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곡관리법 무시한 때늦은 시장격리 공표 등 반복해서는 안돼

[농수축산신문=이문예 기자]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쌀 시장격리 결과 규탄 2차 농민대회'에서 5개 주요 농민단체 대표들이 정부에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쌀 시장격리 결과 규탄 2차 농민대회'에서 5개 주요 농민단체 대표들이 정부에 양곡관리법 개정을 요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하고 있다.

양곡관리법 개정을 촉구하는 농업관련 단체들과 쌀 재배 농업인들의 요구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 한국들녘경영체중앙연합회, 전국쌀생산자협회,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5개 농업관련 단체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KBD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2021년산 쌀 시장격리 결과 규탄 2차 농민대회’를 열었다. 지난달 14일 정부세종청사 농림축산식품부 정문 앞에서의 농민대회에 이어 또 다시 정부의 잘못된 시장격리 규탄, 양곡관리법 개정 요구 등 목소리를 높이며 집결한 것이다. 

이날 현장에 모인 5개 단체와 농업인들은 “쌀값 안정을 강제하는 양곡관리법을 개정하라”, “농민을 우롱한 기획재정부와 농식품부 장관을 파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결의문 낭독과 5개 단체 대표 삭발식, 정부 규탄 화형식 등을 이어갔다.

이들은 정부가 변동직불제를 폐지하면서 양곡의 가격안정을 위해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고 자동시장격리제를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거짓 약속’에 불과했다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최근 김승남 의원(더불어민주, 고흥·보성·장흥·강진)을 비롯해 지난해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 영암·무안·신안), 윤재갑 의원(더불어민주, 해남·완도·진도) 등이 대표발의한 ‘양곡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서는 크게 환영했다.

5개 단체는 “더불어민주당뿐만 아니라 국민의 힘,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모두가 양곡관리법 개정안 통과에 적극 힘을 불어넣어 주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이은만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장은 “10월 15일까지 수급안정대책을 수립·공표하도록 돼 있는 양곡관리법을 무시하고 이듬해 1월이 돼서야 시장격리를 공표하는 등의 전철을 반복해서는 안된다”며 “생산량이 수요량에 비해 3% 이상 초과 생산되고 쌀 가격이 전년보다 5% 이상 하락하는 등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면 쌀 시장격리가 의무발동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 회장은 “김 의원의 양곡관리법 개정안에서처럼 생산자들의 목소리를 더 담을 수 있는 양곡수급안정위원회가 만들어진다면 단순 의견수렴을 위한 수단으로 그치는 게 아니라 중요 결정기구가 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영동 전국쌀생산자협회장도 "농업을 천대한 역대 정권에서도 쌀 만큼은 이 나라 식량안보를 지켜내기 위한 최후의 보루로 여기고 최소가격을 보장해 왔지만 오늘날 현실은 쌀 시장마저 철저히 신자유주의 시장에 넘겨졌다"며 "더 이상 쌀을 천대할 수 없도록 양곡관리법을 개정하고 새로운 농정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농수축산신문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