식 태양열 시스템’을 이용한 경우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국내 태양광·열 시스템과 다양한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의 선도기업인 장한기술(주)(대표 유해성)과 온실 구조·환경설비와 에너지 저감기술을 오랜기간 연구해온 경북대(이현우 교수)와 함께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2년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지원하는 농업에너지자립형산업모델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원예시설의 공조를 위한 태양열·지열 융복합 에너지 생산·저장·관리 및 실증모델 구축’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재 경기 여주시 오학동에 위치한 ‘푸르메 소셜팜’<사진> 실증 단지내 3300㎡(1000평) 규모 토마토 시설원예를 대상으로 난방부하 80%와 냉방부하 50% 이상을 담당할 수 있는 계간축열식 태양열·지열원 히트펌프 적용 재생에너지 융복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증운전을 진행중이다.
 

실증은 계간축열조태양열 설비를 기반으로 하고 지열원 히트펌프를 보조열원으로 활용하는 난방 시스템과 지열원 및 공기열원(or 냉각탑)을 이용한 히트펌프를 활용하는 냉방 시스템에 대한 적용성을 실증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와 관련 푸르메 소셜팜은 지난해부터 구축을 시작해 지난 6월부터 시설원예에 냉방을, 지난달부터는 난방을 공급하며 이달 중 준공을 앞두고 있다.


  [연구자가 말하는 R&D] 김민휘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선임연구원
 

 

“신재생에너지 복합에너지시스템은 태양열 집열기와 태양광·열 집열기를 활용해 열과 전기를 동시에 생산하고 계절간 수급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한 계간축열조를 활용, 계절간 축열을 통한 난방공급 시스템의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 석유보일러나 전기보일러를 이용하는 방식에 비해서 매우 높은 에너지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태양광·열 시스템은 열 뿐만 아니라 전기 생산을 통해 농가의 전력 에너지 자립률도 높일 수 있으며,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도 필요한 기술이다.
 

내년에는 본격적인 운전을 통해 시설원예의 열공급과 기존 설비대비 에너지 절감효과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통합에너지 시스템 보급모델을 개발,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시스템 보급도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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