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청년·전문가들이 국제기구 논의와 활동에 선한 영향력을 더하면 중장기적으로 외교적 영향력

-국제적으로 공고화하는 지름길

바다는 90% 이상이 아직 미개척지로서 여전히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의 공간으로 의미를 가진다. 최근 가장 중요한 글로벌 이슈 중 하나인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지구 표면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해양의 중요성은 매우 크다. 또한 세계무역의 90% 이상이 해상운송으로 이뤄지고, 우리 영토 수호의 시작과 끝 지점은 독도, 이어도 등 해양에 위치한다. 시민들의 건강한 삶과 노쇠 방지에 효과가 큰 것으로 과학적으로 알려진 수산물의 안전성 확보는 향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대응과도 긴밀히 연계돼 있다.  
 

바다의 중요성은 이와 같으나 해양수산자원의 보호, 해양영토와 해양주권의 확보, 해양생물다양성, 해양환경, 해사안전 등 한 나라의 힘으로는 풀 수 없는 다양한 월경성 이슈들이 지속적으로 부각돼 국제사회에 끊임없는 도전 과제를 안겨주고 있다. 한편 통합적 접근법의 중요성을 감지한 각국들은 국내적으로 통합적 정부 거버넌스를 갖추고 행정부를 운영해 왔다. 즉 미국은 국립해양대기청(NOAA), 유럽은 해양총국(EU DGMARE) 등 해양문제를 총합적으로 다루는 기관이 종합적으로 해양문제를 대응해 오고 있다. 
 

이에 더해 캐나다, 인도네시아, 포르투갈도 해양수산부를 운영하고 있고 2020년도에는 프랑스가 해양수산부를 발족해 해양과 수산 문제에 대한 통합행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1996년 해양수산부가 출범한 뒤로 이명박 정부 때 한시적으로 변화는 있었으나 지난 26년간 국내외의 여러 도전과제에 맞서고 있다. 
 

상기에서도 밝힌 바 있으나 본질적으로 국제 문제인 해양 문제 대응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무엇일까? 모든 문제는 사람들의 지혜와 협력을 모아 풀어내어야 하는 것이니 사람과 관련된 것이 아닐까 한다. 즉 해양수산 분야 우수한 인력을 꾸준히 양성하고 청년들과 국내에서 경험을 이미 쌓은 전문가들을 국제연합(UN), 국제해사기구(IMO), 세계식량농업기구(FAO),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노동기구(ILO), 지역수산관리기구(RFMOs), 해양과학 관련 국제기구 등 다양한 국제기구에 지속적으로 진출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벤치마킹의 사례는 이미 있다. 외교부의 국제기구 초급전문가(JPO) 프로그램과 농림축산식품부의 해외인턴십(OASIS) 프로그램이다. 전자는 청년을 선발해 다양한 국제기구에 국제기구 수습직원 조건으로 파견, 경험을 쌓게 하고 국제기구 진출을 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매년 20여 명의 청년들이 선발돼 FAO 등 다양한 기구에 진출해 경험을 쌓는다. 
 

후자는 농식품부 주관으로 미래인재 육성과 해외실무 역량강화를 위해 청년 국제기구 진출지원을 목적으로 약 3~5개월 파견해 근무를 시킨다. 두 경우 모두 청년들의 경험을 쌓게 하는 기회로는 좋으나 아직 자연스럽게 국제기구 공무원으로 정식 취업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정부는 외교적 협상을 꾸준히 진행해 국제기구 분담금의 규모를 꾸준히 늘려나가면서 동시에 배정되는 인력 규모를 함께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청년 대상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역량을 쌓은 전문가들에 대한 진출 지원도 보다 늘려야 한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에서 지난해에 우리나라의 국제적 위상을 선진국그룹으로 변경했듯이 세계가 우리를 보는 시선은 이미 변했다. 이에 따라 국제기구 분담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고, 국제사회의 기대도 계속 커가고 있다. 
 

그렇기에 청년들이 국제기구 초급 공무원에서 커 가는 것도 당연히 중요하지만 국내에서 어느 정도 사안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한 전문가들이 바로 현장에서 그들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시급하다. 청년과 전문가들이 국제기구의 논의와 활동에 선한 영향력을 더 할 수 있다면 이것이 국위의 선양이고 중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의 외교적 영향력을 국제적으로 공고화하는 지름길일 것이다. 관련 당국의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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