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홍정민 기자]

대선이 보름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각 대선 후보들은 저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플랫폼 등 4차 산업 기술과 기업에 대한 공약은 물론 관심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경제 전반에 걸쳐 디지털 혁신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이를 국내 소비와 마케팅 측면에서 한 번 살펴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10대 키워드를 통해 2022년 소비 트렌드를 한마디로 호랑이 또는 고양이(TIGER OR CAT)’로 표현하고 있다. 고성능의 디지털 기기와 빅 데이터, AI 등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기술이 소비와 만난 특성이 곳곳에 묻어있다고 볼 수 있다. 책에선 우선 스마트폰, 알고리즘 등을 통한 나노 사회가 강화되면서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가상인간 로지처럼 실제보다 더 실제같은 가상현실을 창조하는 기술이 생활의 스펙트럼을 확장시키고 있는 실재감테크’, 언제 어디서든 클릭 한 번으로 뚝딱 쇼핑이 가능해지고 인플루언서가 온라인에서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일상화된 라이크커머스등은 2022년 현재의 소비 트렌드를 대변한다.

도드람이 발행 중인 마케팅 매거진인 도드람 인사이트‘2022년 마케팅 신() 트렌드3가지로 꼽는다. 그 첫 번째로 오프라인 사업자의 디지털·오프라인 간 시너지 창출을 의미하는 옴니채널 마케팅이다. 체험과 소통의 공간으로 메타버스 활용을 활발하게 하고 있고 다양한 산업군과 브랜드로 확대 중이다. 다음으로 급성장하는 구독패스이다. 이커머스와 신규 플랫폼 전략으로 구독 비즈니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15% 성장률로 100조 원 대까지 지속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미래 소비의 중심이 될 MZ세대의 79%는 스스로 나는 가치 소비자라고 응답했다고 하는데 이를 반영하듯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디지털화해 실천하는 디지털 ESG’도 주목된다. 소비자 친화적인 ESG 경영실천을 위해 디지털 업계와 광고 업계의 입지도 커지고 있다.

이런 사회 전반의 변화속에서 디지털농업 확산을 위한 과감한 정책 지원 필요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신문의 지령 4000호를 준비하면서 농업·농촌이 걸어온 발자취를 살펴보며 한 가지 흥미로웠던 점은 벤처 창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던 20004월 지령 2000호에서 당시 벤처 창업과 관련한 기획 기사와 더불어 디지털 농어촌 보인다는 헤드라인으로 이른바 닷컴열풍에 대해 다뤘다는 점이다. 그러나 20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농업의 디지털 전환은 타 산업에 비하면 여전히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지 않나 싶다.

스위스 세계 국제 경영 연구원(IMD)과 농림식품기술기획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디지털 경쟁력 순위는 최근 3년 간 전 세계에서 8~12위로 영국(13~15)보다 높지만 농림식품 기술수준은 오히려 낮게 나타났다는 점도 이를 방증한다.

다음 정부는 농업·농촌 전반에 빅데이터, AI 등 기술혁신을 확산하기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공공데이터 공개에 보다 적극 나서는 한편 민간시장을 적극 육성하는 등 우리나라가 농업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중차대한 기회를 잘 살려 나가길 바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