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분야 순환경제 플랫폼 구축해야

고동훈 실장
고동훈 실장

“주요 기업들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에 나서면서 폐어구 등 폐기물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응해 순환경제체계를 구축한다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폐기물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고동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연근해어업연구실장은 수산분야의 순환경제체계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 실장으로부터 순환경제체계에 대해 들어봤다.

# 폐어구 수거시스템의 문제는 무엇인가

“현재 정책방향은 폐어구의 수거에만 초점이 맞춰져있다보니 수거이후에 제대로 처리가 되지 않고 있다. 폐어구는 산업폐기물로 이를 수거해서 처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들어가다보니 어항에는 폐어구들이 방치, 악취와 해충 등으로 지역민원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비해 최근 폐어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삼성전자가 폐어구를 자사 제품에 활용하는가 하면 아디다스도 자사의 신발 제품에 폐어구를 이용한 운동화끈을 사용하고 있다. 수요처에서는 폐어구의 양이 얼마나 되고 어떻게 확보해야하는지를 모르고, 어촌마을에서는 쌓여있는 폐어구가 마을의 미관을 해치고 악취를 유발하는 상황인 것이다.

섬유강화플라스틱(FRP) 문제 역시 마찬가지다. 국내 어선의 96% 이상이 FRP어선이다. 매년 폐어선이 꾸준히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처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은 실정이다. 폐FRP어선을 이용해 건설용 골재 등을 생산할 수 있는데 가격이 기존 자재에 비해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기업이 ESG경영을 위해 폐FRP로 만든 자재를 사용할 경우 수요처가 생기는 만큼 폐어선의 처리가 보다 쉬워질 수 있다.”

# 폐어구 등의 처리를 위한 정책과제는

“가장 큰 과제는 플랫폼의 구축이다. 삼성전자와 아디다스에 납품하는 기업들은 폐어구의 양이 얼마만큼 되는지도 모르고 이를 어디서 확보해야하는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덕일섬유에서는 아디다스에 납품할 신발끈을 생산하기 위해 대만에서 폐어구를 수입하는 일도 있었다. 국내에도 폐어구가 많이 쌓여있는데 이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수산분야의 순환경제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폐어구나 폐FRP어선을 활용하려는 기업과 어업현장에서 발생하는 폐어구나 폐FRP어선의 정보를 이어주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폐어구 수거를 위해 매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왔는데, 폐어구의 업사이클링이 활성화되면 폐어구 수거에 투입되는 예산을 상당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업사이클링을 위한 연구개발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업사이클링 관련 기업의 수도 적고 예산이 부족해 연구가 어려운 만큼 연구개발을 지원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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