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농업, 미래농업 대안…농업·농촌 직면한 구조적 한계 극복 기대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4차 산업혁명과 빈번한 이상기후 등에 대응해 스마트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식물공장에서 육묘를 생산하는 모습.
4차 산업혁명과 빈번한 이상기후 등에 대응해 스마트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식물공장에서 육묘를 생산하는 모습.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하면서 농업도 전통적인 영농에서 벗어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한 ‘스마트 농업’이 미래농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농업 인구와 재배면적 감소, 고령화 심화, 에너지·노동력 부족과 가격 상승, 기후변화로 인한 농산물의 품질 저하 등으로 농업의 지속가능성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 직면하면서 스마트 농업에 대한 관심과 함께 농업기술의 발전도 요구되고 있다.

 

# ‘스마트 농업’을 통한 농업·농촌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 극복 기대
 

스마트 농업과 관련한 산업 기술로는 스마트팜(지능형농장), 식물공장, 지능형 농작업기 등이 있다. 이중 가장 관심도가 높고 활발한 연구개발(R&D)이 이뤄지는 분야가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은 각종 센서 기술을 이용해 농축산물의 생장, 생육 단계부터 온도, 습도, CO2(이산화탄소) 등의 정보 관리에 기초해 최적의 환경을 조성하고 병충해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스마트 농업생산 시스템을 의미한다.
 

이와 관련 정부는 2017년부터 스마트팜 확산을 혁신성장의 핵심 선도사업으로 선정, 2018년 4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스마트팜 확산방안’을 마련하는 등 국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우리 농업·농촌이 직면한 구조적 한계를 근원적으로 극복해 농산업의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개발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스마트팜을 기술 적용 세대(단계)별로 구분하면 1세대 원격 제어, 2세대 생육 데이터 기반 자동제어, 3세대 AI·빅데이터·로봇 기반의 완전 무인·자동화 스마트팜으로 나눠진다.
 

통신기술을 핵심기술로 원격 시설제어를 통해 영농의 편의성을 향상시키는 게 1세대 스마트팜이라면, 2세대 스마트팜은 통신기술에 빅데이터와 AI 기술이 융합된 정밀한 생육관리로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스마트팜이다. 마지막 3세대 스마트팜은 2세대 기술에 로봇기술이 더해져 전주기 지능·자동관리로 누구나 고생산·고품질의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해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향상시키는 차세대 스타트팜이라 할 수 있다.

 

# 향후 7년간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 추진, 스마트팜 고도화에 나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의 ‘2020년 기술수준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팜 관련 기술수준은 최고 수준인 EU 대비 70.0% 수준이다. 미국 92%, 일본 82%와도 격차가 있다.
 

따라서 정부는 다양한 R&D 지원을 통해 기술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스마트팜과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존 스마트팜 관련 R&D 지원을 통해 단순 편의성 향상 위주의 1세대 스마트팜은 일정 수준 정착됐다는 판단이다. 이에 2세대 스마트팜의 실증·고도화와 3세대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스마트팜 보급·확산에 기여하고자 올해부터 2027년까지 7개년간 국고로만 총 3333억 원을 투입하는 ‘스마트팜다부처패키지혁신기술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사업은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시너지 창출을 위해 협업으로 진행하는 대규모 스마트팜 연구개발사업으로 원활한 사업 수행을 위해 올해 ‘스마트팜연구개발사업단’이 설립·운영되고 있다.
 

사업 첫해인 올해는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첨단 융·복합기술 기반의 케이-팜(K-Farm) 모델을 구현하고자 스마트팜 실증·고도화 연구사업과 차세대 융합·원천기술 연구사업 등 2개 분야에 48개의 R&D 과제를 선정·지원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 같은 스마트팜 기술개발·확산을 통해 기존 일반 시설원예 농가 대비 농업생산성 향상을 통한 농가소득 증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더불어 무인자동화·로봇기술 등을 활용시 단위면적당 노동시간, 노동인력 투입 등의 절감 효과도 있어 농업현장이 직면한 위기해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특히 스마트 농업 R&D 영역을 노지로까지 확대하기로 하고 단기적으로는 파종부터 수확·출하까지 전주기 데이터의 수집·가공·분석·활용체계를 확립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농식품부와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은 스마트팜 연구개발 사업 전 과정의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축적·관리·공유할 수 있는 ‘스마트팜 R&D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 지난달 12일부터 서비스 중이다.
 

