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계, 코로나19 위기속 다사다난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흰소의 해’였던 2021년이 역사속으로 저물어갑니다. 올해도 코로나19의 영향이 사회 전반은 물론 농업계에 세차게 몰아치면서 녹록지 않은 한 해를 보냈습니다. 코로나19의 위기속에서도 농업계는 역설적으로 소처럼 힘을 낸 가운데 다사나난했던 한 해를 정리해 봅니다.
<편집자 주> 

 

# 가락시장 코로나19로 몸살
 

불특정다수가 방문하는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 지난 8월까지 산발적으로 발생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지난 9월 급증하면서 일부 도매시장법인의 경매가 중단되고 추석 휴장일까지 앞당기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지난 10월 안정세를 찾았다가 지난달 이후 다시 산발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시장 종사자들이 코로나19 백신을 2차까지 접종했음에도 돌파 감염으로 인해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죠. 이에 방역당국과 개설자인 서울시, 관리기구인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는 앞으로도 방역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시장 종사자들은 개인 위생관리에 철저히 하고, 고객들도 방역수칙을 지켜야 한다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습니다. 

 

# 양재동 화훼공판장 역대최고 실적 달성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22일 기준 서울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실적이 1252억 원을 달성하며 2019년 1221억 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올해 꽃 구독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매김하면서 마켓컬리, 쿠팡 등의 인터넷 매출이 증가했으며 꽃을 통해 위안과 치유의 시간을 보내려는 도시민들이 늘면서 화훼류 전 품목의 도매가격이 지난해 대비 상승한 데 따른 것입니다. aT화훼사업센터는 최근 유행하는 인기품종·거래가격 등의 시장동향을 생산자들에게 제공하고 우수 품질 재배·유지를 위한 컨설팅 등에 매진했습니다. 비대면 거래 추세에 맞춰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온라인 정가·수의매매의 물량과 금액도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쌀 과잉생산과 쌀 자동시장격리제
 

올해 쌀 시장은 지난해와는 또 다른 의미에서 혼란스럽습니다. 지난해 태풍과 장마 등의 영향으로 2020년산 공급 부족 사태를 겪었다면, 올해는 기상여건이 좋아 오히려 2021년산 신곡 공급 과잉으로 쌀 가격 하락 등의 우려가 큽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산 쌀 생산량은 388만2000톤으로 지난해의 350만7000톤보다 10.7%가량 많은 것으로 추정됩니다. 올해 쌀 수요량을 감안하면 30만 톤 이상의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정부의 빠른 시장격리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셉니다.
농업인과 농업 관련 단체 등은 쌀 자동시장격리제가 무용지물이 됐다며 물가안정 정책만을 앞세우며 시장격리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있습니다.
이에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당, 해남·완도·진도) 등은 쌀 자동시장격리제 발동 요건을 충족할 경우 말 그대로 ‘자동’으로 시장격리되도록 의무조항을 담은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입니다. 


#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개정, 퇴·액비 제조시설 숨통 트여 
 

환경부가 지난 9월 24일 부숙유기질비료 제조시설의 대기배출시설 신고기한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을 담은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암모니아 배출 규제로 마음을 졸였던 퇴·액비 제조시설이 시간을 벌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부숙유기질비료 제조시설의 대기배출시설 신고기한은 지자체가 운영하는 가축분뇨 공공처리시설은 2023년 말까지 유예됩니다.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과 농·축협 공동퇴비장은 2024년 말까지, 민간 사업장은 2025년 말까지 유예됩니다.
하지만 신고기한이 늦춰졌다고 안심할 수 없습니다. 유예기간이 종료되면 개정된 시행규칙에 따라 암모니아 배출 저감시설을 설치·운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들 사업장은 암모니아 배출허용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저감시설을 보완하거나 신규로 설치해야 하며 암모니아 배출량이 많은 경우에는 밀폐시설로 전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 원유 ‘용도별차등가격제’ 도입 두고 갈등 심화  
 

지난 8월 발족된 낙농산업발전위원회에서 논의한 원유에 대한 용도별차등가격제가 낙농업계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정부는 국산 흰 우유 소비는 감소하는 반면 유가공 소비가 늘면서 수입 유제품 비중이 51.9%까지 높아진 것은 유업체가 국산 원유보다 값싼 수입 원유를 사용하는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정부는 원유가격결정 체계를 개선해 2026년 유제품 관세 폐지 전에 낙농산업중장기 발전 방향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기존 원유가격은 1100원으로 제공하고 가공원유는 900원을 제시했습니다.
이에 유업체는 국제기준 가격은 400~500원인 것에 비해 정부가 제안한 900원은 비싸다며 정부 의견에 반대하고 있지만 제도 개선에는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생산자 측은 충분한 합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제도 개선을 나서고 있다면서 유감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정부가 제안한 용도별차등가격제는 오히려 농가 소득을 감소시키는 제도라며 반대하고 있습니다.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개편 
 

‘농업협동조합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지난해 3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부터 직선제로 치러지게 됩니다. 현재는 대의원 조합장들이 투표권을 행사하는 대의원 간선제이지만, 앞으로는 전국 1118개 농·축협 조합장이 모두 투표권을 행사하는 직선제로 치러지게 되는 겁니다.
농업중앙회장 선거는 1988년 임명제에서 직선제로 변경된 이후 비리와 선거과열 등의 이유로 2009년 다시 대의원 간선제로 전환됐다가 이번에 다시 직선제로 전환됩니다.
하지만 과제도 있습니다. 농업협동조합법 제13조는 조합원 수 등 일정 기준에 따라 투표권을 최대 2표까지 차등 부여하는 부가의결권을 명시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방법과 기준 등을 두고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합니다. 또한 결선투표제 폐지와 선거운동 기간 대담과 토론회 등 '깜깜이 선거' 방지를 위한 내용도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 6년 만에 교체
 

김태환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대표이사가 6년의 임기를 마치고 내년 1월 11일 퇴임을 앞두고 있습니다. 김 대표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로는 지난 12월 9일 농협중앙회 본관 대강당에서 진행된 전체조합장(지역축협·품목축협)회의와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안병우 전 농협사료 대표이사가 선출됐습니다.
안병우 차기 대표는 △축산물 유통 혁신 △군납 제도 개선 문제 대응 △생산비 절감을 통한 국내산 축산물 가격 경쟁력 강화 △조사료 수급안정 등 축산 현안 해결에 앞장서 축산의 가치와 축산조합원의 자존심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밝혔습니다. 안병우 차기 대표의 임기는 내년 1월 12일부터 2024년 1월 11일까지 2년입니다.

 

# 수산보조금 협상 목전
 

올해는 수산보조금 협상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 실감이 되는 한해였습니다. 국내외 환경단체들이 ‘유해 수산보조금’ 폐지를 위한 다국적 캠페인을 벌이는 가운데 지난 11월30일부터 예정됐던 세계무역기구 제12차 각료회의에서 수산보조금 협상이 결론을 낼 수 있을지에 귀추가 주목됐습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으로 각료회의가 연기되긴 했지만 여전히 수산보조금 폐지가 이뤄질지에 지켜봐야 하는 상황입니다. 
수산보조금 폐지시 어선어업분야는 치명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보조금 폐지에 앞서서 국내 어선어업의 구조를 재편할 필요성이 제기됩니다. 특히 면세유 의존도가 높은 근해어업은 대규모 감척사업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기에 보조금 폐지를 염두에 둔 어업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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