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박유신 기자]

 

농업은 4차 산업혁명, 스마트 시대에 미래 유망 직업이다’, ‘농촌의 다원적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직업으로서 농업을 희망하는 이가 많아졌다누구든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홍보성 문구다.

몇 년 전부터 농업·농촌이 다시금 주목을 받으며 홍보성 문구 역시 갈수록 화려해 지고 있다. 농업·농촌에서 장밋빛 인생을 꿈꾸는 이들도 갈수록 늘고 있다.

농업·농촌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한 것은 분명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19일부터 1217일까지 농업인 1044명과 도시민 1500명 등 총 254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농업·농촌 국민의식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0% 이상의 도시민과 농업인 모두가 국가 경제에서 농업이 보다 중요해지고 위상도 높아질 것으로 보았다.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농촌에 대한 역할로 식량 생산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농업·농촌이 가진 다양한 공익적 기능에 대한 가치도 도시민의 절반 이상인 59.4%가 가치가 많다고 답했다. 앞서 2020년 조사때보다 3.2%포인트나 증가했다.

이처럼 농업·농촌의 역할이나 가치에 대해서는 국민 누구나 공감하고 인정한다. 하지만 자신이 직접 농사를 본업으로 하고 싶은가 물었을 때 자신 있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을까. 현실은 이상과 다르다. 여전히 농업 즉 농사는 자신의 노력에 비해 수입이 낮고 육체적으로도 힘들면서 미래에 대한 보장도 어려운 업종이다.

실제 이번 국민의식 조사에서도 직업으로서 농업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27.9%만이 만족한다고 답했다. 지난해보다 만족도가 소폭 높아졌고 매년 조금씩 만족률이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농업을 직업으로해 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농업인에게는 농사일도, 이를 통해 얻는 수입도 불만족스럽다. 절반이 넘는 50.4%노력에 비해 보수가 낮다고 답했으며,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다’(18.5%), ‘장래가 불안하다’(11.6%)는 인식이 팽배하다.

특히 주목할 점은 2020년 조사때보다 육체적인 어려움은 크게 감소한 반면 장래에 대한 불안감은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왜 농업인들은 농업을 불안하게 생각할까. 이와 관련해 농업인들은 농업경영의 가장 큰 위협 요소로 일손 부족과 농업 생산비 증가, 기후변화에 따른 기상 이변으로 인한 재배여건의 변화 등을 꼽고 있다. 그렇다보니 지난해 농업인들 사이에 많이 회자 됐던 용어 중 하나가 농민수당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도 가장 많은 36.2%가 지난해 농식품 주요 이슈로 농민수당을 꼽았다. 자연재해(34.7%), 농산물 가격 안정(28.4%), 공익직불제 실시(26.3%) 등보다 높았다.

시대변화에 따라 지금은 다소 달라졌지만 소위 말하는 전통적인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모두가 취약한 게 농업이다. 농업을 통해 성공한 이들도 있지만 자칫 장밋빛 인생을 꿈꾸며 멋모르고 농업에 도전했다 실패한 이들도 분명히 있다.

다행스런 점은 농업인들이 과거보다는 농촌에서의 삶과 생활이 좋아졌다고 느끼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5년 전과 비교해 농촌 생활 수준이 마찬가지라고 응답한 이가 40.1%로 가장 많았지만 좋아졌다는 응답자 역시 34.3%로 전년보다 7%포인트나 높았다.

올해는 농촌에서의 삶의 수준 만큼 농업에서의 삶의 수준도 높아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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