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꿀벌, 양봉산업 ‘위기’

[농수축산신문=김소연 기자]

봄 채밀을 앞두고 꿀벌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벌통이 비어있는 모습. 
봄 채밀을 앞두고 꿀벌들로 가득 차 있어야 할 벌통이 비어있는 모습. 

꿀벌 집단 폐사로 인해 꿀벌 가격도 덩달아 상승해 양봉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원인 모를 이유로 꿀벌들이 집단 폐사해 해남의 경우 90% 이상의 꿀벌이 폐사·실종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같은 현상은 경남, 제주 등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전국적인 꿀벌 집단 폐사로 인해 벌통 1군당 평균 15~20만 원 선에 거래됐던 것이 25만 원에서 30만 원까지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담양에서 양봉 농가를 운영하는 한 농장주는 봄 채밀을 앞두고 이맘때 되면 꿀벌 가격이 상승하긴 하지만 꿀벌 집단 폐사로 인해 평소보다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으며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꿀벌 집단 폐사 원인도 몰라 답답한데 정부에서는 신경도 안 쓰고 있어 더욱 막막하다며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정부 지원 절실

이에 한국양봉협회에서는 벌들이 사라진 현상의 원인 규명과 함께 봄벌 구입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정부에 촉구했다.

양봉협회는 피해 농가의 양봉업 지속을 위해 봄벌 구입비 지원, 꿀벌 질병 방제를 위한 방제약제 신속 지원, 전국적인 봉군 붕괴현상에 대한 피해 현황과 원인 파악, 꿀벌 사육환경 변화에 따른 사육기술과 질병 방제 관련 연구 추진 등을 요구했다.

협회 관계자는 몇 년 전 낭충봉아부패병 만연으로 토종벌이 소멸 위기에 닥쳤을 때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로 위기를 극복했듯이 지금의 봉군 붕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원인 규명 못해

꿀벌들이 사라진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상기후 변화에 따른 연이은 흉작, 꿀벌의 면역력 저하에 따른 질병 발생 만연 등과 함께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들은 지난해 가을 일시적인 기온 상승으로 꿀벌이 활동하기 위해 벌집을 나갔다가 일교차 등으로 복귀하지 못했을 가능성을 제시했으며 응애병 치료를 위해 동일한 기생충 구제약을 반복 사용해 꿀벌들이 내성이 생겼을 수도 있다고 입을 모았다.

양봉협회 관계자는 현재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있으며 전체 피해 규모가 집계되면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스마트 벌통 확대·신약 개발 필요

전문가들은 이 같은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스마트 꿀벌 모니터링 시스템 확대와 신약 개발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최용수 국립농업과학원 양봉생태과 연구관은 월동기 동안에는 한 달 정도 벌통을 확인하지 않기 때문에 그 사이에 벌들이 나간 것을 알지 못해 피해를 더욱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한 스마트 벌통을 활용해 벌통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피해를 줄 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생충 구제를 위해 같은 약을 반복 사용하면 내성이 생기기 쉽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약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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