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시장 확대 지속
안정적 공급망 구축·다양한 상품개발 나서야

[농수축산신문=박현렬· 송형근·김소연 기자]

올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흐름이 보다 빨라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통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농축산식품 유통, 구매전략과 관련해 온라인 소비 확대에 초점을 맞춰 품질을 고르게 유지하고 냉장 시스템을 통한 신선한 농축산물 공급에 방점을 찍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비약적으로 성장한 온라인 소비 확대에 있어서 특히 신선식품은 카테고리 내 성장률이 가장 높아 올해도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로부터 농축산식품의 유통, 구매전략 등에 대해 들어봤다.

 

# 친환경 소비 주목...산지, 상품개발해 제안해야

김동환 농식품신유통연구원장

온라인 소비 확대에 맞춰 품질 균일화와 예냉을 바탕으로 한 신선한 농산물 공급이 일반적인 유통업계 구매전략이다. 이에 조직화된 산지를 찾는 업계 관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에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와 환경을 생각하는 구매도 증가하고 있다. 이에 친환경이나 농산물우수관리(GAP) 등의 인증을 받은 농산물 공급도 늘어나는 추세다. 간소화된 포장도 주목할 만하다. 환경을 생각한 포장과 불필요한 띠지 등을 제거한 상품이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다. 소비지에서 과대포장에 대해 불편한 인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산지에서도 포장을 간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대형유통업체들의 경우 과거에는 도매시장을 통해 농산물을 공급받았으나 지금은 산지 계약재배를 늘리며 적정한 가격과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다. 코로나19 이전보다 가격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더 많이 늘었기 때문에 일정 물량을 소진할 수 있는 업체의 산지 계약재배 비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추석 등의 시기에 대형유통업체들이 농산물을 적정한 가격에 공급할 수 있는 것도 산지 계약재배를 기반으로 한다. 밀키트 상품을 개발, 공급 중인 일부 업체들은 산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원하는 품목·품위의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이에 산지에서는 가정간편식(HMR), 밀키트 상품을 개발하고 소비지에 먼저 제안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안정적 물량공급 가능한 도매시장 '각광'

 

장인균 서울청과() 채소부문장

안정적인 물량 공급이 가능한 도매시장을 찾는 대형유통업체, 온라인 플랫폼 관계자들이 늘고 있다. 서울청과의 경우 별도의 팀을 운영할 정도로 이 같은 매매참가인을 통한 농산물 공급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매참인들은 몇 년 전 만해도 원하는 품목이 정해져 있었으나 최근에는 전품목의 농산물을 200g부터 3kg에 이르기까지 공급받길 희망한다. 매참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농산물 품평회를 2주에 한 번 가량 진행하고 이를 토대로 발주하는 게 일반적이다. 산지를 일일이 다니는 것보다 원하는 상품을 맞출 수 있는 능력 있는 도매법인을 통해 공급받는 게 낫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한 산지 직거래를 통해 원하는 품목의 공급량을 맞추는 게 한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청과는 소비지 요구에 맞춰 선별, 품위를 보장할 수 있는 산지와의 정가·수의매매를 통해 농산물을 공급함으로써 농가의 소득안정에도 기여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매참인들은 농산물의 품위를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중간 정도를 선호한다. 예전에는 낮은 공급단가 때문에 이들과의 거래를 회피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지금은 안정적인 공급이 우선시되기 때문에 단가가 큰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경매사들이 해당 업체의 상품기획자(MD) 등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경우도 있으며 편의점 업계에서도 도매시장을 통한 상품 공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 산지인증제도 도입 통해 경쟁력 있는 산지 발굴

