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과일류 가격 지난해 수준…한우가격 보합세 이어질 듯

설 농산물 수급 공급 여력 충분

돼지, 설 명절 수요로 소폭 강세
1월 지육 평균가 kg당 4400~4600원

계란가격 보합세·육계 약보합세

[농수축산신문=홍정민·안희경·박현렬·김소연 기자]

설 성수기를 목전에 둔 지난 13일 오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 과일경매장에서 배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설 성수기를 목전에 둔 지난 13일 오전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중앙청과 과일경매장에서 배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이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에 정부도 관계기관 합동으로 성수품 수급안정대책반을 편성, 농축산물 수급상황 점검에 나서고 있다. 올해 설 농산물 수급은 전체적으로 공급 여력이 충분한 가운데 채소·과일류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다소 낮을 것으로 전망된다.

축산물은 설 대목을 전후해 한우는 도축마릿수의 증가가 예상되고 있고 돼지는 덤핑물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영향을 받고 있는 계란은 재고량에 따라 설 이후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어 정부는 계란 수급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즉시 수입을 통해 대응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 명절을 앞둔 주요 농축산물 수급·가격 동향을 살펴봤다.

■ 농산물

# 생산·출하량 증가로 농산물 수급에는 문제 없을 듯

설 명절에 차례상과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주요 농산물의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가락동농수산물도매시장 경매사, 이마트 등에 따르면 주요 과일류와 채소류의 도매가격은 생산·출하량 증가에 따라 지난해보다 낮게 형성될 것으로 나타났다.

사과와 배는 봄철 냉해, 가을철 강우와 태풍 등으로 착과와 생육이 부진했던 전년 대비 기상호조로 생산량이 각각 13.2%, 39.3% 증가했다. 이에 설 성수기(설 명절 2주 전~명절 직전) 사과 상품 5kg 14~15내 도매가격은 지난해 대비 낮은 2만5000~3만5000원 선을 형성할 전망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장마철인 6~7월 대비 가을철 잦은 강우가 지속되면서 배의 기형과율이 늘고 있다. 올 설에도 기형과가 지난해보다 많겠지만 출하량이 뒷받침되면서 배 상품 7.5kg 10내의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은 2만~2만8000원으로 예상된다.

이영신 중앙청과 전무이사는 “특수한 품위의 사과, 배는 적겠지만 일반적으로 제수용이나 선물용으로 사용되는 사과, 배 물량은 충분하다”며 “경매사들과 협의를 통해 꾸준히 출하해야 경락가격 지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감귤도 주 재배지인 제주도에 완숙기에 잦은 비가 내리면서 당산비가 낮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같은 평가는 올해도 마찬가지다. 이에 감귤 가격은 약세를 형성할 전망이다.

감귤 대비 상대적으로 소비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감류도 하우스에서 재배되고 저장 출하가 가능하기 때문에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 전무는 “한라봉 3kg 도매가격은 1만5000~2만 원, 천혜향은 1만9000~2만3000원, 레드향은 2만2000~2만6000원 정도로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며 “출하량이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딸기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과일 가격은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딸기의 경우 지난해 가을 이상고온으로 웃자라고 뿌리가 활착되지 않아 소과 위주로 과숙이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지난달부터 이어진 화방 교체 시기에도 2화방의 꽃대가 제때 나오지 않아 수정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딸기 생산량이 크게 감소했다.

딸기의 가격 강세는 이번 설 명절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샤인머스캣은 지난해보다 저장량이 많고 당도가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2kg 3수가 지난해 대비 낮은 3만 원 대를 형성할 전망이다.

이마트 역시 최근 자료를 통해 전반적인 과일의 생산량이 전년보다 증가했기 때문에 선물세트 가격은 지난해보다 낮을 것이라고 밝혔다.

# 채소류, 출하량 많아 가격은 약세

설 명절에 나물이나 꼬치, 전으로 주로 사용되는 채소류의 가격도 대부분 지난해보다 약세를 보일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작황이 저조해 가격이 크게 상승했던 시금치는 지난 20일부터 출하량이 늘어나면서 한단 도매가격이 지난해 절반 수준인 2000~2500원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단의 도매가격이 4500~5500원을 형성했던 대파도 올해는 산지 수확량이 많아 1500원 정도에 거래될 전망이다.

