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빠른배송 앞세운 온라인 식품 구매 늘었다
식품 구입시 '맛' 가장 중요
가격 고려한 소비자도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가계경제 영향

[농수축산신문=박현렬 기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가계경제 위축으로 식품 구매시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올해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가계경제 위축으로 식품 구매시 가격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소비자가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2년 차인 올해 국내 소비자들은 식품 구입·소비 시 어떤 부분을 가장 고려했을까? 지난해의 경우 집에서 직접 음식을 조리해 먹는 가구가 많았는데 올해도 비슷했을까?

이 같은 식품소비행태 변화를 구체적으로 파악해 식품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하고 식품 정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매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지난 14일 온라인으로 개최된 2021년 식품소비행태조사 결과발표대회를 통해 변화한 소비자들의 식품소비 패턴을 살펴봤다. <편집자 주>

# 식품 구입 시 맛, 품질, 가격 가장 많이 고려

조사표본 3318가구, 성인 6355명, 청소년 606명은 식품 구입 시 맛과 품질, 가격을 가장 많이 고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쌀 구입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기준으로 응답 가구의 31.1%가 맛, 26.2%는 품질, 24.2%는 가격을 꼽았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가격이 3.9%포인트, 맛은 0.6%포인트 상승한 반면 품질은 0.3%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쌀의 품질을 어느 정도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가격을 고려한 소비자가 지난해보다 많아진 것이다.

채소류는 품질이 지난해 35% 대비 6%포인트 하락한 29%, 맛은 0.9%포인트 상승한 28.4%, 가격은 3.1%포인트 상승한 17.7%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인력난, 이상기후 등에 따른 작황 저조에 따라 일부 채소류 가격이 상승하면서 소비자들이 지난해보다 가격 비중을 높인 것으로 파악된다.

과일류는 맛이 40.8%로 지난해보다 1%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품질은 1%포인트 하락한 22.8%를 보였다. 채소와 마찬가지로 과일도 가격을 고려한 소비자들의 비율이 지난해 15.1%에서 올해 18.6%로 3.5%포인트나 상승했다.

육류 구입 시 맛은 34.5%, 품질 29.6%, 가격은 15.1%가 중요하게 생각했으며 맛과 품질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지난해보다 소폭 늘어난 반면 가격이라고 답한 가구는 4.5%포인트나 증가했다.

김상효 농경연 연구위원은 “올해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코로나19 장기화로 가계경제가 좋지 않아 식품 구입 시 가격을 더 많이 본 것 같다”며 “농축수산물의 경우 소비지 이동 전까지 안전과 품질에 대한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지기 때문에 품질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진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한편 오프라인에서 식품의 주 구입 장소는 대형할인점(이마트, 하나로클럽,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이 전체의 36.1%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집에서 가까운 동네 슈퍼마켓에서 식품을 구매한다는 가구가 34.2%를 나타내며 1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일정기간 동안 섭취할 식품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대형할인점이 2019년에 이어 1위에 등극했다. 

# 전체 식품비 중 온라인 구매비중 27.1%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하지 않는다는 가구는 2017년 69.8%에서 올해 39.3%로 크게 줄었지만 일주일에 1회 이상 온라인으로 식품을 구입한다는 가구는 2017년 1.8%에서 15.7%까지 늘어났다. 전체 식품비 중 온라인 구매 식품비 비중은 2019년 20.4%에서 올해 27.1%로 증가했다.

컴퓨터를 이용한 인터넷 주문은 2017년 38.3%에서 올해 11.3%로 크게 감소한 반면 스마트폰이나 태플릿PC를 이용한 모바일 주문은 2017년 61.4%에서 88.7%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온라인 식품구입 채널은 G마켓, 쿠팡 등 온라인 종합쇼핑몰이 전체 71.1%를 차지하며 강세를 보였다. 마켓컬리, 헬로네이처 등 식품만 판매하는 식품 전문몰은 11.7%로 나타났다. 이마트몰, 롯데마트몰, e-하나로마트 등 대형 할인점 온라인 매장은 2019년 전체 30.7%를 차지했지만 올해 14.5%까지 하락했다. 대형 할인점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던 고객들이 온라인 종합 쇼핑몰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유기농 전문점, 초록마을, 한살림 등의 친환경 전문점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가구 비율은 2019년 2.82%에서 올해 1%까지 줄었다.

