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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했던 대로 올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8일 충북 음성 메추리 농장에서 고병원성AI가 발생된 이후 14일 현재까지 총 11건이 발생했다. 이 중 오리농장 발생건수는 6건에 달한다. 오리 농장에서 고병원성A가 주로 발생하고 있는 이유는 방역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AI에 감염돼도 임상증상이 미미해 조기 발견이 잘 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리는 사실 비닐하우스형 가설건축물에서도 비교적 잘 크기 때문에 대다수 농가들은 가설 건축물 형태로 건축하거나 기존 경종시설을 개조해 사육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오리협회에서 실시한 ‘전국 오리농가 전수조사 연구용역 결과’ 전체의 76.3%가 비닐하우스형 가설건축물에서 오리를 사육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상당수의 오리 축사가 가설건축물이다 보니 방역에 취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이에 따라 방역시설이 제대로 갖춰진 시설현대화가 하루속히 이뤄져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축사시설현대화사업의 보조지원이 폐지된데다 농가들의 경우도 최근 입식 및 출하 제한, 겨울철 사육 제한 등 강화된 방역 조치 등으로 소득이 감소하면서 시설 현대화는 요원한 상태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열악한 오리농장의 사육 시설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고병원성AI 차단은 사실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5년간 오리 농가 사육 제한 보상금으로 지출한 정부 예산은 350억원에 달한다. 또 올해 정부는 고병원성AI발생으로 계란 가격이 급등하자, 막대한 정부 예산을 투입, 계란을 수입했다. 홍문표 의원(국민의 힘, 예산·홍성)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1500억 원 예산으로 3억8538만 개의 계란을 수입했으며 이를 476억 원에 되팔아 총 1023억 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예산을 축사시설현대화 예산으로 사용했다면 AI에 차단에 더 큰 성과를 냈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고병원성AI 근절을 위해 오리 축사 시설 개선을 위한 전략적인 투자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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