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우리 지역의 '히든농장'을 소개합니다
(9) 경남 거창 우리목장
(10) 전남 무안 정훈농장

[농수축산신문=안춘배·주상호·송형근 기자]

본지와 농협사료가 공동으로 기획해 지난 4월 경북 경주 태경농장 편을 시작으로 게재한 우리 지역의 히든농장을 소개합니다 시리즈물이 이번 호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본지는 2019청년축산인 특집’, 지난해 농협사료 지역지사 투어’, 올해 우리 지역의 히든농장을 소개합니다 시리즈 등을 통해 한우, 낙농, 양돈, 양계 등을 사육하는 우수 축산농가 발굴, 지사별 특색 사업 등에 대해 집중 조명해 왔다.

올해는 농협사료에서 추천한 지역 내 숨겨진 우수 축산농가 중 총 10호 농가를 선정,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방역 지침을 준수하며 취재를 실시했다.

최신 액비순환시스템을 갖춘 양돈농가부터 친환경 산란계농가, 올해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 수상농가, 한우 육종농가, 복합영농을 실현하는 청년축산인 등 축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힘쓰는 다양한 축산농가가 독자들에게 소개됐다.

지역별 숨겨진 우수농가 발굴은 단순히 해당 농가의 잘하는 점만 비추는 것이 아닌 상대적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농가나 컨설팅이 필요한 농가들이 지면을 통해 소개되는 우수농가 사례를 보고 벤치마킹, 또는 견학·컨설팅 요청을 통해 전국의 축산농가가 함께 발전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됐다.

농협사료의 경우 전체 사료 판매물량 중 60% 이상이 대가축 부문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한우 보증씨수소를 배출한 육종농가인 경남 거창 우리목장, 올해 한우능력평가대회 대통령상을 수상한 전남 무안 정훈농장을 소개한다.

 

[연중기획] 우리 지역의 히든농장을 소개합니다 (9) 경남 거창 우리목장
-보증씨수소 2마리 배출농장에 상주하며 철저한 기록관리가 비법

이남권 우리목장 대표.
이남권 우리목장 대표.

한우 육종농가를 만나보면 다들 저마다의 목표가 있겠지만 대부분 한결같이 보증씨수소를 배출하는 것이 최고의 영예라고 말한다.

보증씨수소를 한 마리 내기도 어려운데 2마리나 배출하며 육종농가의 자부심을 안고 한우사육에 매진하는 이가 있다.

이남권 우리목장 대표는 경남 거창군에서 한우 400마리를 사육하는 일관사육농가로 2012년 한우 육종농가로 선정됐다.

 

# 보증씨수소 만드는 비법? 게으름 안 피우는 꾸준함

한우 보증씨수소 KPN 1292.
한우 보증씨수소 KPN 1292.

대구에서 사과, 딸기 등의 작물을 재배하며 20년 가까이 농사를 짓던 이 대표는 2002년 한우 2마리로 축산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에 현 부지로 옮기면서 현재 상시 사육마릿수 400마리 규모를 유지하고 있으며 연간 160~170마리의 송아지를 생산하고 있다.

이 대표의 농장은 우방 한 칸에 적정 사육마릿수를 배치해 소의 스트레스를 줄여주고 매일 바닥관리에 신경쓰는 등 기본을 지켜나가는 것을 주요 사양관리 포인트로 꼽았다. 이 대표는 이 같은 꾸준함을 바탕으로 한우 보증씨수소 KPN 1292, 1332를 배출해 냈다.

한우 보증씨수소 KPN 1332.
한우 보증씨수소 KPN 1332.

이 대표는 보증씨수소 2마리를 배출했다고 하면 다들 비법이 뭐냐고 묻는다개량을 위해서는 기록관리에 각별히 신경썼고, 사료 급이 시 소 상태를 확인해가며 급이하는 등 농장에 상주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던 것이 비법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식품안전관리(HACCP), 무항생제 등의 인증을 통해 안전성을 높이는 데에도 신경썼다.

우리목장에는 농장주의 노동력을 절감하는 데 많은 역할을 하는 사료 자동급이기가 설치돼 있지 않다. 이 대표는 평소 사료 급이 시 개체별로 사료를 먹는 모습을 자세히 관찰한다고 한다.

이 대표는 개체별 건강 상태를 살펴가며 사료 급이량을 각각 조절해야 하기 때문에 부지런하지 않으면 농장을 꾸려갈 수가 없다농장주의 부지런함이 그 농장의 성적을 증명한다는 신념으로 한 마리 한 마리 잘 돌보고 있다고 말했다.

