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이한태 기자]

 

스타벅스코리아가 지난 13일부터 커피 가격을 100~400원가량 올렸다. 할리스커피도 오는 27일부터 100~400원 인상할 예정이다. 커피믹스 출고가격 역시 인상 계획이 전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음식 배달요금도 올랐다. 국제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대출금리도 오르고 있다. ‘월급 빼고 다 올랐다는 말이 피부로 와닿고 있는 요즘이다.

그래서 직장인들은 적어도 물가인상률 이상으로 월급이 오르길 바란다. 그렇지 못하다면 오히려 월급이 줄어든 꼴이 되기 때문이다.

이를 농가로 바꿔서 생각해보면 현실은 더욱 심각하다. 농업인에게 있어 굳이 월급과 유사한 개념을 찾자면 농산물 가격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땀 흘려 농사지은 수확물을 출하해 시장에서 판매함으로써 소득을 얻기 때문에 농가 입장에서는 생산한 농산물이 조금이라도 더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명절은 농축수산물 소비가 집중된 시기이기에 농업인들에게는 특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농업인과 도시민의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해 농업소득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하는 정부는 올해도 어김없이 설 명절을 앞두고 물가관계부처 회의를 진행, 농산물 가격을 때려잡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지난달 기준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3.7%로 미국 7%나 독일 5.3% 등과 비교해 크지 않았지만 다음달 설 명절을 앞두고 명절수요 등 물가가 오를 요인이 다수 존재한다는 이유다. 주요 내용은 정부 비축물량이나 계약물량 방출 등 공급을 확대해 가격이 오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계란의 경우 수급 불안 요인 발생 시 할당관세 인하 등 즉시 수입을 통해 대응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이처럼 농가의 월급은 결정적인 시기에 동결된다. 여기에 더해 농산물 재배에는 수확하기 위한 자재비, 인건비 등 생산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여느 월급쟁이들 임금동결 이상의 충격이 전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와 직결되는 농산물 가격을 마냥 시장에 맡기자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에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혁신이 요구된다. 이에 농산물 유통구조 개선, 디지털 농업 확산·육성 등 제도적·기술적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성희 농협중앙회장도 올해 신년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아 농업의 혁신, 농촌의 혁신, 농협의 혁신을 강조한 만큼 농협 중심의 변화도 기대해볼 수 있길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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