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기존 계원간 인식차이 극복도 '관건'

어촌의 소멸위기는 대도시도 예외가 아니다. 부산 영도구에 위치한 동삼어촌계는 광역시에 위치한 어촌계임에도 불구하고 소멸위기에서 자유롭진 않은 실정이다.

동삼어촌계는 어촌계장과 사무국장의 꾸준한 노력에 힘입어 높은 수익성을 보이고 있지만 고령화가 심각하다. 강양석 동삼어촌계장 취임 이후 신규 계원 유치에 노력하면서 청년층도 유입되는 성과를 올렸지만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2) 부산 영도구 동삼어촌계

동삼어촌계가 위치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전경. 동삼어촌계는 광역시에 위치한 어촌계이지만 70대 이상의 고령계원의 비율이 85% 수준을 보이는 등 소멸위기에 놓여있다.
동삼어촌계가 위치한 부산 영도구 동삼동의 전경. 동삼어촌계는 광역시에 위치한 어촌계이지만 70대 이상의 고령계원의 비율이 85% 수준을 보이는 등 소멸위기에 놓여있다.

 

# 도시에 있어도 계원의 85%가 70대 이상

동삼어촌계는 도시에 위치한 어촌계이지만 고령화는 매우 심각하다. 동삼어촌계는 2018년 어촌계원 일제정비 과정에서 무자격 해녀계원들을 정리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100여 명의 계원은 70명 수준으로 감소했고 이후 젊은 계원들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15명의 계원이 신규로 들어왔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계원의 85% 가량이 70대 이상의 계원이다. 이는 광역시에 위치한 어촌이라하더라도 소멸위기에서 자유롭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강양석 계장은 “과거에는 10년간의 거주기간 등 계원가입요건이 까다로웠는데 기존처럼 폐쇄적으로 운영될 경우 어촌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기에 새로운 계원을 유치하는 데 나섰다”며 “신규 계원들을 유치했음에도 여전히 계원들의 평균연령은 60대 후반 수준으로 고령의 계원이 많다”고 말했다.

동삼어촌계의 적극적인 문호개방 노력은 어촌공동체 내에서 또다른 문제를 불러왔다. 기존의 계원과 신규 계원의 인식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이다. 이런 갈등이 이어지는 것은 어촌공동체에도 위협이 되기 때문에 신규 계원을 받아들이는데 완급조절이 필요한 상황이다.

강 계장은 “신규로 계원이 된 젊은 세대는 장비도 좋고 체력도 좋은 반면 기존계원은 어업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도 장비나 체력적인 측면에서 경쟁력이 약한 것이 사실”이라며 “이 경우 서로에 대한 배려가 중요한데 이에 대한 고령의 계원과 젊은 계원들의 생각이 너무 다르다”고 말했다.

 

# 미래 먹거리 만들어나가는 어촌계

동삼어촌계는 계원들의 고령화와 별개로 동삼어촌계가 가진 입지여건을 살린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나가고 있다.

동삼동 일대는 낚시로 유명하다. 이에 동삼어촌계는 자율관리공동체 육성사업을 통해 좌대낚시터 2동을 마련했으며 이후 어촌체험마을특화사업으로 2동의 좌대낚시터를 추가로 마련, 낚시마니아와 일반인 모두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체험상품으로 아구포를 생산하고 있으며 동삼어촌계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 등도 생산·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드론을 활용한 배달서비스인 ‘나라온 서비스’도 시범적으로 도입하고 컵밥으로 곰피비빔밥을 판매하는 등 어촌계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명주 동삼어촌계 사무국장은 “동삼어촌계의 미래를 담보하기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을 위한 다양한 일자리가 마련돼야 하기에 다양한 시도들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삼어촌계의 사례는 어촌계간에도 부익부 빈익빈이 발생한다는 시사점이 있다. 동삼어촌계는 이 사무국장의 꾸준한 노력으로 다양한 정부사업의 대상자로 지정, 발전을 거듭해나가고 있는 반면 사무장을 채용할 여력이 되지 않는 어촌계는 소멸위기에 더욱 취약해지는 것이다.

강양석 계장
강양석 계장

[인터뷰] 강양석 동삼어촌계장

“어촌이 소멸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인력육성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어촌계원 뿐만 아니라 어촌의 리더들에게 보다 체계적인 교육과정이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강양석 동삼어촌계장은 어촌의 소멸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교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장에서 함께 이야기하면서 변화를 이끌어 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강 계장은 100여 명이었던 어촌계원 중 현재 어업을 하지 않는 계원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계원을 받아들이는데 앞장 서왔다.

그는 “계장으로 취임 이후 의무거주요건과 출자금 등 가입 기준을 완화, 젊은 계원 유치에 노력해왔으나 새로 들어온 계원과 기존의 계원간 발생하는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며 “이 같은 갈등은 어촌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만큼 이에 대한 개선방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 계장은 이 같은 문제의 해법으로 교육을 꼽았다. 어촌 리더뿐만 아니라 젊은 세대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에서다.

“고령의 계원과 젊은 계원의 갈등은 여느 어촌계나 겪고 있는 문제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촌계장 등 리더에 대한 교육뿐만 아니라 공동체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특정한 지식을 배우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삶에 대한 교육을 통해 공동체 의식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어촌사회의 변화를 끌어내야 합니다. 현장에서 함께 이야기하면서 변화를 끌고 나가는 것이 어촌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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