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농업 현장 정착에 주력…미래 선진농업 조기구현 '온 힘'

[농수축산신문=이남종 기자]

-디지털농업 신속한 현장 정착 위해

-스마트팜 표준확립

-기술기자재 현장검증 문제 해결 해야

-농식품 기술기반 벤처기업 자생력 제고

-자금·경영컨설팅 지원

지난달 31일 전북 익산 소재 농진원 본원에서 안호근 농진원장(사진 왼쪽)과 길경민 농수축산신문 대표가 새로이 출범한 농진원의 기능과 역할론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북 익산 소재 농진원 본원에서 안호근 농진원장(사진 왼쪽)과 길경민 농수축산신문 대표가 새로이 출범한 농진원의 기능과 역할론에 대한 대담을 나누고 있다.

2009년 9월 7일 농업기술의 실용화와 산업화라는 기관 설립목적으로 탄생한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지난달 1일부로 ‘한국농업기술진흥원(이하 농진원)’으로 기관 명칭을 개정, 지난달 3일 출범식을 통해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초대 원장에는 안호근 전 농림축산식품부 차관보가 자리를 맡아 한국농업기술진흥원호의 항해를 시작했다.

안 원장은 행정고시(29회)를 통해 공직에 입문했으며 농림부 축산정책과장,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실 농어촌 행정관,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장, 농림축산식품부 대변인, 농촌정책국장 등을 역임했다. 2017년 농식품부 차관보를 마지막으로 공직생활을 마감한 후, 2019년부터 농협중앙회와 농협경제지주 본부장으로 재직했다.
 

안 원장은 이 같이 다양한 분야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풍부한 공직경험과 역량을 갖춘 전문가로 농진원 신임 원장으로서 적임자라는 평이다.
 

안 원장과 길경민 본지 발행인과의 대담을 통해 새로이 출범하는 농진원의 역할과 향후 주요 사업추진 사안에 대한해 알아봤다.
[편집자 주]


길경민 발행인 =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기관명칭이 한국농업기술진흥원으로 변경되면서 농업기술을 통한 농산업 진흥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농업의 전후방산업 지원을 통한 농업인과 농산업체의 진흥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하도록 주문하고 있다. 앞으로의 각오는

안호근 원장 =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시대에 발맞춰 새로운 기술을 농산업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켜 미래 선진농업을 조기에 구현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 그간 추진해온 기술실용화, 디지털농업, 종자 등 주요사업을 더욱 내실 있게 추진해 기술기반 농산업 생태계를 확산해 나갈 것이다. 또한, 2050 탄소중립 대응, 환경보전, 치유농업 등 공익적 가치를 지닌 분야를 발전시켜 대국민 서비스의 품질을 높이려한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이라는 말이 있다. 농업기술 혁신과 공익적 가치 확산으로 ‘지속가능하고 경쟁력 있는 미래농업’을 앞당기는 선도기관으로 만들어나가겠다. 

길경민 발행인 = 디지털농업의 신속한 현장 정착을 위해서는 스마트팜 표준 확립, 기술·기자재의 현장검증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디지털농업은 농촌의 인구감소, 농업인구 고령화를 해소할 수 있는 기술이다. 그런데 아직 스마트팜 기자재에는 공인된 규격이 없다. 작은 부품하나가 고장 나도 기업별 제품 호환과 사후관리가 불가능해 시설 전체를 개보수하는 경우까지 생겨 어려움을 겪는 농가가 많다. 또한 스마트팜 기자재의 경우 제품출시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따른다.

안호근 원장 = 그렇다. 작물이나 가축, 곤충 등 분야가 다양해 같은 제품이라도 각기 다른 농업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될지 객관적 판단이 어렵다. 신제품 테스트에는 많은 시간과 인력이 필요해 기업 간 기술격차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농진원은 지난해 12월 농촌진흥청으로부터 표준개발협력기관(COSD)으로 지정돼 디지털 농업의 표준화 권한을 위임받았다. 표준개발과 표준 제·개정 창구가 일원화돼 신속한 사업추진이 기대된다. 그리고 지난해 개소한 김제상주 스마트팜 혁신밸리 실증단지는 3월부터 본격 운영에 돌입했다. 실증단지에서는 현장검증으로 스마트팜 기술과 기자재, 작물 생육 등에 대한 신뢰성 향상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국내 제품의 기술고도화 기반을 조성하여 세계시장에서 사랑받는 우리 농업기술을 만들어가려 한다. 