김종구 농식품부 농업생명정책관은 “데이터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데이터의 생산단계부터 분석까지 연구 현장의 문제 해결을 위한 상담 지원과 등록 데이터의 품질 향상을 위해 지속해서 관리할 예정”이라며 “농업의 생산성, 수익성,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팜 R&D 사업성과가 민간에 공유·확산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 농업 R&D 우수 사례] 
- ‘인공광 이용 고효율 육묘생산시스템 표준모듈 개발·실증’

 

‘육묘’란 종자의 파종에서부터 정식에 이르기까지 일정 기간 동안 정식에 가장 적합한 묘를 키워내는 과정이다. 농작물 생산의 첫 단계로 정식 후 작물 생산의 성패를 좌우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육묘시장 규모는 2013년 2420억 원에서 2015년 3881억 원으로 크게 늘었으며 내년에는 45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육묘재배 면적 역시 2009년 110ha에서 2018년 334ha로 3배 이상 늘었다.
 

농업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육묘시장의 확대에 대해 종자의 발아율 상승, 종자 소요량 감소, 시설 내 집약관리를 통한 작물 생육의 균일성 유지와 수량성 증대 등 육묘 이용의 장점 때문에 상당수의 시설원예농가가 육묘장의 묘를 이용하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최근 국내 채소 육묘 산업은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 기후, 병해충 발생, 농가의 정식 지연, 접목 작업 인력의 안정적인 수급 불안 등으로 양질의 우량묘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비록 국내에서도 온실, 식물공장 등 시설원예 분야에서 작물생육단계별 최적 환경제어·자동화 기술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 육묘업체 자동화는 파종을 제외한 다른 공정에서는 미흡한 단계다.
 

이에 경북대(김성겸 교수)와 국립원예특작과학원(안세웅 현 한국농수산대 교수), 한국과기산업 연구진은 농식품부가 지원하는 ‘1세대 스마트 플랜트팜 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해와 올해 ‘인공광 이용 고효율 육묘생산시스템 표준모듈 개발·실증’ 연구를 추진, 광·온도·관수 등 인공적으로 제어가 가능한 식물공장형육묘시스템을 개발하고 현장 실증을 통해 성능 검증을 완료했다.
 

식물공장형육묘시스템은 양액재배 기술을 중심으로 컴퓨터에 의한 환경제어기술, 자동화 기술, 에너지 공급 기술 등을 적용, 고도의 환경제어를 통해 모종을 계획적이고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공장형 생산시스템을 말한다.
 

실제 고추, 토마토, 수박, 오이 품목을 대상으로 현장 실증 결과 시스템 내부에서 실시간으로 온·습도 등 복합환경조절이 가능하게 돼 접수·대목 생산 기간이 관행 대비 10∼30% 감소하고 육묘장 공간 이용도는 10∼30%, 모종 생산량은 25~35% 증대돼 균일한 품질의 접목묘 생산뿐만 아니라 관행대배 503~630%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됐다.


[연구자가 말하는 R&D] 김성겸 경북대 원예과학과 교수

 

“공정육묘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지만, 최근 이상기상 발생으로 매년 고품질의 규격화된 우량묘를 안정적으로 생산하는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식물공장형육묘시스템이 국내 육묘장에 보급되면 불량한 기상환경 과 작업 조건 등에 대응해 병해충 발생이 적고 규격화된 접수와 대목의 안정적 생산이 가능해 져 관행 대비 충분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 디지털농업 추진 정책방향에 있어 계획 예측 모종 생산이 가능한 식물공장육묘시스템을 전국 공정육묘장에 보급하는 것이 시급한 만큼 이 시스템의 운영·생산관리매뉴얼을 전국 공정 육묘장에 지속적으로 보급·확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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