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축질병 대응…신속진단·동식물 자원 호라용한 동물의약품 개발 집중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식물로부터 유래된 그린 백신이 미래 유망기술로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이 개발, 상용화까지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식물로부터 유래된 그린 백신이 미래 유망기술로 각광 받고 있는 가운데 세계 최초로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이 개발, 상용화까지 성공해 주목받고 있다.

국내 축산에서 가축질병은 생산성을 저하시키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특히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이어 구제역(FMD)에 아프리카돼지열병(ASF)까지 겹치면서 축산농가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축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이 같은 재난형 가축질병에 대한 신속하고 효율적인 대응이 필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연구개발(R&D)이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지고 있다.

 

# 가축질병 발생위험 증가로 방역관리 역량 강화
 

지난해와 올해는 가금류와 돼지 농장에서 AI와 ASF가 발생해 축산농가와 방역당국을 긴장하게 했다. 특히 주변국의 발생상황이나 야생조류와 야생멧돼지의 오염도가 높은 상황이어서 농장 발생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신속한 방역과 농장간 전파 차단을 위한 조치가 필요시 되고 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가축전염병 발생에 대비해 지난 9월 ’가축전염병 특별방역대책‘을 수립, 10월부터 내년 2월까지 5개월간을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정해 가축전염병 방역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ASF의 경우 야생멧돼지 ASF 검출지역이 확산됨에 따라 감염된 야생멧돼지의 확산을 방지하고 농장 차단방역 강화와 오염원 전파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AI 역시 오염원을 조기에 발견·통제·소독하고 농장·축산시설의 차단방역 강화와 함께 사전예방과 효율성 중심으로 관리체계를 개선했다.
 

FMD는 백신 접종관리와 방역 취약요인을 철저히 관리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전국 소·염소를 대상으로 지난 10월부터 일제접종을 실시하고, 돼지는 접경지역 등 위험지역을 중심으로 9월부터 보강 접종을 실시했다. 또한 농가의 백신 접종여부 확인을 위해 접종 1개월 후부터 전국 소·염소에 대한 백신 항체검사를 실시하고, 백신 비축량을 평소 2개월분에서 3~4개월분으로 확대하는 등 혹시 모를 구제역 발생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
 

이밖에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소 브루셀라병, 돼지유행성설사병, 등 돼지소모성 질환 등으로부터 축산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방역활동과 연구개발도 한창이다.

 

# 가축질병 사전·조기 차단 위한 방역기술 중요성 UP
 

가축질병 방역은 크게 동·축산물의 수출입으로 인한 가축전염병·인수공통전염병의 국가 간 전파와 확산을 방지하고 수입 축산물·축산식품의 안전한 공급을 위해 시행하는 ‘국경검역’과 가축전염병 발생을 사전에 예방하고 발생시 신속한 조치로 농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국내 방역’, 마지막으로 가축질병을 신속하게 진단할 수 있는 예방기술을 개발하는 ‘방역기술개발연구’ 분야로 나눌 수 있다.
 

특히 세계무역기구(WTO) 체제 출범 이후 국제교역 증가와 기후변화의 영향 등으로 가축질병 발생 위험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에 상재한 질병이 발생하거나 해외 악성 가축전염병이 유입될 경우 조기에 검색하고 전파·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방역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하다.
 

이에 농식품부는 2012년부터 ‘가축질병대응 R&D’를 진행하고 있다. 질병대응 전주기 지원과 동물용의약품 개발 지원을 목표로 추진 중인 가축질병대응 R&D는 재난형 가축질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예방, 검역, 진단, 방역, 확산방지는 물론 사후관리까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사회적 시급성과 국민적 수요가 높은 사안을 해소하고자 민간 중심의 조기 사업화를 위해 주로 질병 신속진단, 예방, 소독, 방역·백신개발, 가축질병 억제제 개발, 질병예방·예찰 기술, 동식물 자원을 활용한 동물의약품 개발 등에 집중 지원되고 있다.
 

더불어 가축질병 대응체계에 부합하는 기술개발 연구도 한창이다. 동물용 의약품 개발을 통해 국가적 기술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진단키트나 백신 개발 등 동물용의약품 산업의 기술적 강화와 사업화를 위한 지원도 펼치고 있다.

[가축질병대응 R&D 사례]
- 바이오앱 세계 최초, 식물유래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 상용화

 

돼지열병은 1종 법정가축 전염병 중 하나로 바이러스의 전파나 감염 시 폐사율이 높아 자칫 막대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식물 생명 공학 기술을 활용한 원-헬스(One-health) 글로벌 바이오제약 회사인 ㈜바이오앱은 (재)포항산업과학연구원, 농림축산검역본부, ㈜코미팜, 부산가톨릭대학산학협력단과 공동으로 농식품부의 ‘가축질병대응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돼지열병 그린 마커백신 개발 및 상용화 기술 개발’을 추진했다.
 

그린 백신은 항원 유전자를 삽입한 식물에서 생산하는 재조합 단백질 백신으로, ‘식물 백신’이라 칭하기도 한다. 식물세포에는 동물성 바이러스나 인체를 위협할 수 있는 병원균 오염 염려가 없어 최근 식물을 이용한 그린 백신 생산이 미래사회 안전을 지켜줄 유망기술로 각광 받고 있다.
 

여기에 그린 백신은 식물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존의 박테리아나 동물세포를 배양하는 방식에 비해 생산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으며, 생산 시 바이러스를 다루지 않아 전염성이 높은 질병에 대한 백신 생산 시 바이러스 유출 위험도 적다.
 

바이오앱은 2015년부터 2018년 3개년 간 이뤄진 이번 연구프로젝트를 통해 안전하고 경제적인 식물유래의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데 성공했다.
 

앞서 2006년 미국 농무부(USDA)에서 식물세포배양 기반 닭 뉴케슬병 백신이 허가를 받은 바가 있지만 시장 출시에 실패한 바 있으며, 이후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몇 종류의 백신이 임상을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허가를 받고 시장에 출시된 백신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하지만 식물유래의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은 2019년 세계 최초로 백신품목허가를 받았으며, 그 공로로 ‘제22회 농림축산식품과학기술대상’ 시상식에서 산업포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또한 지난해와 올해 돼지열병 마커백신 실증사업을 제주도에서 수행, 지난 3일 제주지방조달청으로부터 백신 납품 요구를 받아 납품 예정이다.
 

백신 수출을 위한 준비도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올해 캐나다 기업과 캐나다, 미국, 멕시코, 아르헨티나, 브라질 등 남북미 5개국을 대상으로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에는 미국 USDA 등록작업도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수출용 백신 생산 공장을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에 건설하고 해외유통도 글로벌 유통전문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맡아 진행하기로 했다.

 

[연구자가 말하는 R&D] 손은주 ㈜바이오앱 대표이사

“그린 백신은 친환경적이고 전파염려가 없고 감염항체와 백신항체 감별이 가능하고 부작용이 매우 적다. 특히 식물 기반 돼지열병 그린마커 백신의 상용화는 전 세계에서 최초로 식물 플랫폼 기반 백신이 시장에 출시되는 역사적인 사건이기도 하다.
 

앞으로 그린백신 R&D 지원이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백신으로 축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
 

바이오앱도 식품 플랫폼만이 할 수 있는 특징과 장점을 최대한 활용, 혁신적인 의약품을 만드는 바이오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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