농협사료 경남지사에서 생산하는 안심한우 시리즈사양관리 프로그램에 맞춰 한우를 사육하는 이 대표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생산하는 송아지에게 급이할 송아지 사료 신제품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현장에 동행한 정재훈 농협사료 경남지사 영업부장은 경남지역 내에서 지난 10월 출시한 프리미엄 송아지 신제품 진심 시리즈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진심 시리즈는 송아지 설사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지니고 있어 향후 건강한 개체로 성장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개량에 많은 신경써야

우리목장은 지난 1일 기준 출하했던 50마리의 거세우 중 모두 1+등급 이상을 기록했으며 1++비율은 65%에 달했다.
우리목장은 지난 1일 기준 출하했던 50마리의 거세우 중 모두 1+등급 이상을 기록했으며 1++비율은 65%에 달했다.

이 대표는 사료도 중요하지만 농장주의 개량 의지가 있어야 고급육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목장의 소는 대부분 외모가 뛰어났다. 그만큼 개량 수준이 높다는 증거다.

이 대표에 따르면 우리목장은 육질 위주로 개량을 실시해 왔다. 우리목장은 지난 1일 기준으로 올해 총 50마리의 거세우를 출하했는데 모두 1+등급 이상을 기록했으며, 이 중 1++ 비율은 65%에 달했다.

이 대표는 최창열 거창축협 조합장에게 인공수정을 배운 이후 농장 개량을 위해 많은 신경을 썼다철저한 기록관리, 암소 능력에 맞는 맞춤형 정액을 통한 계획교배, 사양관리 방식 정립 등을 통해 소득 증대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 청정축산 구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

우리목장은 661㎡(약 230평) 규모의 퇴적식 퇴비사와 여러 교반 장비를 갖추고 있어 양질의 퇴비를 생산해 내고 있다.
우리목장은 661㎡(약 230평) 규모의 퇴적식 퇴비사와 여러 교반 장비를 갖추고 있어 양질의 퇴비를 생산해 내고 있다.

암소 개량에 많은 신경을 썼던 이 대표는 소득 증대도 중요하지만 결국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에 따르면 현재 거창 지역 한우농가의 최대 고민은 바로 퇴비 처리 문제라고 한다.

우리목장의 경우 약 661(200) 규모의 퇴비사를 보유하고 있지만, 초기 축사를 지을 때 퇴비사 면적을 작게 건립한 농가에서는 현재 퇴비 처리에 상당한 고민을 떠안고 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처음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제도 도입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을 때 효과적인 퇴비 부숙을 위한 장비를 추가로 구매하는 등 나름의 대비를 해왔다청정축산 구현은 더이상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기 때문에 축산농가에서 먼저 분뇨처리, 악취 저감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거창군의 경우 축산 관련 기자재를 구매할 때 다른 지자체와는 달리 보조금 혜택이 없어 기자재 구매 시 100% 자부담으로 해결하고 있다거창군에서 축산업에 대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중기획] 우리 지역의 히든농장을 소개합니다 (10) 전남 무안 정훈농장
-첫 출전에 대통령상어린송아지 때부터 잘 살피는 게 포인트

정훈농장 전경.
정훈농장 전경.

군 복무를 마친 뒤 젊은 패기로 한우 사육에 뛰어들었지만, 1997년 외환 위기 사태 때 겪은 시련을 극복하지 못하고 주저앉았던 청년이 중년이 돼 전국 최고의 한우를 만드는 한우 개량 명인으로 거듭났다.

이는 바로 전남 무안에서 한우를 사육하는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의 이야기다.

 

# 첫 출전에 대통령상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가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받은 상장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가 '제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받은 상장과 트로피를 들어 보이고 있다.

박 대표는 지난 1011일부터 13일까지 농협경제지주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개최된 24회 전국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대통령상 수상이 확정됐을 당시의 벅찬 감정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한우능력평가대회는 시험 삼아 경험 삼아 출전했을뿐 수상은 전혀 생각하지도 않았다지난 1012일 농협 음성축산물공판장에서 해당 개체가 도축된 후 대통령상 수상이 확정됐다는 연락을 듣고 난 뒤 13일 바로 음성으로 향할 때 그 감정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대회에 출품한 한우는 출하체중 897, 도체중 542, 등심단면적 136, 등지방두께 11, 근내지방도 93, 육량지수 63.38, 등급 1++A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해당 개체는 금천미트가 13만 원, 7046만 원에 낙찰을 받아 대회 최고 낙찰가를 기록했다.

 

# 꾸준한 개량의 성과라고 생각해

박 대표는 1997년 외환 위기 사태 때 농장을 정리한 이후 10년 뒤인 2007년 경남 합천군에서 30마리의 밑소를 구매하며 다시 축산에 뛰어들었다. 이때부터 박 대표는 개량을 통해 소득 증대를 도모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박 대표는 현재 사육규모가 400마리 정도 되는데 이중 번식우는 약 160마리 정도 된다번식우가 출산하는 송아지의 성적을 근거로 암소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파악해 맞춤형 정액을 통한 계획교배에 중점을 뒀는데, 고급육 생산을 위해서는 육량 위주의 개량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현재까지 개량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대통령상을 수상한 개체 역시 약 15년 동안 5계대에 걸친 개량을 통해 탄생한 소중한 성과다.

