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농협이 오랜 신·경분리 논란을 마치고 사업구조를 개편한 지 벌써 10년이 지났다. 농협은 사업구조개편 당시 돈벌이가 되는 신용사업에 치중해 농산물 유통 등 경제사업을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었다. 정부와 농협은 이에 따라 지난 2012년 사업부문별 경영의 전문성과 투명성, 책임성을 확보하고 산지와 소비지 유통체계 개선 등 경제사업 활성화를 위해 경제사업과 신용사업을 분리해 경제지주와 금융지주회사를 신설했다.

농협은 사업구조개편 이후 지난 10년 동안 자회사를 포함한 사업량은 38690억 원에서 지난해 237574억 원으로 2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또 책임판매비율은 농업경제부문의 경우 사업구조 개편 이전인 201110.5%수준에서 지난해 35.4%까지 늘었다. 축산경제부문 역시 같은 기간 12.8%에서 34.5%로 올라섰다. 이와 함께 산지유통 점유율은 51%에 달했으며, 소비지 점유비는 16%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난 10년 동안 실적은 늘었지만 아직도 경제사업 활성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의 각 연도별 농협경제사업 성과 평가에 따르면 농협의 경제사업 물량계획 대비 실적(달성률)201295.6%이던데서 201573.3%, 201767.2%, 지난해 62.2%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책임판매비율 역시 2020년에 32.9%를 기록하며 목표 51.1%에 미치지 못했으며, 산지유통 점유비도 48.3%로 최종 목표인 61.5%를 크게 밑돌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과 HMR(가정간편식) 시장이 급성장하는 등 급변하는 소비지 시장에 대응해 국내 농식품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생산자 단체, 특히 농협의 역할이 중차대하다. 이같은 이유로 많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농협의 사업구조를 개편한 것이기도 하다.

농협은 이제, 경제사업 활성화라는 사업구조개편의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다. 갈수록 치열해지는 농식품시장에서 산지 규모화·조직화를 주도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소비지 시장을 리드하는 제품 개발 등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야 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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