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문제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이에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인식, 고체연료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양돈농가에 설치한 멤브레인 드라이어 시설 모습.
가축분뇨 처리와 악취문제는 지속가능한 축산업을 위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과제다. 이에 가축분뇨를 자원으로 인식, 고체연료화하려는 시도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사진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양돈농가에 설치한 멤브레인 드라이어 시설 모습.

우리나라 축산업은 경제성장에 따른 국민들의 육류 소비량 증가에 힘입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체 육류 소비량은 289만 톤으로 1990년 86만 톤과 비교하면 3배 이상 증가했으며 1인당 육류 소비량도 지난해 54.3kg으로 쌀소비량 57.7kg에 근접했다. 축산물이 국민들의 주요 먹거리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처럼 축산업은 산업적 성장과 함께 규모화·전업화 등을 통해 경제적 위상은 향상돼 왔지만 질적인 성장 면에서는 다소 정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관세 제로화 등 축산업을 둘러싼 당면 현안들은 국내 축산업을 위축시키고 위기감을 증폭시킬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축산환경문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가하면서 국내 축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는가 하면 사료비 증가로 인한 생산비 상승 등은 축산업의 지속 발전 가능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미래성장동력산업으로 축산업이 변신하기 위해서는 시장개방 확대, 소비자 기호변화 등 미래 축산시장 변화에 대비한 대응력 강화가 시급하다. 
 

이에 축산 관련 전문가들도 축산분야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해 각종 축산현안 문제 해결에 적극 대응하고 축산업 관련 전후방 산업의 활성화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 ‘축산현안대응산업화기술개발사업’ 통해 축산 현안문제 해결에 집중
 

축산업 처한 당면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환경친화적 축산을 실현하기 위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축산관련 기술개발과 R&D 지원사업에 있어 변화를 꾀하고 있다.
 

기존에 농생명산업기술개발사업, 첨단생산기술개발사업 등으로 나눠 추진해 왔던 축산관련 R&D 지원분야를 확대해 축산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문제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올해부터 가축 생산 효율성 증진 분야와 축산 시설·환경 개선 분야를 대상으로 ‘축산현안대응산업화기술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사실 축산농가의 가장 큰 고민은 경영비의 40∼70%를 차지하는 사료비에 대한 부담이다. 축산업을 안정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는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사료원료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에 축산현안대응산업화기술개발사업을 통해 경제적 목적에 이용할 수 있는 부존자원이나 부산물, 곤충 등을 활용한 사료 대체원료를 개발, 사료의 원료공급을 다변화하기 위한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외에도 가축의 생산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미생물제나 한우의 유전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농가서비스 플랫폼 등 가축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가 추진되고 있다.
 

축산현장의 또다른 현안으로는 축분과 악취문제를 꼽을 수 있다. 축산 농가 대부분이 축분의 처리와 퇴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주변 주민들과 악취로 인한 갈등도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축분뇨를 바이오가스나 고체연료 등으로 자원화하고 축산악취 저감제, 탈취장비 등을 개발해 효과적으로 악취를 저감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퇴비부숙도 검사 의무화에 따라 부숙도를 손쉽고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국산 장비도 개발 중이다.
 

이밖에 축사 바닥 깔짚 대체소재 개발, 오리축사 깔짚 관리 로봇, 양돈장 고착 슬러지 제거 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축산 현안과 관련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축산현안 대응 R&D 우수 사례]

“처치곤란한 가축분뇨, 고체연료로 만들어 발전에 사용”

- 가축분뇨 고체연료화를 위한 습공기 제어형 스마트 바이오드라잉 시스템

 

가축 사육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게 가축분뇨다. 축산농가로서는 가축사육 못지않게 분뇨처리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하는 형편이다. 가축분뇨를 액비나 퇴비로 만들어 인근 농지에 살포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종 농지를 확보하기도 어렵고 악취 등의 문제로 지역 주민 간에 마찰이 빚어지기도 한다. 따라서 축산업을 지속해 나가기 위해서는 가축분뇨를 어떻게 처리할지 해결하는 것이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가축분뇨 퇴비 부숙도 관리제도가 시행되면서 축산농가에서의 가축분뇨 퇴비 부숙도 관리의무가 강화되고 있으나 소규모 농가의 경우 퇴비화, 저장공간 부족, 자동화 시설 도입 부담 증가 등으로 축산농가 단위의 퇴비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여기에 환경부는 농경지로 투입되는 양분(질소, 인)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하는 지역단위 양분관리제도 시행을 추진 중에 있어 가축분뇨의 적정 처리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비케이환경종합건설㈜, 한경대와 공동으로 농식품부가 올해 처음 시행하는 ‘축산현안대응 산업화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가축분뇨 고체연료화를 위한 습공기 제어형 스마트 바이오드라잉 시스템 실증’ 연구프로젝트를 지난 4월부터 2개년 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이 연구를 통해 가축분뇨를 고체연료로 가공해 화력발전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있다.
 

가축분뇨 고체연료는 가축분뇨를 분리, 건조, 성형 등을 거쳐 고체 형태의 연료로 제조한 것으로 탄소배출량을 증가시키지 않아 화석원료를 대체할 수 있는 탄소중립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를 상용화 하기 위해서는 분뇨 건조 비용의 최소화, 가공과정에서 악취발생 차단, 연료로 사용하기에 충분한 열량 등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이를 위해 전용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센터장을 주축으로 한 연구팀은 축분이 미생물에 의해 발효될 때 발생하는 열을 이용, 건조 비용을 최소화하는 ‘습공기 제어형 스마트 바이오드라잉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기술은 생물발효 건조로도 불리는 바이오드라잉 건조기술에 멤브레인 드라이어 기술을 융합 적용된 기술로 건조효율이 높으며 발효기와 멤브레인 건조기 모두 밀폐된 상태에서 건조가 진행돼 악취발생도 차단할 수 있다.
 

연구팀은 군위축협과 업무협약을 맺고 ‘군위축협 자연순환농업센터’를 실증부지로 확정, 내년 1분기까지 실증시설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달 말부터 실증시설 설치가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실증시설 설치 후에는 장기적인 연속운전을 통해 성능·운전의 안정성을 검증할 예정이다. 연구 종료 후에는 군위축협으로 시설의 소유권을 이전, 실제 상용설비로서 지속적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자가 말하는 R&D] 전용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센터장

“가축분뇨 연료화에 대해 축산농가, 지자체, 공동자원화시설 등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실증에 성공하면 상용화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가축분뇨 고체연료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수요처의 확보가 중요하다.

하지만 현행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는 가축분뇨 고체연료의 사용시설은 발전소 등 대규모 사용시설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가축분뇨 고체연료화의 확산을 위해 축산농가, 시설하우스 등의 난방용 또는 건조용 보일러에 가축분뇨 고체연료가 사용될 수 있도록 사용시설의 확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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