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최근 우리는 요소수 대란을 겪었다. 중국에서 요소수 수출을 통제하자 당장 물류대란을 우려하는 지경에 놓였었다. 다행스럽게도 요소수 문제는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농업용 요소 수급 문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물론 판매 가격을 2배 가량 올린다면 문제가 될 일이 아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투입자재의 비용이 갑자기 2배나 껑충 뛰는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이는 적지 않다. 비료가격이 2배가 됐다고, 농산물 가격을 2배 올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요소뿐만이 아니다. 작물보호제(농약)도 문제다. 국제 공급망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제초제의 주요 원제인 글루포시네이트와 글라이포세이트 국제 가격이 하루가 다르게 치솟고 있다.

문제는 비단 가격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 국제 글라이포세이트 가격은 지난해 대비 3배 가량 오른 상태지만 물량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으로 전해지고 있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를 것으로 전망돼 거래가 쉽지 않은 것이다.

요소수나 비료, 농약만으로도 우리는 위기감을 느낀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마스크 대란을 떠올려보자. 지금은 1500원 가량이면 구할 수 있는 마스크 가격은 수배가 뛰었고, 적정가격이 아니라는 불만이 터져나오는 상황에서도 한 켠에서는 사재기 광풍이 불기도 했다.

요소수나 비료, 농약, 마스크 보다도 직접적인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당장 오늘 먹을 쌀이 없는 경우를 떠올려보자. 현재 쌀 자급률은 100%를 넘어서니 실감이 안 날 수 있겠지만 어느 날 전쟁이나 이상기후에 따른 대흉작 등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가정이다. 온라인 배송은 기다릴 여유가 없을 것이다. 주문을 해도 판매자의 사유로 판매가 취소되기 일쑤일 것이다. 급한 마음에 마트로 달려갔지만 이미 재고는 없다. 실제 최근 중국에서는 대만과의 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쌀 사재기로 큰 혼란이 야기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이 닥친다면 요소수나 마스크 때와 마찬가지로 정부가 나서지 않는 이상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먹거리 안보에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것이다. 우리는 ‘건강이나 생명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말을 자주 듣지만 정작 이를 유지시켜줄 먹거리와 농업에 대한 관심은 많지 않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이라는 말은 농업인이나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이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생명과 관련된 중요한 과제인 것이다. 

기후위기 등 불확실성이 커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건강한 삶, 우리의 자녀도 행복하게 뛰어놀 수 있는 미래를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농업과 농촌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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