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관점 수급·경영안정대책 마련해야

[농수축산신문=김동호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수산물 수급에 적신호가 켜진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수산물 수급안정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은 최근 발간한 ‘우크라이나 사태가 우리나라 해양수산분야에 미치는 영향과 대응방안’이라는 주제의 동향분석 보고서를 통해 수산물 수급안정과 어업인 경영안정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을 침공하면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가에서는 수산물 수입금지와 관세인상 등 제재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전 세계의 주요 유통회사와 소비자들의 러시아산 수산물에 대한 반감이 커지고 있어 글로벌 수산물 공급망의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또한 수산물 가격인상과 원료 조달 차질로 수산식품가공과 외식업계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으며 이러한 부담은 소비자에게 전가될 것으로 우려된다.

특히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로 명태, 대구, 어란(명란), 대게 등 러시아로부터 수입비중이80% 이상을 차지하는 품목들은 수급에 적신호가 켜졌다. 또한 러시아가 영공을 폐쇄하면서 노르웨이산 수산물이 우회경로로 수입, 연어 도매가격이 62.5% 인상되는 등 급격한 가격상승이 전망되고 있다.

KMI는 이와 함께 원양선사 조업 지연, 양식 사료 원료 가격 상승,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연료비 비중이 높은 수산업계의 경영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먼저 곡물가격 상승에 따라 밀과 대두박의 경우 지난해 3월 평균가격 대비 각각 약 87%, 18% 상승하는 등 원료가격이 빠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양어용 사료의 생산단가 상승이 우려된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단기간 내에 종료될 경우 재고 물량 보유(명태 약 11만 톤)로 인해 수급에 큰 변화는 없지만 연어와 같은 일부 신선 냉장품목의 운임 상승으로 인한 가격상승은 일정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전체 수입량의 84.9%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냉동명태를 비롯해 대구, 대게 등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수산물의 공급이 급감하면서 국내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우려된다.

어업경영 역시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유가 상승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경우 올해 어로어업 생산량은 기존 전망치보다 6.6% 감소, 일반해면어업소득은 11.2% 감소, 생산자 가격은 4.2% 상승이 예상된다. 따라서 KMI는 향후 어가소득 지지, 생산량 감소 대비, 생산자가격 상승에 대응한 경영 정상화 방안 등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배합사료가격 상승에 따른 양식어가의 영향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배합사료 사용에 대한 직불금 현실화 등 정책적 지원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KMI는 우크라이나 사태의 원만한 해결, 국지전 지속, 확전 등의 시나리오에 따라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정부에서도 글로벌 공급망 변화를 고려해 수급상황 모니터링, 유통 구조 분석, 재고 파악, 수입선 대체, 소비 다변화 등 장기적 관점에서의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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