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최근 축산과 관련해 열린 한 세미나에서 모 대학교수는 “환경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식품 이력 추적 등 공급 체인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교수는 “안전과 위생, 품질을 고려해 축산물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관련 인증 마련과 소비자 인식 확대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얼마 전 열린 대한수의사회 기자간담회에선 앞으로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건강한 국가로 나아가야 하며 방역과 위생·안전을 담보하는 농장동물 관리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축산, 축산물, 축산업 등 용어의 개념 차이는 차치하더라도 이처럼 축산분야에서 환경과 위생·안전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올 한해 우리 사회를 관통한 소비 트렌드를 한마디로 요약하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언택트’가 대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점만은 분명한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 확대로 재택이 보다 일상화하고 집을 중심으로 한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는 물론 온라인 쇼핑이 너무나 자연스러울 정도로 확대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프라인 매장에서 눈으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선 선뜻 구매가 어려웠던 축산물도 온라인을 통한 구매가 이젠 자연스러운 선택지 중 하나가 됐다.

오히려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에서는 쇼핑과 관련한 노력과 시간까지 절약해 주다 보니 굳이 ‘편리미엄(편리+프리미엄)’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온라인 쇼핑이 점차 대세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소비가 이렇게 바뀌고 있는데 국내 축산의 상황은 어떠한가. 가축분뇨처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가 하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아프리카돼지열병, 구제역 등 각종 질병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점차 증대되면서 축산농가들의 고민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달부터 전국 양돈농장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정부, 지자체 합동점검은 축산업영업, 사육시설, 농가준수사항, 이력신고, 소독설비, 방역시설, 악취관리 등 축산법, 가축분뇨법, 악취방지법, 가축전염병예방법 등 5개 법률과 관련된 집중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합동점검을 받는 축산농가들 중 상당수는 이제는 농가가 생산성을 높이는 데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하고 있다. 탄소중립 실천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이 부각되면서 농가의 인식도 예전과 달리 빠르게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와 지자체 관련 생산자 단체 등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곰곰이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지금 우리는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기존의 경계가 희미해지는 이른바 ‘빅블러’ 시대를 살고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보면 항공우주 기술이 진보를 거듭하고 있는 데다 ‘KF-21 보라매’사업을 통해 고도의 정밀성과 첨단기술이 녹아있는 차세대 전투기, 무인기를 만드는 계획이 진행중이다.

앞으로 국내 축산에서 환경과 위생·안전을 보다 제고하기 위해선 가축전염병과 축산물이력 등은 농장 단계에서부터 시스템으로 관리될 필요가 있으며 관련 정보통신기술(ICT)을 적극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전문가 그룹의 역할에 보다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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