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영향으로
탄수화물에서 단백질 위주로 소비 전환
신선식품 선호도 증가

이마트, '파머스픽' 선보이고
품질관리·상품 선별·유통관리까지 참여

[농수축산신문=박현렬·송형근·김소연 기자]

오미크론 변이가 등장하며 코로나19 확진자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주변 상황은 이미 코로나19 발생 이전과 비교해 상당히 다른 양상으로 바뀌었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 가구 내 소비·건강한 먹거리 수요 증가, AI(인공지능), 배달시장 등이 성장했다. 일상과 가정에서 즐거움을 찾는 위로형 소비트렌드도 새로운 소비문화로 대두됐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사회경제적 변화로 소비 트렌드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식품업계에서도 면역력언택트 소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대형유통업체는 온라인으로 이동한 소비자들을 오프라인으로 유입하기 위해 매장 리뉴얼, 우수한 품위를 기준으로 하는 신선식품 관련 브랜드도 개발했다. 환경에 대한 중요성 또한 커지면서 친환경 포장재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에 코로나19로 변화된 트렌드와 올해 농식품 시장을 전망해 본다.

코로나19 발생으로 그동안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코로나19 발생으로 그동안 대형유통업체를 통해 농산물을 구매하던 소비자들이 온라인으로 이동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 2022 식품 트렌드는

올해 식품 트렌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식생활, 일상 장보기 고객의 마트에서 퀵배송으로 이동, 냉동 간편식의 부상, 단백질 전성시대, 지속가능한 대체 식품, 건강 중심의 라이프스타일과 식품 소비 등이 꼽혔다.

문정훈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랩 교수는 ‘2022 식품외식산업 전망대회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문 교수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탄수화물과 당류에 대한 소비가 줄고 단백질과 유지류에 대한 소비가 전반적으로 증가했다코로나19 이전에는 장을 보기 위해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주로 방문했었으나 코로나19 이후 유통업체에서 퀵배송 업체로 소비자들이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이후 CJ제일제당 비비고 중심의 국탕류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성장했는데 냉동간편식 시장 또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로나19로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은 RMR(레스토랑간편식) 제품 또한 지속적으로 소비가 증가할 전망이다. 문 교수에 따르면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외식을 하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레스토랑에 방문하지 않아도 동일한 음식을 섭취할 수 있는 관련 제품의 구매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레스토랑 등의 음식점 관계자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에게 따뜻한 음식을 내어주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매장을 방문할 수 없는 고객들이 편하게 냉장고에 넣어놨다가 섭취할 수 있도록 관련 제품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 유통업, 외식업의 융합으로 관련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문 교수는 내다봤다. 이외에도 코로나19 이전에는 주로 탄수화물에 대한 소비가 주를 이뤘으나 육류, 수산물, 식물성 등 단백질이 다량 함유된 제품에 대한 관심 또한 늘고 있다. 건강 중심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중심의 식품 소비도 여전히 주목할 만하다.

 

#우수한 품질의 식품 공급

대형마트들은 코로나19 이후 우수한 품질의 신선식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자 브랜드 개발, 점포 리뉴얼 등을 통해 구매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달 과일, 채소의 구매기준을 선도하고자 새로운 신선식품 브랜드인 파머스픽을 선보였다. 파머스픽은 고객이 원하는 신선식품을 공급하기 위해 이마트가 농가까지 관리하는 브랜드다. 이마트가 뛰어난 노하우를 지닌 농가를 직접 선택하고 품질관리, 우수상품 선별·유통과정에 직접 참여해 맛있는 과일, 신선한 채소를 공급하는 것을 핵심가치로 삼았다.

이마트는 과일과 채소의 구매기준을 선도하고자 신선식품 브랜드인 '파머스픽'을 선보이고 있다.
이마트는 과일과 채소의 구매기준을 선도하고자 신선식품 브랜드인 '파머스픽'을 선보이고 있다.

 

파머스픽 농산물은 생산단계는 물론 최적의 품질을 만드는 재배방식, 품질을 결정하는 여러요소(크기, 색택, 중량, 품종, 국가인증, 수확 후 관리기준) 확인까지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

최진일 이마트 그로서리 총괄은 파머스픽은 우수농가와 농산물을 선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고객이 원하는 맛과 품질에 대해 농가와 소통하고 방향성을 제시할 것이라며 상품 라인업을 100여 종까지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온라인 쇼핑에 익숙해진 고객들을 오프라인 매장으로 회귀시키고자 전문점 형태의 카테고리 킬러형 매장 육성에 나섰다.

