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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하고 투명한 돼지고기 유통시장 조성을 위해 도입한 돼지고기 이력제가 2014년 전면 도입된 이후 8년차를 맞고 있다. 그동안 제도도입 취지와 달리 이력제 운영에 따른 비용 문제와 불필요한 많은 정보 표시로 인한 지육의 과다 손실 문제, 자동표시기의 잦은 고장, 행정비용 증가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노출돼 왔다.

실제 지인배 동국대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가 최근 한국축산물처리협회의 의뢰로 연구 조사한 ‘돼지고기 이력제 현황조사 분석과 문제 개선방안 연구’에 따르면 전국 38개 도축장의 돼지고기 이력제 운영 현황을 조사한 결과 각 도축장들은 이력번호 자동표시기 잦은 고장 등으로 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도축장들은 연간 평균 11.1회의 고장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손으로 도체번호를 별도 표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는 상태다. 더 큰 문제는 자동표시기 설치와 서비스 업체가 전국에 한 곳에 불과해 제대로 된 A/S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 이력번호가 복잡해 사실상 이력추적이 불가능 상황이다. 실제 소비자가 이력번호를 조회할 경우 16개 농장에서 출하된 돼지에서 유래된 돼지고기가 조회된다. 이는 여러 농장에서 출하된 돼지가 함께 도축되고 가공장에서도 혼합돼 작업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이력제 시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서는 도축단계에서 돼지의 농장식별번호가 포함된 이력번호를 도체에 표시하는 대신에 이를 모두 확인할 수 있는 6~7자리의 도축번호를 해당 도체에 표시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 자동표시기 업체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신규공급처와 유지보수업체를 확보하는 방안도 논의돼야 할 것이다.

돼지고기 이력제는 이미 선진국에서도 도입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신뢰 제고와 투명한 유통구조 확립차원에서 하루 속히 안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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