쪽파 역시 지난해보다 40% 가량 하락한 4500~5000원 선이 예상된다.

황정석 동화청과 상무이사는 “꼬치용으로 사용되는 고추도 산지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청양상품 10kg 도매가격이 6만 원, 풋고추도 5만 원으로 지난해보다 낮겠다”며 “전으로 쓰이는 고구마와 감자도 저장량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한편 농식품부는 명절 수요가 많은 10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 대비 1.4배 확대할 방침이다.

■ 축산물

# 한우, 설 성수기 도축 5~10% 증가

코로나19 거리두기 강화가 지속되면서 이번 설에도 이동보다는 고가의 선물을 선택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한우업계는 설 특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청탁금지법 개정으로 명절 기간 농축수산물의 선물 한도가액이 20만 원으로 상향됨에 따라 구매 고객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설 대목이 가까워지는 이달 중순을 넘어서도 한우가격은 전국 평균 kg당 2만 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보합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설 성수기 도축마릿수는 9만9000마리에서 10만4000마리로 지난해와 비교할 때 약 5~10% 늘어난 수치다.

이 같은 영향으로 설 이후에도 도축마릿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약 8.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우 사육마릿수 전망세는 설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가임암소와 1세 미만 마릿수가 증가하면서 올해 한우 사육마릿수가 지난해 보다 3.6%, 평년보다 14.5%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설 이후 3월 한우 전체 마릿수는 337만5000마리로 전망되고 있다.

한우업계 전문가들은 설 이후 사육마릿수 증가에 따른 가격하락이 우려되므로 신규입식을 자제하고 조기 출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농경연측은 “송아지와 번식용 암소 추가 입식을 자제하고 올해 설 성수기 등을 이용해 저능력 번식용 암소를 선제적으로 도태하는 등 중장기 경영안정화 방안 실천을 통해 미래 한우 수급 상황을 사전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돼지 지육 1월 kg당 4400~4600원 형성 전망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에 따르면 한돈의 경우 최근 시장 수요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달 하반기에는 설 명절 수요로 현재 보다는 소폭 강세를 보여 1월 지육 평균가격은 kg당 4400~4600원(제주제외 기준)에서 형성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 부분육 판매는 구이류가 중소마트와 정육점에서의 가정수요가 소폭 개선된 반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외식시장에서의 수요위축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대형마트로부터의 수요도 크지 않은 상황이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수요 부진을 보여 시장에 덤핑물량 출현과 냉동생산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정육류 중 앞다릿살은 학교급식 중단으로 수요가 부진해 냉동생산이 늘어나고 있고 등심은 수입증가로 약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뒷다릿살은 가정간편식(HMR)과 식자재 시장, 2차 육가공업체 등으로부터 수요가 꾸준한 상황이다.

돼지고기 수입량이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고 가격도 단계적으로 약세를 보이면서 앞으로 국내산 뒷다릿살 가격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현재 자돈가격이 기존에 비해 많이 오르고 있어 시장에 출하되는 4~5월경 돼지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계란, 닭고기 안정적으로 공급될 전망

계란의 경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도 불구하고 공급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어 가격 또한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일 특란 한 판(30개)의 소비자가격은 6284원이었으며 지난 13일 계란 가격은 6296원으로 소폭 상승한 정도다.

하지만 농장에서의 계란 재고량은 대체로 적은 편이라 언제든지 계란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계란 수급 불안 요인이 발생하면 즉시 수입을 통해 대응할 방침이다. 앞서 정부는 AI 확산으로 계란 가격이 상승할 것을 우려해 올 6월 말까지 계란 신선란을 무관세로 수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육계의 경우 원활한 공급을 보이고 있어 설 수급 물량은 안정적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 대닭 출하 물량이 부족해 일시적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계열사 도계물량이 많아지면서 약보합세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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