롯데마트는 서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변경했다. 이 매장은 식품류가 타 매장 대비 30%가량 많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서울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변경했다. 이 매장은 식품류가 타 매장 대비 30%가량 많은 것이 특징이다.

 

롯데마트는 지난달 잠실점을 제타플렉스로 변경하고 와인, 리빙, , 식료품을 강화한 매장을 선보였다. 식료품을 사려는 고객 외에도 와인(보틀벙커), 리빙, 펫 용품을 사기 위해 전문점을 찾는 고객들을 대형마트로 유입시키기 위함이다.

제타플렉스는 국내 최대 식품 전문매장도 지향한다. 식품류를 타 매장 대비 30% 이상 늘렸다. 수산매장은 매장 입구에 파노라마 수족관과 살아있는 조개류 진열을 위한 계단형 수족관을 설치했다.

롯데마트는 또한 신선식품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우수한 로컬푸드 산지를 발굴하고 케이-품종을 지속 개발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돈마호크·돼지꼬리·우대갈비' 등
육류 이색 부위 선호도 증가

1인가구 증가에 맞춰 소포장 제품과
친환경 포장재 트렌드로 자리잡아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돈마호크, 우대갈비 등 특수부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한우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육류 소비가 증가하면서 돈마호크, 우대갈비 등 특수부위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사진은 한 소비자가 한우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는 모습.

 

#간편식, 단백질 등 트렌드 변화해···이색 부위 선호 증가

축산식품의 경우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더불어 간편식과 건강을 생각한 단백질 식품의 강세를 비롯해 기존 소비 선호 부위가 아닌 이색 육류 부위에 대한 소비 선호도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육류 소비구조의 변화와 전망보고서에 따르면 1인당 육류 소비량은 20년 전 31.9kg에서 현재 54.3kg으로 71%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육류 소비 증가와 함께 그동안 선호하지 않았던 이색적인 육류 부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과거 선호부위였던 소고기 등심과 갈비, 돼지고기 삼겹살 등과 같은 구이용 부위는 여전히 구매의 주류를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등심, 삼겹살, 가브리살, 등갈비살 4가지 부위를 한 번에 맛볼 수 있는 돈마호크, 예능 방송에 노출돼 인기몰이 중인 돼지꼬리, 캠핑족들 사이에서 핫한 우대갈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한우보다 가격이 30~40% 저렴한 육우 판매도 크게 늘어났다. 미트박스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한우암소 매출이 3% 감소한 반면 육우암소 매출은 24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육우암소 등심이 1781%, 치마살 888%, 목심 407% 등 구이용 품목의 증가세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올해 축산물 유통시장 전망은 어떨까? 사실 올해는 한우를 비롯한 축산물 유통 전망이 밝지만은 않은 게 사실이다.

김한종 농협경제지주 축산지원부 한우연구위원은 지난해 추석까지만 해도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 등으로 인해 축산물은 반사이익을 얻었지만, 올해는 가계부채 증가와 금리 상승 등으로 구매력 감소가 예상된다과거 재난지원금 지급 때와 같은 수요반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게다가 외식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입육 프리미엄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 말까지 소고기 수입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9% 증가한 414000톤을 기록했는데, 특히 미국산 소고기와 냉장육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 D2C 부문 성장세 지속