정훈농장은 연간 약 130마리 정도의 송아지를 생산하고 있다.

 

# 한우 사육 노하우? 어린송아지 때부터 잘 살펴야

박 대표는 대통령상 수상 이후 전국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현장 견학을 위한 전화도 쇄도한다.

다들 한우 사육 노하우, 비법이 궁금해서 연락을 한 것이다. 박 대표는 한우 사육의 중점 포인트로 첫째는 개량, 둘째는 농장주의 성실함, 셋째로 사양관리 정립을 꼽았다.

박 대표는 농장주라면 기본적으로 농장 관리에 많은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소득 증대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개량이지만 수시로 소를 확인하는 농장주의 노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왼쪽)와 아들 박정훈 씨.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왼쪽)와 아들 박정훈 씨.

박 대표는 아들 정훈 씨와 함께 농장을 돌보고 있다. 아침에는 소의 이상 유무를 확인하고 동시에 바닥을 확인한다. 이때 설사 흔적이 있다면 재빨리 치료를 하는데 대부분 송아지에서 이러한 흔적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송아지 설사병을 제대로 잡지 못하면 제대로 된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최악의 경우 폐사할 수 있다.

박 대표는 소는 송아지 때부터 육성기 때까지 개체의 균형을 잘 맞춰야 향후 비육이 잘 된다송아지 때부터 육성기까지는 알팔파와 연맥 등 양질의 조사료와 단백질을 보충한 완전혼합발효사료(TMF)를 급여하고, 이후 구간에는 TMF 사료와 배합사료를 적절히 급여하다 출하 전에는 배합사료 위주로 급여하며 비육에 신경쓴다고 밝혔다.

정훈농장은 현재 농협사료 전남지사에서 생산하는 안심한우 시리즈를 채택해 급여하고 있다.

정훈농장을 담당하는 허 혁 농협사료 전남지사 지역부장은 박 대표 뿐만 아니라 향후 후계를 이어받을 정훈 씨가 아버지로부터 개량, 사양관리 노하우를 전해 받으며 꾸준히 관리하는 모습이 매우 보기 좋다사료도 깐깐하게 확인하며 항상 소가 먹는 모습을 관찰하는 등 농장주로서 기본에 충실한 것이 바로 정훈농장이 성공하는 비결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 민원 없는 축산 만들고 싶다

정훈농장은 농장에서 발생하는 퇴비를 충분히 부숙해 양질의 퇴비로 만든 뒤 옥수수, 라이그라스, 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하는 조사료포에 살포하며 자연순환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정훈농장은 농장에서 발생하는 퇴비를 충분히 부숙해 양질의 퇴비로 만든 뒤 옥수수, 라이그라스, 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하는 조사료포에 살포하며 자연순환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박 대표는 언론에서 축산이 환경오염의 주범인 것처럼 호도되는 것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농장주의 의지로 돌파해 나가야 한다는 말도 함께 전했다.

박 대표는 그동안 많은 축산농가가 규모화를 이뤄오면서 환경 문제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가축사육제한구역 확대, 미허가축사 적법화, 퇴비 부숙도 검사 의무화 등 계속되는 규제로 이제는 결국 우리 스스로 환경 개선에 대한 노력을 다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대부분의 농장에서도 이미 바닥 관리, 퇴비 관리, 악취 저감 관리 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듯이 민원 없는 축산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박 대표 또한 현재 한우 400마리의 사육 규모에서 600마리 정도로 규모화를 꿈꾸고 있지만, 환경문제를 극복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훈농장은 약 760(230) 규모의 퇴비사를 갖추고 있다. 박 대표는 한우 사육 외에도 양질의 조사료를 급여하기 위해 약 20ha의 규모의 논에서 옥수수, 라이그라스, 수단그라스 등을 재배하고 있다. 농장에서 발생하는 분뇨는 충분히 부숙해 양질의 퇴비로 만든 뒤, 퇴비를 논에 살포하면서 자연순환농업을 실현하고 있다.

박 대표는 후계를 이을 아들이 안심하고 축산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돈도 중요하지만 상생의 가치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축산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 선한 영향력, 그대로 복으로 돌아온다

(재)무안군승달장학회에 장학금을 기탁한 박성순 정훈농장 대표(왼쪽).

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린 박 대표는 지난달 수상의 기쁨을 관내 지역주민과 함께 나누는 통 큰 모습을 보였다.

박 대표는 지난달 22()무안군승달장학회에 한우능력평가대회에서 받은 포상금 500만 원과 자신의 사비를 더해 총 1000만 원을 기탁했다.

박 대표는 전국 최고 한우농가라는 명성을 얻게 된 것은 바로 주변 사람들로부터 받은 선한 영향력도 한몫했다고 생각한다받은 만큼 돌려주기 위해 많이 고민하다 군의 발전을 위한 지역 인재 육성을 위해 장학금을 기탁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박 대표의 사람 좋은 미소에서 축산 명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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