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복합 푸드테크 식품산업 신성장 동력으로 떠올라
가치소비 신념에 따라 채식 실천
소비자 늘면서 식문화로 자리잡아
대체 식품 관련 연구자와
기업·정부 간 거버넌스 통한
협력체계 구축해야

[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인한 비대면 경제 확대, 건강과 환경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산업여건이 급변하는 가운데 정보통신, 바이오 기술 등이 결합된 융·복합 푸드테크가 식품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도 연구개발(R&D) 지원을 확대하고 규제개선 등 제도 정비와 민간투자 활성화 등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인구 증가와 소득 수준 향상으로 육류 소비량이 꾸준히 증가해 왔다. 하지만 최근 출산율 하락과 급격한 인구 고령화로 인구구조는 변화했고 1~2인·무자녀 가구 등 소형가구의 증가, 주 52시간 근무제도 시행 등 생활방식의 변화로 국민 식생활 패턴도 변화했다. 이러한 변화 속에 육류 소비에서도 전통적인 육류와 달리 식물이나 동물 세포 배양기술을 이용한 대체 단백질(대체육) 시장의 성장이 눈에 띈다. 

푸드테크를 통해 변화하고 있는 먹거리시장과 그 변화 속에서 대체식품을 미래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 등을 살펴봤다.

# 푸드테크 기반의 대체 단백질 시장 성장 가속화

푸드테크(Food Tech)는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 관련 산업에 신기술을 적용한 기술을 말한다. 기존의 식품에 다양한 기술을 접목하는 푸드테크는 최근 환경문제와 식량문제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면서 식품가공·유통산업은 물론 외식산업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푸드테크가 적용된 대표적인 시장이 대체 단백질(대체육) 시장이다. 

유엔 보고서와 OECD-FAO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올해 79억 명에서 2030년에는 85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축산물 소비량도 같은기간 3억2600만 톤에서 3억6600만 톤으로 증가, 기존의 생산방식으로는 늘어난 축산물 수요을 충족시키기에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여기에 환경오염과 가축전염병 발생, 코로나19로 인한 육류 가공공장의 조업 중단 사태 등 축산업을 둘러싼 대외 환경과 채식 식단의 선호 증가, 윤리적 소비관심 증가 등 소비 트렌드의 변화는 대체 단백질 시장의 빠른 성장을 유발하고 있다.

이진규 이화여대 교수는 “기후의 급격한 변화, 환경파괴 등의 상황이 대체육을 우리 식탁에 끌어들이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식물·해조류·균류 기반 단백질 글로벌 시장규모는 2017년 84억7400만 달러에서 2019년 96억2300만 달러로 성장했다. 이 중 식물기반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89억6300만 달러로 대부분을 차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2019년 기준 미국이 4억1300만 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으며, 캐나다(9760만 달러)와 독일(9650만 달러)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인구가 많고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해온 중국과 인도에서 대체 단백질의 소비가 늘고 있어 향후 식물기반의 단백질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국 홀푸드마켓이 최근 발표한 ‘2022년 식품 트렌드 TOP10’에서도 식물성 대체품의 보급 확대가 내년도 주요 트렌드로 꼽기도 했다. 

이와 관련 농경연이 식물기반 단백질 글로벌 시장 규모를 추정한 결과 2025년에는 143억1980만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 대체 단백질 시장 확대 위해 기술력·협력체계 구축해야 

이처럼 대체 단백질이 주목을 받으며 국내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주로 중소기업이 채식주의자를 대상으로 형성됐던 시장이 최근 롯데, CJ제일제당 등 대기업의 참여가 시작되면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체 관계자는 “가치소비 신념에 따라 채식을 실천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채식이 하나의 식문화로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체 단백질 시장이 성장하기 위한 해결과제도 산적해 있다.

현재 국내 식물기반 단백질 시장규모가 2018년 기준 약 771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주로 버거패티와 미트볼, 너겟류 형태의 제품으로 한정돼 있다. 여기에 국내 몇몇 기업이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지만 식물기반 단백질의 주원료인 조직화대두단백(TVP) 생산업체는 사실상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식물기반 단백질 소재가 한정돼 있어 육류의 풍미를 모사하는 기술도 부족하고 소비자의 호응도 아직까지는 낮아 다양한 제품 출시에 한계가 있다.

실제 소비자시민모임이 지난 4월 서울·경기지역 소비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10명 중 9명 이상이 식물기반 단백질에 대해 알고 있거나 들어본 적이 있음에도 실제 섭취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는 6명에 불과했다. 특히 식물기반 단백질의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34.6%만이 만족했으며, 맛보다는 환경이나 건강, 식품 안전성 등의 요인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현재 대체식품의 기술발전이나 배양육 등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출시되고 육류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현하는 한편 가격 조건이 맞을 경우 대체식품 시장이 일정 부문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정민 농경연 전문연구원은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그에 따른 단백질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전통적인 축산물 생산방식으로 수요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어 기존 육류로 부족한 단백질 수요를 대체 단백질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특히 개도국을 중심으로 대체 단백질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진규 교수도 “기후영향과 식물성 단백질 소재의 유익성, 윤리적인 측면에서 식물기반 대체육이나 배양육 시장이 급성장할 것이고 2050년에는 축산물 소비량의 절반가량을 대체육 등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따라서 대체 식품과 관련한 연구자와 기업, 정부 간의 거버넌스를 통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기술경쟁력 확보·산업화 기술개발 지원 통해 미래 식품산업 견인

이처럼 대체 단백질 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비해 아직까지는 상품이나 영양성분, 안전성 등을 소비자에게 확실하게 각인시킬 수 있는 연구개발(R&D)이나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는 미래 식품산업을 견인할 핵심 기술경쟁력 확보와 산업화 기술개발 지원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농식품부는 관계부처와 함께 2019년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통해 ‘맞춤형·특수식품(메디푸드, 고령친화식품, 대체식품)’, ‘기능성 식품’, ‘간편식품’, ‘친환경식품’, ‘수출식품’ 등 5대 분야 유망식품을 제시하고 대체식품 개발을 위한 R&D 지원 중장기 로드맵 마련과 대체식품 원천기술 R&D에 대한 기업 세제 지원확대, 대체식품 기준·안전관리 절차 등 관리방안 마련 등을 추진하고 있다.

더불어 지난해 9월부터 관계부처 합동으로 ‘그린바이오 융합형 신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고 5개 신혁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종자산업 △동물용의약품 △기타 생명소재 산업과 함께 △대체식품·메디푸드 산업을 포함, 기술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나서고 있다.

기능성식품 시장의 성장과 식품산업 트렌드 변화 등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식품기업 현장 요구 맞춤형 ‘핵심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대학과 연계해 ‘계약학과’도 개설·운영중이다. 

지난해에 한양대와 고려대에 ‘기능성식품 계약학과’가 개설된데 이어 올해는 추가로 서울대 ‘푸드테크학과’ 및 경희대 ‘미래식품학과’를 추가 개설되기도 했다. 푸드테크학과는 식품분야에 IT·AI 등 다양한 기술 융복합을 통한 ‘융합형 인재양성’을 위한 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올해 핵심적인 국정과제로 떠오른 탄소중립과 맞물려 2050탄소중립위원회가 농축수산부문 탄소배출량 감소를 위해 대체 가공식품 기술 개발과 이용확대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농수축산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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