길경민 발행인 = 최근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곡물, 농자재 수급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두 나라 모두 유럽의 빵바구니로 불리는 세계적 곡창지대이다. 밀, 보리, 쌀, 귀리 등 식량작물의 수출제재와 가격상승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안호근 원장 = 농진원에서는 안정적인 식량자급률 확보를 위해 특수미, 밭작물, 맥류 등의 종자와 고구마, 약용, 과수 등의 종묘를 생산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지난해 종자보급량은 2307으로 올해는 2674톤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종자종합처리센터와 민간육종연구단지 운영으로 보급 인프라를 구축하고, 첨단육종기술서비스와 종자생명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을 통해 국내 종자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길경민 발행인 = 신선한 아이디어로 벤처창업 시장에서 반짝 주목을 받는 기업이 많지만 자금운용 어려움으로 얼마 못가 폐업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스타트업의 생존률을 높이기 위한창업 생태계 지원사업이 있다면.

안호근 원장 = 농진원에서는 자금지원과 경영컨설팅 등을 통해 농식품 기술기반 벤처기업의 자생력을 길러주기 위해 노력한다. 올해는 그린바이오, 스마트농업 등 첨단기술 분야를 중심으로 육성을 확대할 예정이다. 더불어 벤처·창업 인프라도 확대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 1일 서울북부에 농식품벤처창업센터를 추가했다. 총 8개 권역별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다. 추가로 2024년 완공을 목표로 ‘그린바이오 벤처캠퍼스’를 익산 함열 농공단지 내에 조성한다. 부지면적은 총 2만8000㎡(8470평)규모다. 연구실, 창업사무실, 미디어랩 등으로 구성돼 그린바이오 산업을 본격 육성하며 국내 농생명 분야를 이끄는 네트워크 거점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길경민 발행인 = 치유농업은 농업의 새로운 소득창출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농업선진국인 네덜란드는 이미 1200여 곳의 ‘케어팜’을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 현황은.

안호근 원장 = 우리나라는 2020년 치유농업 관련 법률이 국회를 통과하며 공식적으로 사업화가 가능한 농업수익 모델이 됐다. 국민건강 증진과 농업·농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목표로 기반을 구축해가고 있다. 치유농장에서는 농촌자원을 활용한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과 서비스를 제공해 수익을 얻고 이용자는 심리적·사회적·신체적 건강 회복에 도움을 받는 일거이득의 사업모델이다. 
 

농진원에서는 고품질 치유농업 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난해 치유농업사 자격시험을 첫 시행해 93명의 2급 치유농업사를 배출했다. 오는 2025년에는 치유농업 확산을 위해 경남 김해시에 ‘치유농업확산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센터는 치유농업 사업의 총괄거점이 되며 치유체험, 전문인력 양성, 연구 현장적용을 위한 실증사업 등의 업무를 수행할 계획이다.   

길경민 발행인 = 마지막으로 농진원의 경영방안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

안호근 원장 = 우리가 글로벌 수준의 전문성을 갖춘 최고의 서비스 기관으로 발전하기 위해‘현장중심 업무, 민주적 소통문화, 윤리경영 체계 강화’를 강조하고 싶다. 전 직원이 보람과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는 활력 넘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려 한다. 
 

나아가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을 통해 농산업 전문기관만이 할 수 있는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 한다. 우선 행복한 농산업 환경 조성이다. 농업분야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이 환경친화적 산업구조에 가까워질 수 있게 노력하고 국민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먹거리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 두번째로는 사회문제에 대한 공감이다. 농생명 인재양성 프로그램 운영을 활성화해 농산업분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사회 형평 채용을 확대하겠다. 또한 사회공헌활동과 지역사회와의 협업을 통한 지역 현안 해결을 적극 추진하고, 대중소 동반성장 프로그램을 활성화하겠다. 마지막으로 공정하고 투명한 기관운영이다. 반부패·윤리경영을 고도화하고 인권존중 문화를 확산해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행복일터를 구현하겠다. 환경, 사회, 근로자 모두의 가치를 존중하며 농업·농촌의 다양한 가치를 발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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