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일 강원대학교 동물생명과대학 동물산업융합학과 교수

[농수축산신문=농수축산신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우리 생존을 결정하는 주요 식량의 

안정적 국내 수급 위한 농업·농촌 기반 구축하는 일이 핵심과제여야

전세계적으로 많은 전문가들이 인류의 삶을 모든 영역에서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농업·농촌분야도 코로나 발생 이전과 이후로 나눈다면 코로나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나라 농업·농촌의 현황을 보자. 국제적으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은 가축 사료의 주원료인 옥수수와 빵·국수의 주재료인 밀의 가격 상승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다른 생필품 가격 폭등에 악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국외에서 이상 재해나 전쟁 등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우리의 생존을 결정하는 먹거리(농축산물)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는 일을 자주 경험해왔다. 
 

국내적으로는 식량자급률 50% 이하, 곡물자급률 20% 이하, 농가수·농가인구 감소, 40세 미만의 청년농 감소, 65세 이상 농가 고령인구 증가(3명 중 1명이 70세 이상), 농가당 가구원수 감소, 농축산물 1억 원 이상 판매농가 증가. ‘2021년 농림어업조사’ 결과이다. 일부 소수 농가에서 농축산물 1억 원 이상 판매 농가의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대부분 농업기반이 약화되고 있는 요소임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따른 농업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압박은 농업의 또 다른 도전적 과제이다. 
 

농업·농촌에서는 임금상승, 농자재값 상승, 고된 노동강도, 고령화·과소화, 농번기 인력수요 급증, 외국인 노동자 감소 등으로 농업인력 확보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 노동력 감소는 농업경영의 어려움, 농축산물 가격 상승, 소비자 부담 가중, 농축산업의 자생력 감소, 다원적·공익적 가치 감소 및 지역소멸이라는 피해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나라 농업·농촌 기반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더이상 코로나19 발생 이전으로 돌아가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이러한 국내외적 농업농촌의 어려움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고 코로나 이전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계속해서 같은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왔다는 것에 그 심각성이 있다. 특히 농업생산 기반이 약해 먹거리를 해외에 의존하는 경향이 높은 우리나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농업은 다른 산업과 달리 인간이 사느냐 죽느냐를 결정한다. 반면 TV나 휴대전화, 자동차 등 공산품은 없으면 불편하긴 하지만 인간생존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 농업이 다른 산업과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우리의 생존을 결정하는 주요 식량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한 농업·농촌 기반을 구축하는 일이 핵심과제이어야 한다. 정부 차원에서 해야 할 핵심과제 2가지를 제안하면 농업노동력 확보와 농축산물 생산기반의 확충이다. 첫째 농업노동력 확보로는 단기 노동수요에 대한 지원, 기계화 지원, 농작업 대행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으나 대부분 근본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농업의 노동력이 상당 부분 외국인 근로자로 대체되고 있으나 이조차도 수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농업은 시간과 공간을 동시에 필요로 하며 여기에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므로 생산부터 소비까지에 필요한 기본적 지식을 기반으로 현장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유·무형의 경험이 함께 접목되어야 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농학계 대학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고 유능한 인재도 많다. 많은 농학계 학생들은 농업의 기본적 지식은 많으나 현장에서의 경험이 적다. 우리나라도 유럽국가의 농학계대학처럼 농학계대학 학생들이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할 수 있는 장기실습 방안을 부처 간 공조시스템을 통해 구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농업·농촌은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고 학생들은 다양한 경험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다. 둘째는 식량안보 차원에서 외부적 충격에 흔들리지 않는 농축산물 생산을 위한 최소한의 기반을 확충하는 것이다.

먼저 먹거리의 안정적 수급 측면에서 필수적으로 확보하여야 할 식량으로 무엇이 있는지를 학술적, 제도적 검토를 통해 결정한다. 필수 식량은 증가하고 있는 휴경논·밭과 간척지를 포함한 유휴지를 이용해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으로 확실히 확보하며 제도적 지원을 한다.

농촌·농업이 흔들리면 국가도 위태롭다. 윤석열 정부에 바란다. 정부 차원에서 주요 식량의 안정적인 국내 수급을 위한 기반 구축이야말로 포스 코로나 시대에 해야 할 상식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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