박영호 농협경제지주 농산물도매분사 도매기획팀장

지난해부터 농산물 유통혁신을 통해 산지 농협이 가지고 있는 농산물을 많이 팔아주고자 조직을 개편했다. 기존에는 바이어가 산지를 정하고 물량을 유치했는데 최근에는 산지인증제도 도입을 통해 경쟁력 있는 산지를 발굴하고 있다. 산지인증제도는 기본조사 데이터를 바탕으로 산지 선정위원회를 통과한 산지를 집중적으로 육성, 관리하는 제도다. 객관성과 투명성을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우수산지를 발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해부터는 상품기획을 전문적으로 하는 상품기획자를 육성하기 위해 바이어라는 이름을 MD로 변경했다. 신규, 경력직 채용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의 전문적인 인력을 육성 중이다. 농산물을 공급하는 채널은 크게 계통 하나로마트, 대형마트, 홈쇼핑, 식자재 업체 등이다. 특정산지의 전품목을 구매하는 풀셋구매를 진행한 후 각 등급에 맞춰 계통마트용, 홈쇼핑용, 식자재 공급용 등으로 정해 공급한다. 풀셋구매에 대한 산지와 소비지의 호응이 지속적으로 있는 만큼 앞으로 지역과 물량을 더 유치할 계획이다.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에 공급하는 농산물의 경우 소비지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산지를 연결함으로써 전속거래처로 육성 중이다. 지난해 대형마트를 통한 농산물 공급 매출은 5900억 원을 돌파했다. 홈쇼핑은 기존에는 농협식품에서 진행했는데 농산물도매분사로 통합되면서 시너지가 발생하고 있다. 방송과 택배에 맞는 농산물, 가공식품 상품을 만들어 소비지에 공급하는 게 일반적이다.”

 

# 쇼핑라이브서 신선식품 판매... 구매율 높아

한준수 농협 라이블리(LYVLY) MD

언택트 시대를 맞아 신선식품을 구매할 때 오프라인 시장보다 온라인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상품에 대한 가격 비교, 상품 규격에 대한 확인, 기존 구매자들의 후기 등 상품에 대한 정보를 더욱 쉽게 접할 수 있어 소비자들이 이에 대한 경험이 늘어날수록 더 합리적인 가격을 찾게 된다.

과거 소비자들은 신선식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할 때 쇼핑몰에서 제공하는 정보와 후기가 있음에도 실제로 사야 하는 식품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지 못해 이에 대한 걱정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온라인에서 축산물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매우 많아졌다. 최근 이에 대한 부분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는 쇼핑라이브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다. 이미 네이버, 카카오, 배달의민족, 농협 라이블리 등에서 쇼핑라이브를 통해 신선식품을 판매하는 쇼핑라이브를 진행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간접경험을 통해 믿고 구매할 수 있고, 판매자 입장에서도 소비자들과의 신뢰도가 높아서 높은 구매율로 이어지게 되어 쇼핑라이브에 대한 관심이 높다.

이로 인해 국내산 축산물뿐만 아니라 수입 소·돼지고기 가격 또한 계속 상승하고 있다. 수입 축산물 유통사는 밀키트나 와규, 토마호크 등과 같은 상품개발을 통해 프리미엄 라인을 확대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에서는 당일배송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오래 기다리지 않고, 마트나 시장에 가지 않아도 원하는 식품을 구매해 편하게 집 앞에서 받아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좋은 상품들을 편하게, 그리고 빠르게 받는 것에 앞으로 소비자들은 익숙해질 것이다.

 

#내식 소비 증가로 다양한 특수부위 소비 늘어

 

도상우 롯데백화점 축산 치프바이어

코로나19 장기화로 내식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가정 내 육류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육류 소비가 증가함에 따라 등심, 채끝 등 구위 부위에서 다양한 특수 부위의 니즈(needs, 요구)가 많아졌다. 특수 가공으로 생산되는 토마호크, 티본, 우대갈비와 소 한 마리에서 소량만 생산되는 안창살, 토시살 등 특수부위가 대표적이다.

이 같은 소비 경향은 올해도 이어져 좀 더 깊이 있고 다양한 맛을 찾는 니즈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한우의 10대 대분류 위주로 판매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미세정육으로 세분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양지에서 세분화해 차돌박이, 업진살, 업진안살, 치미양지, 앞치마살 등으로 맛이 상이한 각 부위의 특성을 살릴 계획이다. 또한 숙성육 니즈도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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