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문호개방·마을 공동사업 통해 소멸위기 극복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위치한 영암어촌계는 적극적인 문호개방과 다양한 마을공동사업발굴로 어촌의 소멸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영암어촌계 마을어장에서 본 마을전경.
인천 옹진군 영흥도에 위치한 영암어촌계는 적극적인 문호개방과 다양한 마을공동사업발굴로 어촌의 소멸위기에 대응하고 있다. 사진은 영암어촌계 마을어장에서 본 마을전경.

 

어촌을 소멸위기로부터 지키는 것은 결국 어촌마을의 개방과 공유, 협력이다. 인천 옹진군 영암어촌계는 어촌계의 문호개방과 다양한 마을 공동사업을 통해 소멸위기를 극복해나가고 있다.

특히 어촌계와 마을공동체의 협력으로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동시에 지역여건에 맞는 다양한 사업들을 연이어 추진하면서 마을공동체의 발전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

# 고령계원 많지만 신규계원 유입도 꾸준

영암어촌계는 고령의 계원이 비교적 많은 편이지만 신규계원의 유입 역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영암어촌계에 따르면 전체 계원 115명 중 70세 이상의 계원이 55명, 60대 계원이 28명으로 전체 계원의 72%가 60세 이상의 계원이다. 하지만 20대 계원부터 30~40대 계원들도 새로 유입됐다. 젊은 계원들이 꾸준히 유입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문호개방을 위한 영암어촌계의 꾸준한 노력이 있다.

영암어촌계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내사리와 외사리에 거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어촌계에 가입할 수 있다. 다만 수협 출자금 150만 원과 사업비 1000만 원을 납부해야 한다. 영암어촌계의 사업비가 많은 것은 캠핑장과 주차장 등 자산이 많기 때문이다. 어촌계에 가입했다고 해서 반드시 전업으로 어업에 종사해야하는 것은 아니다.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업으로 어업을 하는 사람만 계원으로 받을 경우 소득이 턱없이 부족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정윤기 영암어촌계장은 “영암어촌계에는 마을에 거주하는 사진작가도 계원으로 가입해있는데 그 계원이 마을 사진을 꾸준히 찍어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업로드하면서 사진작가들이 마을을 많이 찾는다”며 “원래 하던 일을 최대한 활용하면서 어촌공동체의 일원으로 함께 지내는 것이 오히려 마을 발전에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소득창출에 마을복지까지

영암마을은 다양한 형태의 사업으로 마을의 소득을 창출하면서 마을주민들의 복지사업에도 나서고 있다.

영암마을은 서울에서 인접한 특성을 활용, 체험마을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대형 트랙터를 이용해 만든 열차에 체험객을 태워서 체험장에 데리고 가는데 마을을 찾는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열차에서는 영흥도에 대해 설명도 하고 아이들이 많을 경우 노래를 틀어주기에 트랙터 열차를 타기 위해 마을을 찾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이와 함께 바지락을 특성화하고 있다. 바지락을 채취해 판매하면 1kg당 2000원 가량에 판매하게 되는데 이를 어촌계에서 직접 패각을 제거하고 소포장해 판매함으로써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17억4000만 원의 지원사업을 확보해 바지락 자동탈각기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자동탈각기 개발시 영암영어조합법인에서 깐바지락이나 건바지락 형태로 판매할 계획이다. 이런 사업덕에 연간 바지락 생산량이 20~30톤 밖에 안되는 영암어촌계가 바지락으로 유명한 마을이 됐다.

더불어 영암어촌계는 어촌계를 넘어 마을공동체로 확장도 시도하고 있다. 어촌계와 마을청년회가 힘을 모아 캠핑장과 주차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발생한 수익금의 일부는 지역의 고령주민들에게 밑반찬 만들기 사업의 재원으로 활용된다. 또한 일부는 옹진군 장학재단에 기부도 하고 있다.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드론을 구입해 주기적으로 운용함으로써 실종자가 발생하거나 질환으로 갯벌 등에서 쓰러진 주민들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정 계장은 “영암어촌계는 어촌계가 아니라 마을 공동체로 변모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마을에 거주하는 다양한 주민들을 통해 마을의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인터뷰] 정윤기 영암어촌계장

귀어·귀촌인 능력·아이디어 활용…마을 활성화 도움

“영암어촌계에는 다른 일을 하러왔다가 계원이 된 사람도 있고 마을에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서 계원이 된 사람도 있습니다. 이들은 어업을 생업으로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들이 원래 하던 일을 통해서 마을 발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정윤기 영암어촌계장은 어촌계원이 반드시 어업을 전업으로 할 필요가 없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한다. 정 계장은 30대 때 마을의 사무국장을 하는 등 영암어촌계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면서 애정도 많은 어촌계장이다.

그는 “영암마을로 귀촌을 한 사람들은 대부분 어느 정도 경제적 여력이 되는 사람들로 귀촌하기 전에 다양한 영역에서 활발하게 일하던 사람들”이라며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와 지식을 십분 활용하면 마을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정 계장은 앞으로 어촌계간 협업도 준비하고 있다.

“전국에는 ‘영암’이라는 지명을 가진 곳이 세군데가 있습니다. 전남 영암군과 경북 포항시에 있습니다. 앞으로 이들 지역과 자매결연을 맺어 각 지역의 특산물을 서로 판매하는 협업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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