올해 축산물 유통을 둘러싸고 암울한 상황만 있는 것은 아니다. 새벽배송과 당일배송 등이 축산물 유통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온라인 시장을 중심으로 소비자 직접판매(D2C)분야도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농축수산물 온라인 쇼핑 거래액을 보면 201935342억 원에서 20206563억 원, 지난해 10월까지 기준으로 66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HMR을 포함한 집밥 수요 증가와 함께 밀키트(Meal-kit)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민 강릉원주대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집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국내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720억 원에서 20201880억 원, 2025년에는 725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밀키트의 주요 재료로 축산물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축산물 소비에서의 밀키트 시장 비중은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축산물 유통을 둘러싸고 긍정적 요인과 부정적 요인이 동시에 존재하고 있는 만큼 위드 코로나 시대에 축산물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전략은 무엇이 있을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축산물을 둘러싼 유통환경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변하고 있는 만큼 기민한 대응이 중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농협 축산경제의 경우 급변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고 온라인 시장을 통한 유통물량 확대를 위해 지난해 7월 라이블리(LYVLY)를 운영하며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1인가구 증가에 맞춰 소포장 신제품을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안병우 농협 축산경제대표이사는 지난해 이마트24 편의점과 함께 농협24 신선정육점이라는 이름으로 정육 전문 매대를 운영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했다농협 축산경제와 이마트24는 시범사업에 이어 올해 200, 내년에는 500개까지 전용 냉장 매대 설치를 확대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축산업계는 기존의 획일적 육류생산과 유통방식에서 벗어나 D2C 등 온라인 유통방식 변화, 소비자들의 미식패턴 변화, 동물복지, 미닝아웃(meaning out) 등 소비 트렌드 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세밀한 대응이 필요하다.

HMR과 밀키트 등 가정 내 소비를 위한 제품이 보편화되고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점점 높아지면서 기존의 편리함에 머물지 않고 맛과 안전, 건강 등에 부합하는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소비자들의 변화 속도를 축산업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서 지난해 10월 발표한 축산물 소비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소고기 요리 형태로 한우는 주로 구이, 불고기, ·탕용으로 이용하고 있지만, 수입 소고기는 구이, 스테이크, 불고기, 양념구이, ·탕 순에 이어 찌개·전골, 볶음, 조림, 찜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한우 소비 촉진을 위한 다양한 레시피 개발·제공이 필요해 보인다.

김 연구위원은 이처럼 축산물 소비에 있어 기존 단순 구이 중심에서 다양한 유형과 방법으로 축산물을 소비하고자 하는 니즈(needs, 요구)가 증가하고 소비 양극화가 점차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는 기존의 간편성·소포장 제품시장 외에 프리미엄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할 필요가 있고, 이를 위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제품개발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친환경 포장재 트렌드로 자리잡아

식품·유통업계에서는 자원순환과 친환경 포장재도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CJ제일제당은 소비자가 사용한 햇반 용기를 직접 수거하는 지구를 위한 우리의 용기 캠페인을 진행한다. 햇반과 수거박스로 구성된 상품을 구매한 후 사용한 햇반용기를 20개 이상 담으면 택배사를 통해 회수해주는 서비스다. 수거된 햇반용기는 지역자활센터에서 분리와 세척과정을 거쳐 명절 선물세트 트레이 등에 사용된다.

코로나19로 온라인 배송이 급증하자 과잉포장된 쓰레기가 급증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자 현대백화점의 식품전문 온라인 투홈은 포장재 사용을 줄인 투홈박스 서비스를 개시했다. 상온·냉장·냉동 상품을 재생 종이상자 하나에 포장하는 것이 원칙이다.

종이봉투, 종이상자, 종이테이프, 에어파우치, 얼린 생수 모두 재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일회용 포장지가 많이 사용되는 선물세트 포장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일회용 포장지가 많이 사용되는 선물세트 포장에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일회용 포장지가 많이 사용되는 명절 선물 포장에 지속적으로 친환경 소재를 적용하며 착한 소비에 앞장서고 있다.

기존의 명절 선물세트는 외부의 충격으로부터 상품을 보호하고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포장재로 스티로폼과 플라스틱 박스, 젤 아이스팩이 사용됐다. 특히 명절을 대표하는 청과, 정육, 굴비 선물세트는 매 명절마다 13만 개 이상 판매되기 때문에 포장재 개선에 대한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왔다.

2020년 추석부터 3대 선물세트의 포장재를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용이한 식물성 종이로 변경했다. 생분해성 천연유래물질로 만든 친환경 젤 아이스팩도 지난해 설 명절부터 선보였다.

사과와 배 등 과일류를 보호하기 위해 사용하던 내장재 스티로폼도 분리수거와 재활용이 가능한 생분해성 완충제로 변경했다.

조용욱 롯데백화점 프레시 푸드 부문장은 소비자들이 최근 환경을 고려해 포장을 최소화한 상품들을 선호하고 있다상품의 특성과 고객의 편의, 우리가 살아가는 환경까지 생각한 친환경 포장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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