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철희 농촌진흥청 지도정책과장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그 옛날, 섣달에 집집마다 절구질 소리가 들릴 때면 정월 초하루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로 여겼다고 한다.

설음식 장만을 위해 쌀을 빻는 손길이 분주했기 때문이다. 설에는 떡국을 기본으로 강정이며 약과, 수정과, 식혜 등을 준비해 차례를 지내고 세배하러 오는 사람들을 대접했다.

그 시절 명절은 식구들만 배불리 먹는 날이 아니었다. 풍족하지 않았지만 명절만큼은 배곯는 일이 없도록 가까운 사람들에게 먹을거리를 베푸는 후한 인심과 나눔의 문화가 있었다. 설 명절이 가까워지면서 평소 마음속에 담아둔 감사와 존경, 사랑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명절선물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선물 목록에 과일세트, 한우세트와 같은 먹거리가 빠지지 않는 것은 어쩌면 과거 우리 조상들이 음식으로 정()을 나눈 문화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올해 설 대목을 겨냥해 출시된 다양한 선물세트를 보면 농산물, 기호식품, 건강기능식품 등 먹거리를 필두로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건강 관련 상품, ·미용 상품, 생활용품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런저런 여러 가지 명절선물의 홍수 속에서 선물선택에 있어 고민이 크다면 우리 조상들이 그랬던 것처럼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 훈훈해지는 우리 농축산물을 추천한다.

차례를 지내는 가정에는 음복(飮福)할 수 있는 먹거리를 전하고 1~2인 가구에게는 우리농산물로 만든 간편식을 선물하는 감각을 발휘한다면 명절의 즐거움이 배가 될 것이다.

명절에 우리 농축산물을 소비하는 것은 농업인에게 보탬을 주는 착한 소비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삼(인삼)선물은 가격 하락으로 시름에 빠진 인삼재배 농가를 돕고, 품질 좋은 인삼을 알뜰하게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여성·청년농업인, ‘강소농(强小農)’ 등이 생산한 농축산물과 아이디어 상품을 구매하는 것은 그들의 영농활동을 응원하는 힘이 된다.

정부는 이달 28일까지 대형마트, 온라인몰, 지역농산물 직매장, 전통시장 등에서 신선농축산물을 20~30% 할인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할인 행사를 진행 중이다.

우체국쇼핑과 전국 정보화마을의 특산품을 판매하는 인빌쇼핑(invil.com)’에서는 전국 팔도의 농축산물을 할인된 금액으로 구입할 수 있는 기획전을 추진한다.

또한 각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대표 온라인 장터를 통해서도 지역 우수농가가 생산한 좋은 먹거리를 믿고 구매 가능하다. 특히 생산자와 소비자를 바로 연결하는 직거래 방식으로 운영될 경우, 유통비용을 줄인 만큼 농가와 소비자에게 이익이 돌아가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떡국 떡 한 묶음도 귀하고 값진 선물이 된다.

올 설에는 우리 농축산물 선물에 진심어린 덕담을 담아 맛있는 새해 인사를 전하는 분들이 많아지길 바라며, 아울러 명절 이후에도 꾸준히 우리 먹거리에 대한 소비가 이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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