대형할인점 온라인 매장보다 온라인 종합쇼핑몰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가격이 더 저렴해서’, ‘배송이 빨라서’였으며 대형할인점 온라인 매장을 이용하는 가구는 ‘품질이 좋아서’, ‘장보기 쉽고 편리해서’, ‘식료품 이외의 다른 상품도 같이 구입할 수 있어서’라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구입해 본 적이 있는 식품은 가공식품, 물, 가정간편식(HMR), 건강기능식품, 곡류, 과일, 채소 순이었다.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하는 이유로는 ‘배달해주기 때문에(29%)’, ‘가격이 저렴하니까(25%)’, ‘품질이 좋아서(17%)’, ‘다양하고 특별한 식품을 구입할 수 있어서(14%)’ 순이었다. 반면 온라인에서 식품을 구입하지 않는 이유는 27%가 품질 안전을 믿을 수 없어서,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이 어려워서(25%), 상품에 대한 충분한 정보획득이 어려워서(13%)를 꼽았다.

온라인 식품 구입 시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배송의 정확성과 신속성, 가격, 판촉행사와 쿠폰 증정, 평점·상품명, 홈페이지·어플리케이션 구성, 결제시스템 순이었다.

한편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관심은 68.5%가 ‘보통·변함없다’를 꼽았으며 26.1%가 ‘증가한 편’, 2.3%는 ‘매우 증가한 편’이라고 답했다. 
 
# 외식비용 지난해보다 감소... 5인 이상 가구 감소폭 가장 커

올해 주구입자의 한 달 외식비용은 11만433원으로 지난해 11만8066원 대비 7634원 감소했다. 가구원수별 외식비용은 1인 가구의 외식비용이 지난해보다 1만430원, 5인 이상 가구는 6만 원 이상 감소했다. 4인 이상 모임 금지 등의 영향에 따라 5인 이상 가구의 외식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1인 가구의 외식비용은 30대 이하가 2984원 감소한 반면 60대 이상은 1만531원, 40~50대는 1만8320원이나 줄었다. 1회 평균 외식비용은 지난해 4만2849원보다 4164원 증가한 4만7013원으로 나타났다. 외식을 덜 하지만 할 경우 이전보다 조금 더 고급스러운 곳을 찾는 것이다. 

코로나19 전 대비 대체로 외식 횟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주 구입자 비중은 60%를 차지했으며 코로나19 1차 유행 이후 대비 외식횟수가 줄었다고 응답한 비중은 50%를 보였다. 

지난해 외식빈도를 묻는 질문에는 주 1일이 28.3%, 2주일에 1일 22.8%, 한 달에 1일 22.8% 등 응답 비중이 골고루 분포됐으나 올해는 2주일에 1일이 35.4%, 한 달에 1일이 31.2%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의 경우 1인 가구의 주 2~3일 외식빈도 비중이 30.1%로 가장 높았으나 올해는 2주일에 1일이 24.9%를 차지하며 주 1일 21.6%보다 높았다.

지난해 4인 가구, 5인 이상 가구의 외식빈도는 2주일 1일이 각각 34.8%, 37%로 가장 높았으나 올해는 한 달에 1일이 39.7%, 64.1%로 나타났다.

외식을 할 경우 주로 찾는 음식점에 대해서는 한식 육류요리 전문점의 응답비율이 지난해 32.5%에서 35.1%, 양식점도 3.6%에서 5.1%로 증가한 반면 분식점·김밥 전문점, 치킨전문점, 피자·햄버거·샌드위치 전문점이라고 답한 비율은 감소했다.

외식을 할 경우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음식점을 이용하는 경향이 높아진 것이다. 가구 구성원과 외식을 하는 이유로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 위해서가 지난해 13.2%에서 17.9%로 크게 증가했다. 맛있는 음식을 즐기기 위해서가 지난해 60.8%보다 소폭 하락한 56.7%, 식사준비가 귀찮아서는 지난해 10.5%보다 증가한 14.7%를 보였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가정 내 배달음식 섭취횟수가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중은 41%였으며 가정 내 포장구매 음식 섭취횟수가 증가했다는 응답도 27%로 나타났다.

가정 내 주 구입자의 배달, 포장구매 이용빈도는 2주일에 1일 비중이 가장 높았으며 청소년은 주구입자, 성인들에 비해 배달, 포장구매를 자주 이용했다.

홍연아 농경연 부연구위원은 “응답 가구들의 코로나19 종식 이후 음식점 이용 예상 조사결과 5점 만점에 2.94점으로 배달음식 3.21점, 포장구매 3.09점보다 낮았다”며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배달음식, 포장구매가 이전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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